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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개를 죽이는 방법
게시물ID : panic_840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라
추천 : 14
조회수 : 4340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5/10/21 23:2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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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얼마 전에 권고사직을 받은 후 집 밖으로 나간 일이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가끔 쓰레기를 버리거나 식료품을 사러 밖으로 나가긴 했지만 나갈 때마다 



가끔 부딪히는 앞집아줌마의 의심쩍은 눈초리가 신경에 거슬렸다. 



한 달 만 쉬고 다시 구직활동을 하려 했지만 32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가 발목을 잡았다. 



전에 일했던 직업은 딱히 경력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었고 조금만 숙련이 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그는 언제나 정리해고 순위 0번이란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그런 상황에서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가 짜증스럽게 들렸다. 



그가 알기엔 옆집에는 젊은 여자 한 명과 개 한 마리가 살고 있는 것이 전부였다. 




가끔 개 짖는 소리 때문에 항의하러 몇번 가본 터라 누가 사는지는 대충 알 수 있었다. 



처음으로 항의하러 갔을 때는 깨나 미안한 표정으로 나와 연신 사과를 했지만 



그것이 몇 번이나 지속하는 동안 여자는 처음의 태도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뻔뻔해져 갔다. 


얼마 전 항의하러 갔을 때는 얼굴을 상기시키며 자신도 나 때문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 머리털 



까지 빠질 정도였다며 어디서 받았는지도 모를 약 봉투를 들이대며 윽박질렀다. 




짜증이 오를 때 까지 오른 나는 결국 그녀가 없을 때 그녀의 개를 죽이기로 결심했다. 





* * *


그는 개를 죽이는 준비하는 동안 죄책감 따윈 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개 짖는 소리에 벗어날 수 있겠다는 해방감에 기분이 유쾌해지기 까지 했다. 





개를 죽이는 방법은 간단했다. 여름이라 그런지 그녀는 개를 위해 베란다를 열어놓고 
출근을 했다. 




그녀가 없을 때 베란다를 통해 그녀의 집으로 몰래 들어가 
개의 사료나 간식에 그가 준비한 극약을 탄 후 몰래 빠져나오면 되는 것 이었다. 




방음이 약한 벽으로 가끔 들리는 소리로 보면 그녀가 무슨 일에 종사하는지는 몰랐지만 
언제나 저녁 늦게 들어왔기 때문에 여유만만 이었다.




그렇게 범행을 준비한 지 나흘이 지난 어느 날 그는 몰래 베란다를 통해 몰래 옆집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개는 낯선 그를 보자마자 언제나 그렇듯 맹렬하게 짖어 대기 시작했지만, 평소에도 잘 짖는 개라 


앞집 아줌마는 별로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방안을 찬찬히 둘러본 후 개음식이 쌓인 서랍장을 발견했다. 그는 품속에서 미리 약물을 주입한 주사기를 꺼내 


얇은 은박껍데기로 덥힌 개간식 통에 주삿바늘을 찔러 넣었다. 



그리고 천천히 약물을 투입한 후 그곳을 빠져나왔다. 




그는 집으로 돌아온 후 홀로 쾌재를 불렀다. 이제 지긋지긋한 소음 따윈 해방이다. 




그가 깬 것은 새벽 2시였다. 언제나처럼 개 짖는 소리에 잠이 깬 것이다. 이상하다 분명 개는 죽었을 텐데 



아직 간식을 주지 않은 것인가? 생각이 짧았다. 그는 입술을 얇게 깨물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개 사료에 약을 탈것을 생각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다시 한 번 위험을 무릅쓰고 



옆집 베란다를 넘기는 싫었다. 결국에는 개가 죽는 건 시간문제다. 



*** 




며칠이나 지났을까? 여전히 개 짖는 소리가 요란했다. 그런데 이상한 소리가 더 들렸다. 굵직한 남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던 것이다. 그는 뭔가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는 것을 느꼈다. 



경찰이 찾아온 것은 다음날이었다. 



"네 죽었다고요?" 



"예 사인은 부검결과를 통해 알 수 있겠지만, 용의자 신분으로 경찰서에 출석 좀 해주셔야겠습니다." 




"아…. 그렇군요"

* * *




그는 금방 경찰서를 빠져나올수 있었다. 




알리바이는 집주인을 통해 증명되었다. 운이 좋게도 범행 추정 시각에 집주인이 그에게 



월세를 받으러 왔었기 때문이다. 



* * * 




그 사건은 얼마후 떠들썩하게 언론이 보도되었다. 



"네 현장에는 정효연 리포터가 나와 있는데요." 




"예 리포터 정효원입니다. 저는 이번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남자친구 최 모 씨가 조사를 
받는 경찰서 앞에 나와 있습니다." 




"아직 조사하고 있는가요?" 




"예 밤늦게까지 조사하고 있는 걸로 보아 다음날이 돼서야 범행의 동기나 목적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범행수법은 이미 밝혀졌다고 경찰 측의 발표가 있었는데요.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예 남자친구인 최 모 씨와 피해자 정 모 양은 사실혼관계의연인으로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습니다.
 
범행 수법은 개 음식을 통한 약물 중독사였는데요." 



"개 음식이라고요?" 



"예 그렇습니다. 피해자인 정 모 양은 개 음식을 먹는 이상식욕자로 이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밀로 하고 다녔지만 


결혼을 약속했던 사이인 남자친구인 최 모 씨는 이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경찰 측의 추측으로 최 모 씨는 유력한 범죄용의자로 지목되어 


지금 경찰서에서 조사 받는 상황이지만. 남자친구인 최 모 씨는 그 사실 전혀 몰랐다고 증언하는 상황입니다." 


- 끝 -
출처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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