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톤 트럭을 운전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14시간 이상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나이가 40중반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런 저에게 꿈이 있는데.. 드라마 작가입니다. 이뤄지기 힘들겠지요.
제가 드라마 작가가 되고 싶은 꿈은 여기에도 적어 놨습니다.
주식과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하고 직장 잘리고 트럭을 운전하고 있는 50줄 다된 남편이 드라마 작가가 꿈이라니..
아내의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답답하고 화가 나겠습니까..
그래서 가급적.. 아내한테는 저의 꿈 얘기를 하지 않습니다.
그런 아내가 며칠 전 식탁에서 밥을 먹는데 툭하고 책을 던져 줍니다.
김승옥 작가의 '무진기행'입니다.
"작가가 하고 싶다면 이 정도는 읽어봐야 하는 거 아니야? 거기 서울 1964 겨울, 그 편이 나는 좋더라. 한번 읽어봐"
이 정도면 저에게는 정말 살가운 표현입니다. 제가 반가워 웃으며 "오호 츤데렌데" 이러니 아내가 정색을 합니다.
"츤데레는 무슨, 밥이나 먹어"
아들이 거듭니다. "츤데레 맞아 엄마"
그리고 또 며칠이 지난 후
텔레비젼을 보던 아내가 간만에 일찍 들어와 쉬고 있던 저에게 리모콘을 던져줍니다.
"올해 KBS 단막극 중에 '나쁜 가족들'편이 난 좋더라. 한번 찾아봐.. 소재도 특이하고, 시간나면 한번 봐"
"아. 진짜?, 당신 진짜 츤데레 아낸데"
"쓸데없는 소리 말고, 볼려면 보고, 난 괜찮아서 추천한거니까 알아서 해"
이 아내... 츤데레 맞지요? 절 응원하고 있는 거 맞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