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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써보는 군대 동기썰(약스압)
게시물ID : military_593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과주세요
추천 : 11
조회수 : 126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10/17 03:53:11
군대에서 동기 하나에게 어지간히 고통받았는데
 
그냥 갑자기 떠올라서 써봅니다.
 
26년 모태솔로이므로 음슴체(크흑)
 
본인은 09년에 논산훈련소로 입대를 하여 4주였나 5주였나.. 훈련을 마치고
 
대구 였나.. 대전이였나... 통신 학교...는 아닐꺼임 탱크관련 주특기도 있었으니... 여하튼 통신관련 후반기 교육을 갔음.
 
거기서 그 녀석을 만났음
 
세월도 꽤 지났고 별로 친해지고 싶지도 않았기에 이름은 기억이 안나므로 지금부터 그 녀석을 A라 칭하겠음.
 
A는 성격이 나대길 좋아하고 튀는걸 좋아했음.
 
후반기 교육에 가서 A와 저를 포함 대략 10명 가량이 한 생활관에서 생활하는데
 
다른 생활관은 임의로 반장
 
(잘 기억은 안나지만 담당에 따라 ??계 나 ??장 같은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예를 들면 쓰레기분리수거 담당은 쓰레기계나
 
목욕탕 관리면 목욕계 뭐 이런식으로 불렸습니다. 저는 의무계로 아픈놈들 모아서 보고하고 의무실 데려가는걸 했었습니다.)
 
을 지정해줬는데 저희 생활관만 A가 자기가 반장이 되겠다고 나서서 결국 A가 반장이 되었음.
 
이제부터 A의 소소하게 빡이치는 썰을 풀어보겠음.
 
 
 
1. 입대하신분들은 다 알꺼로 생각함. 아무리 후반기교육이더라도 군인들의 먹을것에 대한 갈망이 상당하다는걸.
 
중식으로 야채튀김이라 부르고 90%가 감자인 튀김이 나왔음.
 
저는 맛있는걸 마지막에 먹는 타입이라 야채튀김은 가만 놔두고 다른 반찬에만 밥을 먹고 있었음.
 
그러자 내 앞에 앉아있던 A가 내 야채튀김을 짚어서 먹더니
 
"너 야채튀김 싫어한가보네."
 
이러고는 제가 말릴 틈도 없이 튀김을 다 먹더니 일어나서 가는 거였음.
 
여기서 저 녀석은 원수라고 내 맘속에 새겨졌음...
 
 
2. 밥을 식당에 갈때는 생활관 단위로 다같이 모여서 움직여야 했음. 물론 식당에서 생활관으로 돌아갈때도 마찬가지였고.
 
어느날 밥을 다 먹고 식당 앞에서 다 같이 모든 인원이 나오길 기다리는데 A혼자만 안나오는거임.
 
그래서 왜 안나오나 하고 들어가 봤더니...
 
그 미친놈이 숟가락 씻는곳에서 열심히 양치질을 하고 있는 거였음.
 
그걸 보고 다른 동기들이 여기서 뭐하는거냐, 걸리면 주옥된다, 다들 기다리고 있는데 돌아가서 양치질 하지 여기서 뭔짓이냐.
 
그러니까 A가 하는말이 자기는 생활관 안돌아가고 전화하러 갈꺼라고 함... 근데 이 안닦으면 찝찝하니 여기서 닦고 가는 거라고 함..
 
말이여 막걸리여...
 
점심시간에 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데 생활관이 4층에 있다고 왔다갔다 하는게 귀찮기도 하고 시간도 아깝다고 나머지 9명 세워놓고 그 지랄을 한거임.
 
대판 싸울뻔한거 식당앞이라 보는 눈이 많아 말았는데
 
그 놈이 두번째 그짓을 하다가 기간병한테 걸려서 생활관 전체 일주일간 px금지로 인해 또 딥빡
 
 
3. 당시 담배를 필 수 있었는데 지정된 장소에서만 피는거랑 꽁초를 아무곳에나 못버리도록
 
담배를 구입하면 담배필터에 작게 몇번 생활관 몇번 교육생 누구누구를 적어놔야했음.
 
그게 안적혀있는 담배필터가 나오면 막사 전체에 담배금지가 걸림.
 
그리고 담배필터에 이름을 적는건 개인정비시간에만 해야했었음.
 
어느날 수양록에 강제로 일기같은걸 쓰는 시간을 줬음.
 
강제로 주어진 시간이다 보니 다른건 일절 하면 안되고 오직 수양록만 작성해야했음.
 
근데 하필 내 바로 옆관물대를 쓰는 내 바로 옆번호인 A가 자기 담배에 이름기입하는걸 도와달라고 한거임.
 
그 쪼그마한 담배필터에 그것도 20개비를 생활관에 이름에 별의별거 다 기입하는게 어지간히 힘든 작업이었음.
 
별로 아니꼬았지만 수양록 쓰는것보다야 시간도 잘갈꺼 같았기에 도와줬는데
 
하필이면 어떤 간부에게(직책이 기억안남. 중사였던걸로 기억) 걸린거임.
 
수양록 쓰라고 시간을 줬는데 담배가지고 뭐하냐 막 뭐라 그러고는 나랑 A에게 얼차려를 주고 엎드려뻗쳐를 하게 하고는 다른곳에 갔음
 
묵묵히 엎드려서 속으로는 염병염병 하고 있는데 옆에 같이 엎드려 있던 A놈이
 
"병신아 빨리 숨겼어야지 그걸 걸리냐."
 
대강 이런식으로 씨부리는 거였음.
 
어처구니가 없어서 내가 내꺼 가지고 이러는 거면 또 모르는데 니가 지금 그딴식으로 씨부리면 안되지.
 
이러면서 싸울라 했는데 그 당시 막사 분위기가 어떤 사건때문에 좀 안좋았음.
 
주위 동기들이 그 사건을 들먹이며 여기서 싸우면 진짜 큰일나네 뭐네 뜯어 말려서 싸움은 안일어 났음.
 
본인은 굉장히 쫌생이임. 작은일도 마음에 다 담아놈. 그때부터 마음먹었음. 꼬투리 하나 제대로 잡아서 엿먹일꺼라고.
 
 
4. 이 날도 식당에서 밥을먹고 생활관으로 돌아가기 위해 식당 옆에서 동기들이 다 나올때까지 대기중이었음.
 
A포함 모든 동기들이 다 나왔는데 행동이 좀 굼뜬 아이하나가 있었음. 그 애만 안나오는 거임.
 
들어가서 보니까 밥을 먹고 있길래 뭐그리 밥을 천천히 먹냐 다 기다리고 있지 않냐 하고 타박을 하니 사정이 있다길래 물어봤음.
 
당시 신종플루때문에 위생에 신경쓰던때 였는데 식당에 들어가서 식판을 들기전에 손을 꼭 씻으라는 지침이 내려왔었음.
 
우리 생활관은 몇명은 대강 손을 씻고 몇명은 귀찮으니까 안씻고 배고프니까 대충 식판들고 배식을 받았는데
 
그 굼뜬아이만 비누로 꼼꼼히 씻고 배식을 받으러 간거임. 근데 하필 그 사이에 다른 생활관 인원이 내려와서
 
줄을 서버린 바람에 그 굼뜬아이는 어쩔수없이 우리 생활관보다 늦게온 다른 생활관 뒤쪽에 줄을서서 배식을 늦게 받은 거였음.
 
그 사정을 들은 우리들은 어쩔수없네 조금 속도내서 먹고 나와라 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역시나 A놈이
 
"전화하러 가야하는데 못하게 생겼네. 전화 사람 다 찼으면 저새끼(굼뜬아이) 죽여버린다."
 
이러는 거임.
 
근데 그 굼뜬아이랑 취미가 같아 상당히 친했던 동기하나가 있었음. 근데 갸가 덩치가 크고 인상도 혐악하게 생겨서는 힘도 엄청 장사였음.
 
팔씨름을 1대1로는 진적이 없고 2대1로 하는데도 이기진 못했지만 거의 20초가량을 중간에서 버티는 그런놈이었음.
 
그 장사동기가 니 평생 전화못하도록 불구만들어 줄까 이런식으로 말하니까 A가 쫄아서는
 
"아니 내가 잘못한것도 아니고 굼뜬아이가 잘못했는데 내가 왜 그런소리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말은 좀 험하게 한거 같으니 그건 미안한데 그래도 여친한테 전화해야하는데.."
 
이러면서 횡설수설하더니 굼뜬아이랑 장사동기한테 사과하고 아무일도 없다는듯이 인솔해서 생활관으로 갔음ㅋㅋㅋ
 
장사동기가 쫄지마 새끼야 하니까 어 나 안쫄았어 하면서 목소리 기어들어가는게 얼마나 통쾌하던지ㅋㅋ
 
 
5. 지금 쓴거말고도 이러저러한 안좋은 일들이 많았음. 특히 전화관련으로. 그것들은 넘어가고.
 
당시 생활했던 막사에는 주특기마다 생활관이 나눠져 있는데 상당히 많았음. 한층에만 생활관이 대략 7개 가량에 4층짜리 건물이었으니
 
화장실 목욕탕 등등 빼면 대략 15개 가량의 생활관이 있었을것으로 생각됨.
 
각 생활관 마다 한명씩 반장이 있고 막사 전체에 중대장훈련병같은 장도 있었음.
 
일반 교육생같은 경우엔 개인정비시간에 각 층마다 목욕시간이 정해져 있었음.
 
예를들면 1층은 5시 30분부터 6시 30분까지 2층은 6시 30분부터 7시 30분까지 대강 이런식이었음.
 
하지만 각 생활관 반장들과 막사 전체에서 중요한 역할이 부여된 몇몇 장들은
 
개인정비시간이 아닌 취침시간 10시 이후 부터 목욕을 하는게 교육생들 고유의 관례같은게 형성되어 있었음. 간부들도 알고 있지만 묵인해주었음.
 
좀 다른 이야기지만 주특기마다 후반기교육 기간이 다름. 짧으면 2주에서 길면 8주까지 받음. 본인은 4주받았음.
 
그러다 보니 각생활관마다 나가고 들어오는 주기가 다 틀렸음. 2주 받는 애들은 우리보다 늦게 들어오고 우리보다 빨리 나가고 그랬음.
 
이러한 특성때문에 생활관 반장들이 자주 유입되고 나가고 그러는데
 
밤 10시 이후에 목욕을 하는 반장들과 몇몇 장들에게는 남들은 알지 못하는 고유의 신고식이 있었음.
 
새로 들어온 반장은 밤 10시 이후 목욕시간에 성기에다가 멘소래담이나 없으면 치약을 바르고 참아야 하는 관행이 있었음.
 
A한테 들으니까 엄청 쓰라리다고 함. 미치고 펄쩍뛰네 머네 그랬는데.
 
싫다고 하면 내가 니 선임이라고 군번 들먹이면서 억지로 시켰음.
 
솔직히 자대가면 다 아저씨지만 다들 어리버리한 그 때는 그 수법이 통했음...
 
그런데 그 신고식이 우리가 들어오고 난 후 얼마 안되어 걸려서 가담했던 모든 반장들과 장들은 성군기위반과 가혹행위등으로 징계를 받았음.
 
이 사건 때문에 내가 막 들어왔을 당시엔 통제가 좀 많았음.
 
TV며 px며 전화며 담배며 거의 모든걸 통제당하다가 일주일 뒤쯤 풀렸지만 분위기는 여전히 안좋았음.
 
그래도 어찌어찌 넘어갔는지 반장들이 밤 10시 이후에 목욕하는건 그대로 였음.
 
어느날 본인은 랜덤으로 착출되어 식당관련 일을 하게 되었음. 그러다 보니 개인정비시간이 통으로 날아가 목욕을 못했었음.
 
그래서 동기하나랑 같이 담당간부? 였나 기간병이었나.. 를 찾아가서
 
이래저래해서 목욕을 못했다 취침시간에 빠르게 목욕을 하고 와도 되겠냐 하니까 신종플루때문에 위생에 신경써서인지 그냥 쿨하게 허락해줬음.
 
그래서 여차저차 반장들과 A에게(A가 우리 생활관 반장임) 사정을 말하고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는데
 
그 날 새로운 주특기가 들어오면서 새로운 생활관과 새로운 반장이 생겨 첫날 목욕을 하게 됬던거임.
 
반장들 옆에서 가만히 샤워를 하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신고식이 있다고 그러는 거임.
 
잉? 뭐지? 하고 쳐다보니까 반장들이 새로운 반장을 설득하면서 이게 관행이네, 우리 다 겪어 봤네, 이걸 견뎌야 비로소 우리는 하나가 되네
 
이 지랄을 하드마 A포함 반장들이 새로운 반장을 부여잡고는 다른 한명이 성기에다 치약을 발랐음.
 
미친놈들이 소리 지를까봐 손으로 입막고 새로운 반장은 고통에 몸부림 치고 난리났었음.
 
그 지랄을 하드마 잘참았다면서
 
이제부터 넌 진짜 반장이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해라 그러고 새로운 반장은 인상 찌푸리면서도 뭐가 좋은지 웃고 앉아있고. 소년만화 보는줄;
 
목욕마치고 돌아가는길에 A한테 물어봤음.
 
전에 걸려서 사단났는데 왜 또 하고 있냐 물어보니, 자기는 당했는데 남들은 넘어가는게 아니꼬아서 그런다 이러는 거임.
 
본인은 뭐라는 거지 이 미친놈이; 이러면서도 속으로는 내심 고마웠음. 알아서 꼬투리를 잡혀주다니..
 
바로 다음날 국방색 작은 수첩과 펜을 주머니에 챙겨 화장실에 들어가 조용히 다시 하고 있는 신고식에 관하여 세세하게 메모하여
 
각 화장실 변기 칸마다 있는 마음의편지함에 넣어놨음.
 
그 뒤 3일 가량이 지났는데도 그 사건은 거론되지 않고 평화로운 일상이 반복되고 있었음...
 
아 역시 군에서 하는일이 다 그렇지 뭐 그냥 묻히나... 했는데!
 
그 날 저녁에 난리가 난거임.
 
막 위관급 여러명이랑 영관급 한두명와서 A포함 반장들 불러내서 자초지종듣고 막사관리하는 중사랑 하사랑 엄청 까이고
 
본인은 속으로 쫄아서 이러다 필적감정해서 마음의편지 쓴 사람도 찾아내는거 아니냐; 일이 너무 커지는데; 이러면서 마음 졸이고 있었음.
 
다행이 잘 넘어가고 우리들은 역시나 PX와 전화와 TV와 담배 등등이 통제됬으며,
 
A포함 반장들은 제대로된 기간병이 아닌 교육생이라 그런지 큰 처벌은 안받았으나
 
4박5일 신병위로휴가가 짤리고 3주차 이상인 주특기교육생들은 1회 특정 주말에 몰아서 가족들 면회를 했던걸로 기억하는데
 
반장들 중 아직 면회를 안한 A포함 몇몇은 그 면회가 취소 되었음.
 
A놈이 여친이랑 면회하기로 했는데 엉엉어 이난리 치는거 보고 완전 통쾌(본인은 가족들이 바빠 면회를 못한건 안통쾌)
 
그 후로 반장들이 10시 이후에 목욕하는건 당연히 폐지가 되었고
 
본인은 걸리는거 아니냐.. 전전긍긍하고 있었으나,
 
다행히 소문이 잘못난건지 아니면 다른사람도 신고를 했던건지 다른 막사 사람이 신고를 하였다고 소문이 나서
 
남은 후반기교육 잘 받고 자대에 가니 후임이 3명이나 있어 좋았다는 훈훈한 마무리.
 
 
 
 
글쓰는 재주가 없어 두서고 자시고 새벽에 한탄하듯 써내렸습니다... 이상하더라도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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