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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비밀레/유혈주의] 키트 망한기념 톨비쉬 구속하기
게시물ID : mabinogi_1336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카야시마
추천 : 11
조회수 : 787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5/10/19 18:4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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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 못할 거 알면서 혹시나 해서 키트 한뭉 깠더니 단검만 4개! 그 외엔 잡다한 킷똥들 ㅜㅜ
직접 까보니 이번 키트 얼마나 너무한지 확 와닿더라구요 ㅋㅋㅋㅋㅋ
 
저번에 얀비쉬 썼으니 이번에는 반대로 연성해봤는데 어쩐지 얀데레가 아니라 돌+I처럼 느껴지네요...ㅠㅠ
그래도 톨비쉬를 묶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렵니다 ㅋㅋㅋ
아벨린에게는 나중에 아발론 게이트에 가서 개인적으로 사과해야겠어요 ㅠㅠ
 
역시나 개연성도 제목도 없어요 ㅜㅜ
 
 
 
 
 
 
 
톨비쉬가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본 것은 짙은 어둠이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두 번째로 찾아온 건 토기였다. 코를 찌르는 역한 냄새는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게 했다. 수없이 많은 전장을 누벼온 그는 이 냄새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피 냄새.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익숙해지고 싶지도 않은 냄새였다.
 

“정신이 들어요?”
 

익숙한 목소리가 귀를 두드렸다. 어디에서 들려오는지 두리번거려도 모습은 어둠에 가려져 보이지를 않았다. 어둠 때문인지 톨비쉬는 거리감마저도 상실한 상태였다.
 

“......이게 무슨 상황입니까.”
 

얼마나 말을 하지 않은 건지 푹 잠긴 목소리는 듣기 싫은 소리를 냈다. 말을 하자마자 뒷머리에서 둔탁한 통증이 느껴졌다.
 

“아직 모르겠어요?”
 

손목을 겁박한 사슬이 절그럭거렸다. 그제야 톨비쉬는 사지가 구속된 상태임을 눈치 챘다. 힘을 주어 당겨보던 그가 작게 신음했다. 보통 사슬이 아닌지 움직일 때마다 날카로운 무언가가 살갗을 찢으며 파고들었다.
 

“그렇게 움직이면 안 돼요. 혹시 당신이 사슬을 끊기라도 하면 안 되니까 아픈 걸로 준비했거든요. 아. 벌써 이렇게 피나는 것 좀 봐요.”
 

서늘한 무언가가 톨비쉬의 팔을 더듬거렸다. 소름이 돋는 감각이 그를 불쾌하게 했다.
 

“치료해줄게요. 저 이제 붕대 잘 감게 됐어요. 우리 조원들이 자주 다쳐 오다 보니 매번 직접 해줘서 그런가?”
 

팔목을 타고 흐르는 피를 손가락으로 훑던 그녀가 무언가를 뒤적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는 한치 앞도 볼 수가 없는데 그녀는 사물이 분간되는 모양이었다.
 

“일단 이것 좀 풀어주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건 싫은데요. 다른 걸 부탁하지 그래요?”
“......여기가 어딥니까.”
“응? 톨비쉬 바보예요? 당신 집이잖아요.”
 

알싸한 소독약 냄새가 나자마자 피부가 따끔거렸다. 상처를 치료하면서도 그녀는 사슬을 풀지 않았다. 이래서는 붕대를 감을 수도 없겠다며 그녀가 중얼거렸다. 어떻게 된 일인지, 왜 그 자신이 이런 꼴을 하고 있는지 톨비쉬는 기억을 더듬거렸다.
 

 

 

 

 

“다치지 말고 조심해서 다녀와야 해요. 꼭.”
“조심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조원들을 이끌고 톨비쉬가 아발론 게이트를 나섰다. 이번 엘베드 조에 주어진 임무는 고작 3일짜리였다. 사흘. 다른 조에 비하면 턱없이 짧은 시간이지만 톨비쉬는 정말 몰랐다. 겨우 사흘 안에 아발론 게이트에 사단이 나리라는 건 상상도 할 수가 없었다. 그것도 그녀에 의해서.
 

톨비쉬는 임무에 나가도 틈틈이 그녀에게 연락을 취하는 편이었다. 부엉이는 에린에서 가장 빠른 연락수단이었고 그녀 역시 톨비쉬의 연락을 받는 대로 답을 보내오고는 했었다. 헌데 그날은 그녀에게서 아무런 답이 오지 않았다. 늦어도 하루 안에는 부엉이를 보내는 그녀였기에 톨비쉬는 불안해졌다. 돌아가려면 아직 하루가 남았지만 그에게 그 하루는 생애 가장 긴 시간 중 하나였다.
 

별 수확 없는 임무를 마치고 급하게 아발론 게이트로 돌아왔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지 오는 내내 걱정으로 머리가 어떻게 되는 줄 알았다. 자리를 비운 동안 사도와 선지자가 급습한 건 아닐지. 혹은 그새 임무에 나가 다친 건 아닐지. 하지만 급한 걸음으로 아발론 게이트에 들어온 톨비쉬를 반긴 건 그런 게 아니었다. 성스럽던 그곳은 지옥처럼 변해있었고, 언제 죽었는지 모를 기사들의 시체가 바닥을 굴러다녔다. 피는 곳곳에 작은 웅덩이를 이루었다. 참혹한 광경에 엘베드 조원 두 명은 이미 헛구역질을 하고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톨비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의 옆으로 무언가가 스쳐지나갔다. 그 뒤에는 잠시의 시간차를 두고 그의 조원 두 명이 힘없이 쓰러졌다. 총에 맞은 것처럼 그들의 머리에 난 구멍에서 피가 주체할 수 없이 쏟아졌다.
 

“왔어요? 톨비쉬.”
 

뒤에서 꼬박 사흘간 기다리던 목소리가 다가왔다. 그가 몸을 돌리는 순간 뒷머리를 무언가가 강타했다. 눈을 감으며 어렴풋이 본 그녀는 피 칠갑을 한 채 웃고 있었다. 그게 톨비쉬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이제 다 기억나요?”
 

고개를 숙인 톨비쉬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녀가 왜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질렀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비록 견습 기사들이기는 하나 그녀는 이곳에서 벨테인 조를 맡았고, 아무 탈 없이 지내오고 있었다. 밀레시안에 대해 선입견을 가진 이들도 그녀를 직접 접한 뒤로는 생각을 바꾸기도 했다. 이곳의 모두가 그녀에게 호의적이었다. 헌데 어째서 이런 짓을.
 

톨비쉬의 눈을 빤히 들여다보던 그녀가 웃음 지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안다는듯한 웃음이었다.
 

“다 당신 때문이에요. 톨비쉬.”
“그게 무슨......”
“당신이 나에게 한 말을 지키지 않았으니까.”
 

그녀의 목소리에서 웃음기가 사라진 건 한순간이었다. 작은 손이 톨비쉬의 얼굴을 쓸어내렸다. 체온이 없는 듯 차가운 한기에 뼈까지 얼어붙는 기분이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제가 언제 당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나는 당신밖에 없는데. 그런데 당신은 아니잖아.”
 

이제야 어둠에 익숙해진 눈이 무언가를 보는 걸 허락했다. 자세히 보이지는 않지만 어둠 사이에서 그녀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라진 거리감 때문에 방향을 몰랐는데, 그녀는 그의 바로 앞에 자리해 있었다. 눈동자에 가득한 증오와 원망 그리고 분노가 톨비쉬를 찔러댔다.
 

“저는 당신이 오해할만한 일은 전혀 한 적이 없습니다.”
“아벨린은...... 당신과 많이 가까운 사이였죠.”
 

그녀의 입에서 나온 이름에 톨비쉬는 그제야 그들의 행방을 모른다는 것을 자각했다.
 

“아벨린은, 어디에 있습니까? 알터는요?”
“톨비쉬.”
 

다급히 물어오는 그의 앞에 그녀가 조금 더 바싹 다가왔다. 코끝이 닿을만한 거리에서 그녀는 톨비쉬를 뚫을 듯 응시했다.
 

“그 입, 닥쳐요.”
 

작지만 곧게 뻗은 엄지손가락이 톨비쉬의 입술을 천천히 훑었다.
 

“그 여자 이름 말하지 말아요. 나 정말 화날 것 같으니까.”
“대답하세요. 아벨린과 알터는 어디에 있습니까!”
 

톨비쉬는 문득 아발론 게이트 어디에도 아벨린과 알터가 보이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다면 그들은 무사한 걸까. 그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도망갔다면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여자가 그렇게 중요해요? 당신은 지금 내 화를 가라앉힐 방법을 생각하는 게 우선이지 않아요? 왜 그 여자의 안위부터 생각하는 거죠?”
 

아벨린 혼자만이 아닌 알터의 행방도 재차 묻는다는 건 그녀에게 들리지 않는 듯했다.
 

톨비쉬는 그녀가 왜 이리 아벨린에게 집착하는지 알 수 없었다. 아벨린은 그저 힘든 기사단 생활을 함께 한 동료일 뿐이다. 견습 기사 시절부터 쭉 함께했기에 남들보다 더 가깝고 친밀한 것뿐이었다. 그는 결코 아벨린에게 다른 마음을 가진 적이 없었고, 그건 아벨린 역시 마찬가지일 터였다.
 

“오해입니다. 겨우 그런 것 때문에 이런 사단을 내다니....... 당신이 어떻게.”
“겨우 그런 것? 겨우 그런 것이라니. 내가 진짜 아무것도 아닌 일로 이런 일을 저질렀다 생각해요? 다 당신 잘못이잖아. 당신이 나에게 지키지 못할 약속을 했으니까. 그래서 내가 그 약속 지킬 수 있도록 해주는 거잖아.”
 

그녀의 손이 다리를 구속한 사슬을 내리눌렀다. 가시처럼 박혀있는 쇠가 발목을 파고들어 비명이 절로 터져 나왔다.
 

“아파요?”
 

지독한 짓을 하고 있음에도 그녀의 목소리는 천진난만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목소리였다. 입술이 터지도록 꾹 깨문 그가 눈동자를 굴리며 어둠을 더듬었다. 어둠에 익숙해진 시야가 길을 터주는 게 다행이라 느껴졌다.
 

“뭘 그렇게 찾아요? 나 여기에 있는데.”
 

그녀의 손이 톨비쉬의 얼굴을 잡아 고정시켰다. 그녀 자신이 아닌 다른 것을 찾으려 하는 그가 몸서리쳐지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함께 있겠다 약속했으면서 그는 늘 다른 곳까지 신경을 썼다. 그녀는 톨비쉬에게로 온 신경이 쏠려 다른 것에는 그것을 나누어 줄 여유조차 없었다. 그래서 다른 곳까지 신경을 쓰는 톨비쉬가 그녀는 늘 불만이었다. 아벨린과 함께 웃는 그를 보는 것도 고통스러웠다. 언젠가는 그가 함께 있겠다는 약속을 깰 것만 같아 불안에 떨어야 했다. 그녀를 배신한 수많은 이들처럼 톨비쉬만큼은 그러지 않기를 바랐다. 그래서 그녀가 선택한 최후의 방법이었다. 그의 주변에 있는 수많은 이들과, 언제나 눈엣가시였던 아벨린을 한 번에 보내고 온전히 그를 가질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그런 것도 모르는 채 아벨린만 찾는 톨비쉬는 싫었다.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눈을 보던 그녀가 불을 밝혔다. 시야 안으로 갑자기 훅 들어오는 빛에 톨비쉬는 아픈 눈을 연신 깜빡거렸다.
 

“그렇게 궁금해 하니까 알려줄게요. 알터는 이곳에 없어요. 내가 도망가라고 시켰거든. 우리 조원들도 같이.”
 

알터가 무사하다는 말에 톨비쉬의 얼굴이 아주 약간 풀어졌다. 그걸 보던 그녀가 침대 밑으로 손을 넣었다. 스르륵 소리와 모습을 드러내는 무언가에 톨비쉬의 눈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여기. 당신이 그렇게 애타게 찾는 아벨린. 이제 됐어요?”
 

다시 한 번 눈앞에 펼쳐진 처참한 광경에 톨비쉬는 고개를 돌렸다. 그녀가 던지듯 그의 다리 근처로 아벨린의 몸을 끌어다 놓았다.
 

“잘 봐요. 애타게 찾았으면서. 보고 싶었던 거 아니에요?”
“알터는...... 알터는 놓아주었으면서 왜 아벨린은......”
“아. 뭐. 알터는 나를 좋아해주었으니까. 온몸으로 내가 좋다고 외치던 아이를 어떻게 죽이겠어요. 아무리 나라도 그런 건 못해요.”
 

별 일 아니라는 듯이 담담하게 이어가는 그녀의 말에 톨비쉬는 그만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졌다. 어디로 돌아가야 할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의 머리는 되돌리기 적당한 시점을 생각해내고 있었다. 그녀를 만나기 전으로 가야 하나. 아니면 그녀에게 함께 있겠다는 말을 하기 전으로 하야 하는 건가. 피투성이 아벨린에게서 고개를 돌린 톨비쉬를 그녀가 비웃었다. 늘어진 아벨린의 몸이 다시 그녀에 의해 침대 밑으로 밀어 넣어졌다.
 

“궁금한 건 다 알려줬으니까 이제 다른 건 신경 쓰지 말아요.”
 

그녀가 다시금 톨비쉬에게서 빛을 차단시켰다. 어둠에 휩싸인 톨비쉬는 이제 무언가를 보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도 않았다. 멍한 정신은 어디론가 흘러가는 것처럼 부유하고 있었다.
 

“이제야 당신이 나에게 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었어요. 방해하는 건 다 사라졌으니까 당신은 약속 지킬 생각만 하면 돼요.”
 

그녀가 톨비쉬의 다리에 앉아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이제 우리 둘만 남게 되었네요.”
 

황홀경에 가득찬 그녀의 말에 톨비쉬는 눈을 감아버렸다.
출처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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