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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1 수몰 전 평은역 답사기
게시물ID : humorbest_11121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hocological
추천 : 19
조회수 : 1305회
댓글수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08/24 11:38:32
원본글 작성시간 : 2015/08/23 16: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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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봄. 모카페에서 평은역이 영주댐 건설로 인한 수몰지역이 되어 폐역이 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대전에서 영주로 향했다.

당시 대전에서 영주로 갈 수 있는 직통열차도 없었고, 시외버스도 매우 적었기 때문에 대전 -> 김천 -> 영주로 가는 환승열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경부선을 타고 대전 -> 김천쪽은 많이 가봤지만, 김천 - 문경 - 영주를 잇는 경북선은 처음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모습일지 매우 궁금해졌다.

IMGP2793.jpg
<나를 영주까지 데려다 준 '경북 관광 순환열차'. O-Train, V-Train과 다르게 일반승차권으로 구입가능하다. 등급은 무궁화호>

김천역에 도착하고 15분 정도를 기다리니 저 멀리서 우렁찬 열차음과함께 RDC(통근형 디젤 동차를 개조한 무궁화형 디젤 동차)가 역에 진입했다.

플렛폼에는 의외로 이 열차를 타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부분 어르신들이긴했지만, 시외버스보다 가격이 저렴해서 그런게 아닐까하는 추측을 해본다.

IMGP2790.jpg
<영주로 이동 중에 촬영해 본 경북선 풍경. 시외버스보다 느리지만 차창밖을 바라 볼 때의 풍경을 생각하면 느린 것도 용서가 된다.>

경북선은 단선철도다. 즉, 선로가 하나 밖에 없다. 게다가 1966년 개통이후 직선화공사를 하지않아 선로가 매우 꼬불꼬불했다.

마을사이로 선로가 지나가는건 부지기수. 오르막을 오를때마다 RDC의 엔진음이 높아지면서 생기는 소음.

느리고 시끄럽지만, 차분히 앉아 창밖은 바라보면 이것또한 매력으로 느껴졌다.

IMGP2780.jpg
<한 때 새마을호의 상징이었던 PP동차. 지금은 모두 퇴역했고, 점촌역에 한대 보존되어있다.>

문경시에서 가장 크다는 점촌역에 도착하자 내가 타있던 열차의 승객 대부분이 하차했다. 

열차 안을 둘러보니 탑승하고 있는 승객은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로 적어졌다.

남은 사람들을 싫고, 열차는 영주로 향했다.

IMGP2794.jpg
<크고 아름다운 영주역. 과거에는 빈 좌석이 없을정도로 승객이 많았지만, 도로교통의 발달과 지역 인구 감소로 승객이 많이 줄었다.>

영주역에 도착하고, 평은역으로 가는 버스를 알아봤는데.... 맙소사.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했다. 도착했을 당시 시간이 12시 30분 쯤.

사진찍고 집에 가기엔 시간이 빠듯하여 택시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IMGP2798.jpg
<지금은 철거된 평은역. 시기상 지금쯤이면 물 속에 있어야하지만, 영주댐의 담수가 늦어지면서 아직까진 터가 남아 있다고 한다.>

택시를 타고 평은역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내린 뒤, 걸어가기로 했다. 도착했을때 민가와 산 밖에 없어서 '과연 여기에 역이 존재하는게 맞는가?'하는 의구심까지 들기도 했다. 하긴 역을 안내하는 이정표도 안보였으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했을거다.

지도 어플을 켜서 고개(라고 하기엔 높이가 낮았지만....)를 하나 넘으니 탁 트인 시야와 함께 저 멀리 평은역이 보였다.

IMGP2802.jpg
<평은역 뒤에 걸려있던 현수막. 많은 철도 동호인(이라 쓰고 철덕이라 읽는)들이 다녀와서 그런지 이런 현수막을 걸어놨다.>

역에 도착하자 화물열차 한대가 교행하기위해 구내 선로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잠시뒤 영주쪽 방향에서 무궁화호가 지나가자 화물열차도 평은역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역구내 무단침입은 매우 위험하고 위법한 행동이니 평은역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사진촬영에 나섰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평은역에 온 손님은 나밖에 없었다.

IMGP2807.jpg
<평은역에 심어있던 나무를 옮기는 코레일 직원들. 저게 다 코레일의 자산이니 옮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IMGP2808.jpg
<플렛폼에서 찍어 본 평은역. 뒤에 다리를 올리고 있는 공사를 하고 있다.>


IMGP2820.jpg
<역이 선로의 곡선부근에 설치되어 열차 진입속도가 35km/h로 제한 되었었다. 안동방면쪽 선로.>


IMGP2825.jpg
<중앙선의 특이한 점이 있다면 청량리-영주구간은 전철화되어있고, 영주-부전구간은 비전철화 되어있다.>

혼자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사진을 찍을라니 심심하기도 하고, 사무치는 외로움(?)에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1시간여동안 촬영을 마치고, 역장님께 인사 드린 뒤 집으로 향했다.


IMGP2846.jpg
<수북히 꽂인 우편물이 이사간지 오래됨을 알려준다.>

다시 고개를 넘어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평은역으로 갈 때 영주로 가는 버스시간은 확인 못하고 가서 오래기다리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다행이도 10분뒤에 버스가 도착했다.

집에 가는 루트는 영주 -> 제천 -> 대전으로 짜고 열차를 예약했다.

IMGP2855.jpg
<먼지주의. 영주역안에는 영주기관차사무소가 위치해있다. 강원도에서 나오는 화물량이 많기 때문에 기관차 사무소가 있다고 한다. 전기기관차의 성지>

부전 -> 청량리 무궁화호 열차가 플렛폼에 도착했다. 여기서 영주역에서만 볼 수 있는 재미난 볼거리가 있다.


동영상 출처 : https://youtu.be/e5BNcKvCErU

열차 출발하고 나서야 이게 생각이 나서 촬영하지 못했다.

위에 서술했다시피 중앙선은 청량리-영주구간은 전철화 되어있고, 영주-부전구간은 비전철화되어있다.

예를 들어 청량리에서 부전으로 가는 열차가 있다면 청량리-영주까진 전기기관차로 견인하고, 영주-부전은 디젤전기기관차로 견인한다.

이런 기관차 교체는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진귀한 풍경이다.


IMGP2862.jpg
<먼지주의. 단선철도의 매력은 고즈넉한 시골풍경을 안고 달리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대전으로 돌아오는 길은 거의 잠만 잔거 같다. 많이 피곤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사진도 많이 못 찍었다.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진 밤이 되서야 대전에 도착했다. 
출처 PENTAX K10D + Tamron 17-5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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