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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19??) 초4때 생리 시작한거 엄마한테 1년 동안 숨겼던 이야기
게시물ID : humorstory_4415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메가버스
추천 : 8
조회수 : 9634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10/23 23:31:07
지금까지 아무한테도 안했던 얘기를 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사실 전 조금 제가 자랑스럽게(...) 느껴지거든요. 현재 고등학생인지라 존댓말을 써야 할 것 같은데
음슴체가 너무 편해서 음슴체로 쓸게요.... 
 
 
 
생리를 일찍 시작했음. 굉장히 일찍. 초등학교 4학년의 10월 25일에 시작했음.
 
우선 필자는 문학소녀임. 비문학은 싫어하고 소설책은 정말 좋아함. 본진은 SF...아 이게 아니고....
하여간 초4때 부활을 (이해는 하나도 못하면서) 읽을 정도로 책은 진짜 많이 읽었음. 아버지 직업상
책이 집에 많이 굴러다니고 상당히 내향적인지라 집에서 할 일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음.
 
각설하고
 
초4 때 엄마가 큰맘먹고 서강대학교에서 주최하는 일주일짜리 영어캠프에 보내줌.
집이 아닌 곳에서 자 보는 건 처음이었음. 그런데 그곳에서 4일째 되는 날에 일이 터짐!! 진짜 타이밍..하..
 
화장실에 갔는데 갈색이 묻어있는 것임. 그걸 보자마자 '...생리?' 이러고 딱 알았음. 왜냐하면 당시에
제목은 기억 안 나는 어떤 책을 읽었기 때문. 주변 친구들은 다 생리를 시작했는데 본인만 아직 생리를 안 하는
여학생의 이야기였음. 소설 초반에 주인공이 생리생리생리 아 나는 생리를 언제 할까 노래를 부르다가
결국 생리를 시작하는걸로 소설이 끝났기에 생리가 뭔지 어렴풋이 알았음. 책에서 생리를 엄청
기다렸었어서 생리하는 게 좋은 건 줄 알았음. (지금은 싫어....) 그래서 거부감이 전혀 없었음.
 
그래서 편의점에서 생리대를 삼. 문제는 생리대를 쓸 줄 모름. 당시에는 생리에 대한 어렴풋한 개념만
있어서 그랬음. 끈끈한 부위가 있길래 아, 반 접으라는 거구나 하고 반 접어서 닦아서 썼음. 그 날개도 모조리
접어서 완전하게 반 접힌 모양으로 만듦. 종이접기 할 때 접는 부분 있듯이......쨌든 굉장히 잘 닦여서 감탄함.
 
그래서 쉬는시간마다 화장실에서 열심히 닦음. (야 이 멍청아 닦으려면 휴지로 닦아...) 어쨌든 그 때는 그랬음.
근데 쉬는시간까지 기다리기가 너무 불편한 거임. 그래서 화장실 휴지를 네 다섯겹으로 길게 접어서 팬티 위에
얹어놓았음. 근데  급식실까지 밥 먹으러 걸어갈 때마다 이 휴지가 자꾸 위치를 벗어남. 자꾸 엉덩이 쪽으로 가는 것임.
급식실까지 가면서 중국매미 보면 폴짝 뛰어넘고 그랬는데 그것도 못 하겠고... 그래서 편의점에서 테이프를 삼.
 
쉬는 시간에 휴지를 겹겹이 쌓아서 그걸 테이프로 고정시키니 한 결 편했음. 그러면서 무슨 기름종이로 땀 닦듯이
생리대는 묻어있는 잔여 생리를 구석구석 닦는 데에만 썼음. 엄마랑 매일 통화했는데 생리 시작했다는 얘기는 하지 않음.
그냥 뭔가 하기 싫었음...... 내가 읽었던 소설에서도 주인공이 엄마랑 사이가 안 좋아서 그런 말 안 했었음.
 
그렇게 무사히 캠프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 옴. 사실 나는 생리통이 거의 없음. 그래서 마냥 신기했고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었던 것 같음. 바지에 계속 묻었는데 (휴지를 썼으니까..) 그건 화장실 바닥을 청소하는 락스를 뿌려(...)닦아냄.
왜 비누를 안 썼는지 모르겠음. 피 냄새는 락스 냄새에 가려서 안 났던 걸로 기억. 엄마가 맨날 바닥 더러워도 락스에
손 대지 말라고 피부 나빠진다고 했음. 이불에도 묻혔는데 캠프 끝나던 날까지 안 빨고 두고 나옴. 지금 생각하면 미안함..
 
여하간.
 
가끔 큰 건더기가 나오잖음?? 그게 신기해서 화장실에서 그게 나올 때까지 기다려봤음. 힘을 주면 나오는 경우가 있고
안 나오는 경우가 있길래 신기했음. 게임할 때 에너지 충전해야 필살기 쓸 수 있는 것 같았음. 어쨌든 그걸 잡고 냄새도 맡고
맛도 보고 별 짓 다했음. 가끔 껍데기같은 것도 나왔는데 와 이건 각질같이 생겼어!! 이랬음. 하나 건져서 씻어서 일기장에 붙여놓음.
담임쌤이 일기장 검사했는데 이게 뭐지?? 했을 것 같음. 아 죄송합니다 초4 담임선생님......
 
막 잘 늘어나는 끈적끈적한 점액질 같은 거 나오면 그게 끊어질 때까지 당겨 봄. 피를 가져다가 얼굴에 모노노케 히메 공주님 얼굴의
빨간색 역삼각형 그리고 그랬음. 와 더러워.
 
물론 생리에 관하여 도서관 책을 더 찾아봄. 다독자여서 다섯 권까지 빌릴 수 있었는데 전부 성에 대한 것만 빌렸음ㅇㅇ.
근데 이 책들이 모두 생리가 뭔지는 잘 알려주는데 생리대 쓰는 법을 안 알려줌!! 내벽이 어쩌고 아기가 어쩌고 하는데 아니
그런 거 말고 생리대 어떻게 쓰는 건지 좀 알려달라고.
 
그러다가 세 번째로 생리를 하던 날 깨달음. 그 때까지 계속 휴지에 테이프 붙이는 짓을 계속 하고 있었음. 그리고 그거 째로
변기에 넣었음. 변기가 안 막힌 게 용함. 엄마가 요즘 휴지가 너무 빨리 닳는다고 아껴 쓰라고 그랬음. 그런데 그냥 어느 날 파파밧! 하고
머리에 오면서 모든 게 투명해졌던걸로 기억. 최초로 올바르게 생리대를 착용했는데 와 세상에 너무 편한 거임! 그 동안 휴지와
테이프로 고생하면서 엄마한테 안 들키려고 노력했던 거에 비하면 정말 새 발의 피 정도의 고생만 하면 되었음! 진짜 좋았다...
 
엄마한테 왜 안 들키려고 기를 쓰며 노력했는지는 지금의 나도 잘 모르겠는데 그냥 그러고 싶었나 봄. 초4 겨울에 시작한 생리를
초5 겨울에 들킴.
 
들키던 날은 평범하게.
 
밤에 생리를 시작했고 아침에 등교함. 어느 순간부터 모든 생리대 갈이는 바깥에서 했음. 밤에 갈아야 할 때는 방에서
갈았고 쓰레기는 가방에 넣어 두었다가 아침에 가지고 나가서 버스 정류장 앞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림. 진짜 우리 엄마가
가정주부인데 안 들킨게 신기함. 생리통이 거의 없는 신의 체질이라는 특성이 큰 기여를 한 것 같음.
 
그리고 학교에 있는데
 
선생님이 진지한 얼굴로 갑자기 나를 보자고 함. 막 율무차를 사 주면서 천천히 이야기를 꺼냄.
여자라면 다 하는 것, 네가 좀 빠른 편, 이젠 다 너처럼 될 거야 뭐 그런 이야기였음. 연세가 있으신 분이었는데 막 달래는
어조로 굉장히 신경 쓰면서 말해 주심. 생리대를 꺼내보면서 쓰는 법까지 알려주시는데 난 이미 생리대 쓰기 경력 1년차였음.
중학교 시절까지 성숙하다는 말을 정말 밥 먹듯이 들었었는데 이 때에도 엄청 들음. 난 패닉도 안 하고 그냥 그렇군요, 네,
알겠어요, 그럼요, 네 괜찮아요, 이럼. 지금 생각해보면 선생님이 더 의아하셨을 것 같음.
 
어쨌든 그러고 집에 돌아 옴.
 
엄마가 뭐라고 했는지는 기억 안 나고, 아빠가 배스킨 라빈스 아이스크림을 사다 주셨던 걸로 기억함.
엄마가 내가 생리를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된 이유는 이불에 묻은 피 때문이었음. 원래는 내가 새벽에 핸드폰 진동소리로
해놓고 3시 반쯤 일어나서 몰래 빨았는데 그 날은 묻은 것을 눈치채지 못했던 것임.
 
나는 나름 1년 동안이나 들키지 않았다는 것에 우월감을 느꼈음.
 
그 이후로 중학교도 잘 졸업하고 고등학교도 지금 잘 다니고 있는데 엄마는 아직도 내가 초5 때 생리 시작한 걸로 알고 계심.
언젠가는 말해 드리고 싶은데 그게 언제가 되어야 할지는 잘 모르겠음.
 
 
어쨌든 그럼.
혹시 이거 엄마께 언제 말씀드려야 할지 아시는 분은 조언 좀 해주세요..감사합니다.
출처 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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