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를 세우고 주유구를 열어주고 기다리니 두명의 직원(고등~대학생으로 보임)이 나오더라구요
'꽉 채워주세요' 하고 두걸음 정도 물러나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습니다.
주유구를 보면서 조심스레 넣는 모습을 확인하고는 제 볼일을 보고 있는데
잠시 후 두 명 다 계속 주유구를 보며 조심조심 넣는 모습이 불안해서 확인해보니
뚜껑도 닫을 공간 없이 넘실거리게 채우고 있더라고요... 금액을 딱 맞출 생각이었는지...
처음엔 어려서 좀 실수하나보다 하고 귀엽게 봐주자 싶어 '이제 그만 넣으셔야 할 것 같네요' 하고
'이렇게 너무 가득 채우면 뚜껑을 못 닫아요. 뚜껑을 닫으면 기름이 넘쳐요.' 하고 주의만 주고
'혹시 오일 빼는 펌프 있나요? 이거 조금 빼내야 할 것 같은데' 물었습니다.
그러니까 직원 중 한명이 "그냥 닫으면 될것 같은데요?" 라더군요... 그래서
'그럼 넘치잖아요. ' 하니 "닦아드릴게요." 하는데
아... 천진난만하구나 하고 생각하고, '그럼 냄새도 나고, 또 스며들어서 불붙으면 위험해요.' 하고 펌프를 요구했습니다.
없다더라고요. 사장님 계시냐니까 안계신다고 하고 나머지 한명은 그래도 찾는 시늉을 하는 듯 뭔가를 찾더라고요.
그러다가 사장과 전화 후 펌프를 하나 가지고 오더라고요.
그래서 빈 통 하나 달라니 빈 500ml 생수병을 탁탁 털어 가져다 주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직접 빼냈습니다. 500ml 정도 빼내니 딱 뚜껑이 닫힐 정도가 되더라고요.
그리고 '앞으론 이정도까지 꽉 채우지 말아주세요.' 하고 계산해달라 하며
조금 주의를 주는 차원에 '빼낸 만큼의 기름은 환불해주셨으면 하네요' 하고 말했더니
"이정도가 얼만지 모르는데요?" 하더군요. 그래서, "이 가게가 리터당 1445원 이라 써있으니, 500ml면 700원 정도 되겠네요."
하고 말하고 카드를 내밀었습니다. 분했나봐요.
"아니 이거 좀 실수로 그런건데 무슨 700원을 깎아요"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간 좋게 얘기하고 시간 뺏기는 걸 참아준게 괘씸하더라고요.
'아 그래요? 사장 부르세요. 당신의 실수로 사장과 이야기하고싶네요.' 하니 안계신다고, 사장님 연락처 모른다고 잡아 떼더라구요.
아까 펌프 찾을 때 전화하던분은 누구냐고하니 실장님이래요. 그래서 그분 전화번호좀 알자고 하니 자기 전화로 하래네요.
저도 번호를 좀 가져가고자 번호를 받아 전화를 했습니다. 전화를 받으니 본인이 사장이라더군요.
최대한 공손히 위 내용을 말씀드리고 직원분 교육좀 잘 시켜주길 바란다는 말을 했습니다.
적반하장이더군요.
우리 아이들이 뭘 잘못했느냐. - 당신 아이들의 실수로 시간과 고생을 피해봤습니다.
당신은 기름 넣을때 옆에서 같이 안보고 있었느냐. 그걸 안보고 있었던 다신 잘못도 있지 않느냐. - 그럼 차에서 기름 넣는 사람은 내려소 지켜 보느냐.
빼낸 기름을 환불해달라고 하면 빼낸 기름은 우리는 쓸 수 있냐. - 그래서 당신네 아이들의 실수로 아무도 못쓰는 기름 값을 나더러 지불 하라는거냐.
우리가 뭘 해주길 바라느냐. - 고작 700원 때문에 이러는게 아니란거 알지 않느냐. 앞으로 직원교육좀 잘 해달라는 컴플래인이다.
그거 그냥 빼서 해결 됐으면 그냥 가면 되지 전화까지 해서 가르치려 드느냐. - 가르치는게 아니라 직원에게 받은 불편을 컴플레인 드리는거다.
바이크는 기종마다 들이가 다른데, 그걸 가득 넣어달라고 하면 아이들이 어떻게 아냐. - 구멍 보고 잘 넣던데요? 상식적으로 표면장력 가까이 넘실거리게 넣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냐.
우리 애들 1년 넘게 일하던 베테랑들이다. - 아니 직원이 실수 좀 할 수 있는건 이해 한다. 해결도 됐고 기름에 대해 뭐라 말씀드리는게 아니다. 죄송하다는 말도 없이, 그리고 기름 빼내는 것도 직접 하개 두고 멀뚱멀뚱 쳐다보고만 있으면서 감사하다는 말까지도 안바란다. 적어도 자신의 실수를 당당히 당연히 여기는 모습에 기가차서 컴플레인을 드리는거다.
애들좀 바꿔주세요. - 지금 제 배터리가 다 되서 곧 끊어지니 그만 얘기 하도록 하고, 저는 이 주유소에서 좋은 인상 받고 갑니다. 직원 사랑이 아주 뛰어나십니다.
하고 전화를 끊었네요. 집에 와서 현대오일뱅크 고객센터 등이 있는지 찾아보는데 잘 안보이네요. 애초에 없는건가...
아무쪼록 마지막 학생이 병을 보이며, "가져가실거에요?" 하기에
맘 같아선 진짜 내가 계산 했으니 내기름이죠? 하고 받아들어 주유소에 뿌리고 싶었네요...
그리고 뭐라 하면, 닦아 줄게요. 하고싶었는데... 그러다 큰 위험이 있을 수도 있기에 그만 두고 그냥 씩 웃으며
"버리세요." 하고 나왔네요. 깨끗한 기름 병이였으면 가져가서 나중에 보충용으로 넣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