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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그대
주름진 손가락이
새하얗게 굳었다
하이얀 천에 덮여 딱딱한 누에가 되어 누웠다
뜨거운 마음 한 조각을 쥐어주던 당신이
이제
사람들 마음에 눈물의 도시를 세운다
당신은 저마다 죄의 셋방을 지어주고
훨훨 날아가버린다
젖은 기억들은 셋방살이들을 독촉한다
아름답지 않은 당신이
날아간 자리를
남겨진 이들이 헛손질 한다
<너를>
잠에서 깨어나 다시 눈감지 못하는 새벽
잃어버린 사람을 생각하다
창문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네온 사인에 붉고 파랗게 일렁거린다
누워버린 마음은 빛바래가고
먹먹한 한숨을 잡아먹은
희미한 어둠이 짙어져간다
이불을 걷어내며
자리에서 일어나
녹색의 비상등을 빤히
저 흰 그림자는 어디로
따라 걷고 싶어
누군가 웅얼거리던 깊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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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가 바빠서 까막눈이 된 것 처럼 살았네요. 그러다보니까 정말 짧은 글 한편 읽는 것도 쉽지 않아져서 무섭습니다.
점점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는데 익숙해져서 그저 흐르는대로 떠내려 온 것 같아요.
요즘엔 자꾸만 우울이 제 몸을 사용하는데요
그 감정 어디에 하소연 할 곳이 없어서 자주 들르던 오유에 남겨놓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