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친구들이 `너, 미쳤냐'는 소리를 많이 했어요. 복도에서 마주치는 선생님들도 `참 아깝다'고 했어요." 우등생인 전주 풍남중 3년 신경택(15.愼京澤)군이 인문고 대신 전주공업고교에 지원하자 주위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사진=학급에서 1-2등을 다투는 전북 전주풍남중 3년 신경택(15.愼京澤)군이 인문고 대신 전주공업고교에 지원, 주위의 관심을 끌고 있다./홍인철/지방/ -지방부기사 참조- 2004.11.11 (전주=연합뉴스)
[email protected] 그도 그럴 것이 신군은 3년 내내 학급에서 1-2등을 놓치지 않았고, 최근 몇 차 례 치러진 모의고사에서도 180점 만점에 평균 174점을 맞을 정도로 학교에서도 줄곧 최상위권에 속한 영재였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또래에서 선망의 학교로 통하는 자립형 사립고나 과학고, 외국어고 등을 제쳐두고 전주공고 토목과에 지원서를 내민 것은 신선한 파격으로 받아들여진 다. 신군의 공고행(行)은 이리공고 건축디지인학부 교사인 아버지 진규(44)씨의 영 향도 컸다. 전주공고 출신인 진규씨는 "자식이 소위 잘 나가는 인문고교에 들어가 내로라하 는 명문대학에 진학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어느 부모인들 하지 않았겠느냐"면서 " 아들의 꿈과 실업계 고교의 부흥을 바라는 나의 소망이 맞아 떨어진 셈"이라고 말했 다. 그는 또 "정부에서 이공계에 엄청난 투자를 하는데도 이공계 대학 진학의 기피 현상은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현장에서 뼈저리게 느꼈다"면서 "공학도가 꿈인 아들의 소망이 실현되면 침체된 실업계 고교도 희망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물론 신군의 공고행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어머니 이남이(42)씨는 아들의 공고 진학 결심에 충격을 받아 식사를 거르고 자 리에 눕기까지 했다. 해결사로 나선 진규씨는 궁리 끝에 아내를 전주공고로 직접 데려가 인재 프로그 램에 참여하고 있는 5-6명의 재학생들을 만나게 했다. 아들의 확고한 결심과 남편의 설득, 공고 학생들의 열의를 눈으로 확인한 남이 씨도 이제 더는 인문고 진학을 고집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뭔가를 보여달라"며 오 히려 아들을 격려하고 있다. 종합학원에 다닌 것을 제외하고는 과외 한번 받지 않고 내내 최상위권을 유지해 온 신군은 "명문 대학에 진학, 나라에 보탬이 되는 훌륭한 공학도가 되고 싶다"면서 "선택에 후회는 없다"며 밝게 웃었다.(사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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