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8일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에서 전자결재로라도 유은혜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유 후보자에 대해 아들의 병역비리와 딸의 위장전입, 정치자금 허위 보고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한 뒤 "이쯤되면 이런 후보자를 내정한 청와대를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청와대에 인사검증 시스템이 있기는 한 것인지 (의문)"이라며 "개인의 역량이나 교육 철학은 고사하고 기본 자질에 문제가 있는 후보자에게 대한민국의 교육을 맡기려 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헌안조차 두바이의 사막에서 전자결재했던 문 대통령이 평양에서 잠깐만 시간을 내어 대한민국의 미래 교육을 심도있게 고민해달라"고 했다.
그는 유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를 보이콧할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말에 "청문회의 운영에 대해 일찌감치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유은혜 후보가 자료제출 자체를 아예 거부하고 불성실한 자료 제출을 계속하고 있어 고의적인 행위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부터 평양에서 사흘간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어제 청와대가 발표한대로 비핵화 의제가 평양정상회담 의제로 올라간 것을 전적으로 환영한다"면서도 "하지만 의제가 미북간 핵심 의제로 다뤄지는 마당에, 비핵화 촉진이 아니라 비핵화 자체를 의제로 삼는 것은 속 빈 강정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필요한 것은 실질적 로드맵이거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입을 통한 비핵화의 공개적·공식적 천명"이라며 "(북한이 비핵화의) 실질적 조치인 핵물질·핵탄두·핵시설 리스트에 대한 신고를 거부하면서 실험장 폐쇄·발사장 폐쇄만 갖고 종전선언 요구하는 건 구밀복검"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어제 평양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면서 기업인의 방북이 특별하지 않다고 했다"며 "경제 상황이 어려운 마당에 특별하지 않은 총수들 17명을 (방북 일정에) 불러야했는지 되묻겠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가 신경써야 할 대상은 경협이 아니라 민생경제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며 "투자설명회 같은 방북은 그만하고 비핵화 진전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유엔(UN) 안보리에서 대북제재 집행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소집한 점을 고려해서도 평양 정상회담이 결코 선을 넘어서는 안된다"이라며 "안보리 긴급 회의는 국제 공조를 기반으로 한 국제사회의 신뢰 문제와 직결됐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7일 창당 63주년을 맞은 것과 관련해 "한국당이 경제·안보 중심으로 산업화를 이끈 정당이라면, 민주당은 민생·복지로 민주화를 이끈 정당"이라며 "보수와 진보가 서로 배척하고 배타적으로 대결할 게 아니라, 빈 곳을 메우고 타협하면서 서로 독선·독단을 상호 경계하는 생산적인 정치 구조를 만들자"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인터넷 전문은행법에 대해 당론이 채택되지 못했지만, 법안 처리를 위한 진정성을 평가한다"며 "앞으로 협치의 시대 정신에 따라 상생하는 국회, 대통령이 독주하는 정치가 아니라 의회가 주도하는 의회정치를 만들어갈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