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보를 찢어라
벌써부터 물질에 타락하지 않겠다는 `공부하는 자`의 자존심으로
누군가 밤새워 공들인 저 대자보를 찢어라.
들키지 않게 어둠속에서 숨어서 찢어라.
그게 안되면 미관상의 이유로 찢어라.
그것도 안되도, 온갖 이유를 들여 어쨌거나 찢어라.
다른사람의 말을 들을 귀는 없고, 자신의 의견을 짖을 입조차도 없는.
그런, 그런 니가 가진것이라고는
돈과 권력에 겁먹어 갈곳없이 흔들리는 눈동자와
더럽고 지저분하다 못해 가엾은 손이 니가 가진 전부일지니
너의 손이 할수 있는 일은
기껏해야 대자보를 찢는 일일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