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제발 D학점 주세요~ [헤럴드 생생뉴스 2005-10-21 11:26] C보다 D가 좋다. 대학가에 낮은 학점 받기 열풍이 번지고 있다. 각 대학이 재수강 요건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어중간한 학점을 받은 학생들이 추후 재수강을 위한 요건에 맞추기 위해 교수를 찾아가거나 메일로 간절히 학점을 낮춰 달라고 요구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일찌감치 수강을 포기하거나 시험을 치르지 않는 학생도 상당수라는 게 대학 관계자들 설명이다. 연세대는 올해 2학기부터 재수강 요건을 D+ 이하 학점으로 제한하되, C학점대(C+, C, C-) 재수강에 대해선 학번별로 4번에서 2번까지만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C학점대를 받은 학생들은 고스란히 C학점을 안고 졸업해야 할 처지가 됐다. 제도 시행에 따라 1학년들의 고민은 더욱 심각하다. 1학년 성적을 토대로 전공 선택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추후 재수강 요건을 위해 D학점을 택하자니 성적이 낮아져 원하는 전공을 선택키 힘들고, 그렇다고 C학점을 그대로 안고 가기도 찜찜한 상황이다. 재수강 요건 철회운동을 전개 중인 재학생 김동윤 씨는 “타 학교 재수강 요건에 비해 불리한 데다, 재수강의 횟수를 제한토록 추정한 근거도 불투명하다”며“이는 학생들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도 상황이 비슷하다. 학교 측이 재수강 요건을 학기당 1회, C+ 이하 학점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학생들 반발이 커지고 있다. 총학생회가 최근 학생들을 상대로 스티커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2.6%가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4학년 재학생 손모 씨는 “재수강 때문에 졸업을 한 학기 미뤘는데, 한 학기에 한 과목으로 제한한다면 (학점 관리상)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고려대는 재수강을 C+로 제한하면서 아예 낮은 점수의 강의를 포기하는 학점 포기 사례가 2004년 제도 도입 후 배 이상 늘어났다. 하지만 각 학교는 재수강생들의 급증으로 강의실 부족과 반복 수강에 따른 교수진·학생들의 사회적 비용 증가, 학점 만능주의의 만연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를 방지키 위해서라도 재수강 제한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연세대 관계자는 “취업문제로 학점에 민감한 건 이해가 간다”면서도 “학점이 대학교육의 전부는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