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생각하기에 철학은 굉장히 호전적인 학문입니다. 단순히 사상가들의 사상만 배우고, 이해하기만 한다면 되는 학문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사상을 철저히 부정하고 부정해서 허점을 찾아내고, 거기서 새로운 생각을 발견해내고, 또 다시 부정하기를 반복하면서 나아가는 과정 속에서 철학은 발전합니다. 그렇기에 처음 철학을 입문한다고 해서 '아, 그렇구나.'라며 받아드리는 태도는 철학하기를 포기하는 태도라고 생각됩니다. 철학에서 '왜?'라는 질문은 굉장히 중요하며, 철학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뒤늦게 대학을 복학하면서 다시 철학을 시작했는데, 같이 조과제를 진행하는 조원들의 태도를 보며 제가 생각하는 철학이 이게 맞는지 의문이 듭니다. 단지 과제만을 위한 공부를 하고, 제가 제시한 허술한 논리에도 만족하며 물러나는 모습에 배신당한 느낌마저도 듭니다. 그들과 제가 생각하는 철학이 다른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대학의 졸업만을 목표로 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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