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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짝사랑
게시물ID : humorstory_4415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om-by-net
추천 : 0
조회수 : 51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0/22 22:53:38
이 이야기는 내가 어렸을적. 그러니까 이제 막 두자리수의 나이를 갖기 시작한 무렵의 이야기이다.

나는 그럭저럭 한 정도의 중소도시에서 자랐다.

한 학년에 약 8~9개의 반이 있었으니 결코 적은 수는 아니었으나, 지금 남아있는 몇몇 쥐꼬리만한 기억으로도 무척이나 순수한 사람들로만 가득했다.

그러다 그 도시안에서 한번, 이사를 하게 되었고 그렇게 옮겨간 학교는 한 학년에 반이 18개나 있는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다.

전학을 오기도 했거니와 성격부터 체격까지 왜소했던 나는 쉬는시간이면 그저 가만히 책상에 앉아있거나 했었다.

그러다보면 옆반과의 사이에 몇몇이 오가며 떠들고 뛰어다니고 그랬다.


옆반, 아니 그 옆반일지도 모르는 그 어딘가에 있을 그 여자아이는 쉬는시간에 가끔씩 얼굴을 내밀었다.

예쁘다고 생각하며 그저 바라만 보곤 했었다. 용기가 없었으니까.


중학교로 진학을 하게 되고, 다른 학교가 되었으니 그 여자아이와는 다시 볼 수가 없게 되었다.

그리고 내 인생의 최대 전환점이 된 이사를 하게 되었고, 나는 그렇게 서울로 향했다.

1톤트럭 하나에 다 싣고도 남아서 끈으로 짐들을 동여매고 단 한번의 멈춤도 없이 도착한 서울에서 가장 먼저 나를 반긴것은 매캐한 공기였다.


아직 내 방의 책상옆에 꽂아 넣어야 할 책이 상자안에 있었지만 우선 새로운 중학교로 가야했다.

체육시간이 되었지만 아직 체육복을 사놓지 않았던 나는 교복차림으로 벤치에 앉아 축구를 구경하다 문득, 같이 체육을 하고있는 옆반의 여자아이가
교복차림으로 운동장 반대편에서 나와같이 앉아있는걸 보았다.

체육시간이 끝날무렵 오와열을 맞추어 체조를 하고 교실로 돌아가는 길에 슬쩍 돌아다본 여자아이의 가슴팍에는 낯익은 이름이 있었다.

국민학교와 초등학교를 넘나들던 그 시절 옆반, 아니 그 옆반일지도 모르는 예쁜 여자아이.

성씨도 흔치않은데다 외자로 되어있는 그 이름을 달고 몇 걸음 뒤에 있었다.


쉬는시간이 되어 옆반으로 가서 그 여자아이를 찾아 물어보았더니, 자기는 전학온지 3일째라고 답했다.

나보다 이틀 먼저, 나와는 다른 중학교에서 이 머나먼 서울의 어느 한 중학교로 전학을 와서 만나기까지.

어느정도의 확률이 될까? 게다가 그 여자아이는 내가 좋아했던 아이였음에야.


하지만 나는 아직도 성격부터 체격까지 왜소했던 용기없는 남자아이였기에 그저 속으로만 이것도 운명이라며 좋아했다. 그저 바라 볼 뿐이었는데도.

그것이 전부였다. 그 아이가 누군가와 사귄다는 소문을 듣고, 그렇게 가슴앓이를 하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다시는 못보게 된 지금까지.


그 아이. 아니 그녀는 지금쯤 어떻게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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