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리그]"최연성 선수가 올라왔으면 좋겠다" 통산 6번째 결승 진출한 '황제' 임요환(인터뷰)
[우주뉴스 10.21 22:52]
- 3시즌 만에 결승전에 오른 순간은
▲ 아직 실감이 안난다. 경기가 끝나고 머릿 속이 멍해지고 손도 덜덜덜 떨리고 그랬다.
- 1경기를 패했을때
▲ 1경기와 2경기를 가장 많이 연습했다. 특히, 2경기 Neo Forte는 테란이 힘들기 때문에 정말 연습을 많이했다. 박지호 선수가 연습을 정말 많이 한 것 같다. 내가 한번도 당해보지 못한 전략이었다. 1, 2경기를 지고나서 자신감을 잃었었고 3경기 필살기도 들켜버려서 암울했었다. 상대가 VOD등으로 나의 스타일을 많이 파악한 것 같다. 2경기 이후에 정말 좌절했었는데 그 순간 떠오른 생각이 "힘들게 올라왔는데 여기서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기겠다는 마음보다는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 R Point에서 강한 모습을 증명했는데
▲ 4경기 R Point에서는 한 경기밖에 연습을 하지 못했지만 이상하게 점점 마음이 편해졌다. 반면, 박지호 선수는 1, 2경기를 이겼기 때문에 약간 흥분된 상태였던 것 같다.
- 5경기때 준비한 전략이 발각됐는데
▲ 5경기에서도 준비한 2배럭 전략이 발견되고 가슴이 철렁했다. 하지만 3경기를 생각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경기를 했다. 비록 5경기가 더 가난했지만 그냥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 경기 전에 약간 자신이 없는 모습이었는데
▲ 오늘 오면서 몇 게임 연습을 했는데 EVER 2004나 SKY 2002에서 겪었던 느낌과 비슷했다. 머릿 속이 멍해지는게 오늘 느낌이 정말 좋지 않았다. 그런 느낌을 가지고 현장에 왔는데 1, 2경기를 져버려서 너무나 우울했다.
- 3경기 시작전에 감독님이 충고를 해주셨는데
▲ 감독님이 어떤 말씀을 하실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감독님의 말을 다시 되새길 수 있었던 계기가 됐었던 것 같다. 경기가 말리고 있는 상황에 선수를 경기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코칭 스태프의 최고의 역할이다.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 4경기 시작하기 전에도 감독님이 "이미 기세는 넘어왔으니 잘한다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그때 나는 "R Point에서 한 경기 밖에 연습하지 않았다"고 말했더니 감독님은 "자신감을 갖고 가장 잘하는 전략을 사용해라"고 말씀하셨다.
- 5경기는 반전의 연속이었다
▲ 골리앗을 초반에 생산하는 이유는 멀티 활성화를 위해서다. 그 과정에서 멀티 활성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골리앗만 생산할 수 밖에 없었다. 골리앗만 생산했기 때문에 상대의 셔틀 드랍을 꾸준히 막아낼 수 있었다.
- 결승전에 어떤 선수가 올라왔으면 좋겠는지
▲ 최연성 선수가 올라왔으면 좋겠다. 같은 팀이 우승, 준우승을 하면 좋을 것 같다. 팀에 프로리그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최연성 선수가 올라왔으면 좋겠다. 지금은 EVER 2004 때와 팀의 방침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연습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다.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더라도 억울하지 않을 것 같다.
- 팬들이 경기가 끝나고 이름을 연호했는데
▲ 2번 정도 그랬던 것 같다. 김동수 선수가 SKY때 나를 꺽고 우승했을 때와 박성준 선수가 나를 떨어뜨렸을때 팬들이 그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했었던 것 같다. 이제와서 이름을 연호해주니 그 기분을 알 것 같다. 그런데 상대 선수는 큰 부담이 되었을 것 같다.
- 박지호 선수는 어떤 선수라고 생각하는지
▲ '요즘 프로토스는 이런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선수다. 신 프로토스의 선두 주자 아닌가. 1, 2경기때 그걸 느꼈다. 정말 많은 경험이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예전 듀얼토너먼트 1위 결정전 때보다 훌륭해졌다. 물량 뿐만 아니라 전략적인 면도 강력해진 모습이다. 내가 신3대토스로 인정하고 안하는 것은 중요하지는 않다. 무슨 자격으로 평가를 하겠나. 다만 최강의 프로토스 중 하나라고 느꼈다.
- 통산 3번째 우승이 욕심날 것 같은데
▲ 우승을 하면 좋지만 크게 집착하지는 않을 것이다.
- 아버님이 오시면 패배한다는 징크스가 있었다는데
▲ 그런 것을 하나 하나 다 따지면 못 이길 것 같다(웃음).
- 오늘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은지
▲ 그러지 못할 것 같다. 4강 전에는 전략을 연구하다가 잠을 자지 못했는데, 오늘은 어떻게 이겼는지 되새기다가 잠을 못 잘 것 같다.
- 이번 시즌 시작 전에 특별히 생각한 것이 있다면
▲ 앞으로 프로리그에 집중하면 개인리그에서 얼마나 성적이 나올지는 잘 모르겠다. 개인리그에서 잘하는 모습을 한번 보여주고 프로리그에 전념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팬들이 개인리그에서 프로리그로 도망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하고 싶다. 그냥 내 실력을 모두 보여주고 싶었다.
- 경기를 하면서 떠오른 사람이 있었는지
▲ 경기를 하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생각났다. 코칭 스태프, 팀원들, 여러 기자분들도 생각났다. 자주 오시는 팬들의 얼굴도 떠올랐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떠올라서 누구를 먼저 떠올렸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3경기 이기고 나서 4경기 시작할 때 많은 사람들이 떠올랐다.
- 눈물을 보이기도 했는데
▲ 기억 안납니다(웃음). 사실은 자꾸 감독님이 주책맞게 우시더라. 안그래도 충분히 감동 받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눈물을 보이시니까 순간적으로 울컥했다. 그동안 내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많이 보여서 감독님도 눈물이 나신 것 같다. 개인리그를 하는데 감독님과 코치님이 정말 많은 신경을 써주셨다. 너무 고맙고, 김환중 선수에게도 고맙다.
- 김환중 선수에게 고마운 이유는
▲ 어떤 선수들 다른 팀 선수를 도와주는 것은 매우 힘들다. 몇 게임을 해줬든 상관없다. 단지 도와줬다는 사실이 너무 고맙다.
- 팀원들과 어떻게 연습을 했는지
▲ 팀내 프로토스 유저들이 모두 연습을 도와줬다. 전략 부분에 대해서는 박용욱 선수와 가장 많은 대화를 했고, 정성태 선수와 실제 연습을 많이 했다. 김성제 선수도 토요일에 듀얼토너먼트가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도와줬다.
- 지금까지 이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 팬이다. 아마 팬들이 없었다면 일찍이 프로게이머를 그만 뒀을 것이다. 내가 열심히 하는데 아무도 응원해주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지 않은가(웃음).
우주 e스포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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