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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시외버스에서 어깨 강탈당한 이야기 . feat 듀근듀근
게시물ID : humorstory_4414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머라카는기고
추천 : 10
조회수 : 3348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5/10/18 16: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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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여자친구가 실종된지 1년 이상이 지났으므로 음슴체,
스압이 예상될 것 같으니... 
시간 많으신 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음.



나는 분명 대선배님들이 존재하고 늙은 축에도 안드는지 알았지만
요즘 학교에서 화석취급 하고 있는 09학번 학생임.
마음만은 15학번 처자가 날 유혹하면 
유혹에 응해 줄 자신은 있는 그런 젊은 생각의 남자임.


잡설이 길었지만,
2박 3일간 일이 있어서 부산에 갔다왔음.
그리고 어제 부산에서 출발하여 고향으로 가는 버스를 저녁에 탔음.
나의 집 바로 코앞으로 오는 버스는 많이 타본적이 없기에, 막차 시간을 모르고 있는 상태.

원래는 사상에 도착하여, 1시간동안 지하철을 타면서 꾸물꾸물했더 내 배에게 정화의 시간을 주고,
양치도 하고, 약하지만 은은한 향수도 좀 뿌리고,
여튼 이런저런 세팅을 하려고 했었음.

하지만 사상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고 나니 막차가 10분뒤에 출발... 
저번에 글 쓴 적 있듯이 나는 분명 나의 장기이며 나의 것인 나의 대장을 그렇게 신용하지 않는 편임.
울며 겨자먹기로 장을 비우지도 못한채, 양치도 못한채 버스를 타버림.
아마 빌어먹게 크고 아름다웠던 부산 돈가스 때문이지 않았을까,




여튼 그냥 이리저리 해서 버스를 타서 혼자 앉아있었음.
옆자리에 나의 외투와 가방을 얹어놓고 폰을 끄적끄적 거리는 와중 
출발하기 바로 직전 어느 여성 커플의 등장
이미 자리는 대부분 만석이었음.
여성 커플은 나의 뒷자리와 나의 옆자리에 한 명씩 앉기로 한 듯 보여서
나는 급히 외투와 가방을 치워줬음


"고맙습니다." 
하는 처자

헤헷
나는 누가봐도 아 이사람 쿨하구나 하는 표정을 짓고, 살짝 웃으며 보답해줬음.
사실 좀 당황했기에 이 처자의 얼굴을 보진 못했음..

여하튼 오랜만에 처자와 바로 옆자리에 앉아가는 구나 헤헤 하면서 기분이 나쁘진 않았음
그러면서 폰으로 오유를 좀 보고 있었는데...




출발한지 약 10분 정도 뒤부터
자꾸
내 오른쪽 어깨에 중력이 아닌듯 한 힘이 느껴지기 시작함.
그래서 옆을 살짝 보니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는 나의 옆자리 그녀.


응?


그 뒤로 오유를 하고 있으면 안되겠다 생각했음
옆의 처자가 만약 잠을 깻을때 내가 깨어있으면
서로에게 엄청 뻘쯈한 상황은 불 보듯 뻔한 결말.
그때부터 하고 있던 오유를 접고 나도 같이 자기 시작!!


물론 잠은 겁나 오지 않았음...
왜냐하면 살짝 기대면서 어깨로만 압박 하고 있던 처자가
그녀의 단발머리를 내 작디 작은 어깨에 상륙시키기 시작하는 것임.


루이 암스트롱이 처음 착륙했을 때 달이 느꼇던 느낌이 바로 그것이었을까,
그때 부터 듀근듀근듀근이 끊이지 않음.
아마 오랜 시간 여성과의 스킨십이 너무 없었기 때문일 듯.
게다가 사실 모르는 사람이 내 어깨 기대서 잔 적이 처음임.
첫경험이었던 것임.


대처법도 모르겠고.
계속 드는 생각은 작디 작은 내 어깨에 처자의 머리가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뿐.
입술은 타닥타닥 장작타듯이 타기 시작했고
심장은 아까부터 이미 듀근듀근 따위는 넘어서는 바운스가 생기게 되었으며
어깨는 넓어보이기 위해 최대한 쭈욱 빼고 있었음.
양치를 하지 않았기에, 막히는 코이지만 입으로 쑴을 쉴 수도 없었음.
그리고 아까 말했듯이 빌어먹을 크고 아름다웠던 돈가스 때문에 속은 이미 답답할대로 답답한지경...
소화가 너무 안됐음..
그리고 하.. 오늘 친구집에서 자서 샤워 안하고 온 나를 굉장히 저주 하기 시작함.
화장실에 들려서 최소한 양치는 할걸...그리고 은은하고 이쁜향이 나는 향수까지는 뿌리고 올 걸 하며...



그러면서 몇 분이 지난 후 부터
이 처자도 나의 몸에 냄새가 났는지, 내 어깨가 너무 미니어처라 불편한가 계속계속 깨기 시작함.
그때마다 내가 깨어있으면 엄청 뻘쭘할까봐 처자가 머리를 제대로 들 때마다 계속 자는 척함.
내가 쳐다보면서 눈이 마주치면 완전 뻘쯈할까봐 오른쪽으로 90도 이상 목을 튼 적이 한 번도 없었음.

개인적으로 처자분이 안 뻘줌하도록 대처를 정말 잘했다고 혼자 생각하며 
너 이자식 역시 쿨하구나 하는 생각도 했었음.
ㅇㅇ하지만 사실 40분이 지난 다음부터 목에 담이 오기 시작한 것 같았음;



근데 아뿔싸.
이 여성분이 사실 난 잠이 하나도 오지 않지만 자는척 하는게 들킨건지 나와 반대쪽인 복도쪽으로 고개를 재끼면서 
졸기 시작하심.

사실 
이럴 때는 좀 멋있는 목소리로 

"괜찮아요. 어깨 빌려드릴게요"

히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야 되는데 
히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아.. 저러다 복도로 넘어지시면 굉장히 부끄러우실텐데...
하는 생각만 하고 있었음..
아마 2년만 젊었으면
어깨 빌려준다는 멘트를 실행 했을 지도 모름.
으잌ㅋㅋㅋ 상상만해도 꿀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약간의 안식을 찾은 후,
그냥 그려려니 하면서 버스 타고 가는 중, 또 뭔가 일이 생김.
이분이 조금 짧은 치마를 입으셨는데 
잠에 취하신 분이다 보니 치마가 조금씩 올라가는 느낌인 듯...

물론 위험수위 까지는 절대 올라간 적 없음.
하지만 정말 앞사람이 만약 뜬금없이 뒤로 돌아보고 싶은욕구가 생겨 뒤로 한 번 돌아볼일이 있다면.
좋지 않은 상황이 일어날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


어깨를 강제로 빌려주면서 연인의 기분이 잠깐 들어서인지
여자친구가 아닌 다른 이에게 내 어깨를 빌려주어서 그런지 
정말 내 외투로 무릎 부근을 덮어주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들었었음.


하지만
ㅇㅇ
누가봐도 프로오지라퍼 인듯 함...ㅠㅠ
외투 빌려준다카면 돌아오는 말은 

"우왕 고마워요 ^^"

이게 아니라 물음표로 도배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볼게 불 보듯 뻔해보였음.
역시 이것 또한 2년 정도만 젊었다면 쿨한 표정과 함께 실행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봄.


그 뒤부터 잠을 자는척은 그냥 포기하며 앞자리들을 주시하기 시작함.
특히 대각선 앞이 남자 두명이었는데 
뒤로 돌아보는 순간
그때에는 프로 오지라퍼든 뭐든 외투로 무릎을 덮어주자 하는 생각만 듦.


사실 글이 길고 길었지만,
결말은 여러분들이 상상하던 바로 그것임


'그리곤 놀랍게도 아무일도 없었다.'


사실..나는 멜로영화에 미친 사람중에 하나임
항상 영화같은 인연을 꿈을 꿈. (소개팅을 너무 싫어함..)
보통 영화같은데 보면 이런 것으로 뭔가 시작되지 않음? 
헤헷

여튼 내리면서 고민을 많이함.
이 처자의 번호를 따자!

"제 어깨.. 괜찮았나요?"
라는 멘트가 좋아보였으나, 
실행에 옮기진 못함.



혹시 내리는 곳이 같다면 
얘기나 한번 걸어 볼까 싶었기도 하고
혹시나 처자가 먼저 

"어깨... 안락했어요."
하며 술이나 한잔 하러 가자고 할지도 모르는 상황임.

사실 고백컨데 키는 작지만 어디가서 얼굴이 밀린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음 헤헷
말도 잘함 헤헷
...
죄송합니다...


하지만
역시 내리는 곳이 같다는 인연도 없었음.
영화에선 보통 이럴 땐 같이 내리는게 일반적인 레퍼토리!
하지만 내 인생은 영화가 아니었음 헤헷


마지막으로 내릴 때는 이 처자도 나에게 어깨 기댄 기억이 남아 있긴 하는지 
굉장히 뻘쭘하고 재빠르게 뒤도 안돌아보고 뒤의 자기 친구에게 가버림.
나 또한 나의 뒤통수에 '나 도도함'을 써놓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하차.


그렇게 
모르는 사람 중 나의 어깨를 강탈해간 첫 처자는
가버렸음.


문득 지금 드는 생각이 
얼굴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으며... (말했듯이 90도 이상 목을 틀지 않았기에 담걸리는줄;)
단발머리라 
혹시나 중등 고등학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었음..
그게 만약 맞다면
으으... 상상만 해도 무서운 일임...
판사님 저는 그런쪽에 관심이 없습니다....!


여튼 뭔가 글을 이것저것 쓰긴 했지만.
별일 없었기는 하지만
내 인생 최근 1년 동안 가장 크게 듀근듀근 거렸던 일이기도 함.
이런 듀근듀근 거림은 정말 오랜만에 느껴 지는 듯,



글을 마치며
나의 결론은 하나임.

여러분들도
시외버스 탈 때 
항상 
양치하고 옷 이쁘게 입고 샤워 하고 타셈
인생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름


흐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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