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
그 목소리는 말했다.
"날개를 그려줘."
나는 기겁을 해서 후다닥 일어섰다. 눈을 막 비벼 보았다. 사방을 잘 살펴 보았다.
그랬더니 정말로 이상하게 생긴 10살짜리 밀레시안 아이가 나를 심각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나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말을 걸었다.
"그런데 왜 그러지?"
"부탁이야. 날개를 하나 그려줘."
너무도 인상 깊은 신비스러운 일을 당하면 누구나 거기에 순순히 따르기 마련이다.
나는 포켓에서 종이 한 장과 만년필을 꺼내 그림을 그렸다.
그는 내 그림을 주의 깊게 바라보더니,
"안돼, 이 날개는 너무 작은 걸." 하고 말했다.
"다시 하나 그려 줘."
나는 또 그렸다.
내 친구는 너그러운 모습으로 상냥한 미소를 지었다.
"봐...... 이건 날개가 한 짝이잖아. 한 쌍이 있어야 날아다닐 수 있으니까......"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여기 있는 그림을 되는 대로 끄적거려 놓고는 한 마디 툭 던졌다.
"이건 키트 상자야. 네가 원하는 날개는 그 안에 있어."
는 전부 다 채단 십월아
방금 뒤늦게 디나시박스 써보고 분노를 담아 써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