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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던 거야
게시물ID : love_111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로데아르
추천 : 18
조회수 : 1628회
댓글수 : 26개
등록시간 : 2016/09/18 2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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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연애를 하는 동안 들었던 말.
너와 다툴 때마다 들었던 말.
오빠는 나를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던 거야.
이게 무슨 소린지 처음엔 몰랐다.
 

내게 사랑을 가르쳐준 사람.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
그래서 난 네 말이면 뭐든 들어주려고 했다.
연애 초기, 다투고 난 뒤에 네가 연락하지 말라고 했을 때도
난 연락하고 싶어 미칠 것 같은 마음을 애써 억누르고
연락하지 않았다. 그게 네가 원하는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네가 예쁜 옷을 입고 왔을 때도
네가 머리를 다듬고 염색을 하고 왔을 때도
알고는 있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낯간지러운 말을 잘 못하기도 했고
말로 안 해도 충분히 예쁜데 뭐 굳이 말로 해야 하나 생각했다.
 

너를 보고 싶은 날이 있었다.
너를 보내고 싶지 않은 밤이 있었다.
너와 함께 네가 사는 동네로 가고 싶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걸 말로 하진 않았다.
말해봐야 소용없다는 걸아니까.
괜한 고집을 피워서 너를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나는 이걸 배려라고 생각했다.
당연하거나 불필요한 말은 하지 않으려했다.
통화를 하다가도 네가 피곤할까봐 끊자고 하면 끊었고
내가 아쉬운 반응을 보이면 네가 마음 아파할까봐
겉으론 항상 태연한 척했다.
 

나는 알지 못했다.
표현하지 못하면 네가 알지 못한다는 걸.
너는 점쟁이가 아니다. 부처도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뭐든 다 알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나는 네가 알아줄 거라고만 생각했다.
내 착각이고 망상이었다.
결국 네게 쓸쓸하다는 감정을 품게 만들었다.
너를 지치게 만들었다. 너를 힘들게 만들었다.
 

너는 언제나 기다리는 사람이었다.
일이 끝나면 너는 내 회사 앞에서 나를 기다렸다.
세 번의 환승을 거쳐서 내 앞으로 왔다.
그런데 난 바쁘다는 핑계로 널 잘 챙겨주지 못했다.
그래서 너는 기다렸다. 계속 기다렸다. 계속.. 계속
그리고 네 번째 기다림에서....
너는 기다림에 끝을 고했다.
그리고 내게 말했다.
오빠는 좋은 사람이야. 오빠는 잘못이 없어.
그치만 오빠는 내가 원하는 만큼의 사랑을 내게 주진 않아.
 

나는 말했다.
아니라고. 너야말로 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부족하면 노력하겠다. 네가 원하는 건 뭐든지 할 수 있다.
 

너는 말했다.
사랑은, 마음은 원한다고, 노력한다고 끌어올릴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정해져 있는 거라고. 오빠도 언젠가 진짜 사랑을 하면 알 거라고.
진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알 거라고.
 

예전에는 이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납득이 되지 않았다.
이렇게 사랑하는데 왜 그런 말을 들어야하는지
억울했다.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돌이켜보니 당연했다.
알아주지 않아서가 아니라 알아줄 수 없었던 거였다.
내가 표현하지 않았으니까.
말하지 않았으니까.
그렇기에 너는 쓸쓸하다고 했던 거였다.
 

너는 당분간 시간을 갖자고 말했다.
나는 너를 붙잡고 싶다.
그래서 네가 봐주길 바라며 글을 올린다.
믿음을 주지 못했던 네게 믿음을 주고 싶다.
 

염치없고 뻔뻔하지만 널 놓치고 싶지 않다.
네가 없는 일상은 어떻게 버텨야하는지 모르겠다.
네가 웃는 걸 보고 싶다.
네가 내 옆에서 웃는 게 보고 싶다.
 

너는 시간을 갖는 동안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
예전의 나는 연락하지 않았겠지.
그게 네가 바라는 거라고 생각하고
마음이 아파도 참았을 터다.
 

나는 오늘도 네게 연락을 한다.
미안하다는 말. 보고 싶다는 말.
네가 사는 곳에 찾아가보기도 한다.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연락을 한다.
지금 이 순간을 놓치면 평생 후회할 것만 같으니까.
 

네가 원하는 것 이상의 사랑을 주고 싶다.
너를 잡고 싶다.
네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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