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간단한 영어 강좌.
해킹(Hacking)을 하는 사람을 해커(Hacker)라고 합니다.
해킹(Hacking)은 동사 핵(to Hack)의 명사형입니다.
핵(Hack)은 명사로도 쓰이는데, 보통 해커의 핵은 이 명사형입니다.
원래 핵(to Hack)의 뜻은 '나무를 도끼 따위로 자르다'의 뜻입니다. 이 단어가 80년대쯤 컴퓨터 업계로 들어오면서
'제대로 된 방법이 아니지만 작동은 되고 좀 기묘한 시점에서 보면 재미있고 또 아름답기까지 한' 해답 정도로 쓰이게 됩니다.
이 용례는 아직까지 쓰이고 있으며 또한 주요한 용법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해쉬테이블을 만들어서 데이터를 집어넣고 기타 등등... 해야 되는 일을, 간단한 일이고 또 상황이 맞기 때문에 하드코딩을 해서 O(1)으로 해냈다 합시다.
보통 그걸 해킹이라 부릅니다.
개발자들 끼리 이야기하면 "It's a hack I did" 따위의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바로 그겁니다.
자, 그럼 이런 '해킹'을 하는 해커는 뭐 하는 사람일까요?
그냥 개발자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여기에서 취약한 보안을 뚫고 들어가는 행위가 원래 '제대로 되지 않은 방법으로 보안을 뚫고 자료를 엑세스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걸 찾아낸 사람들이 '핵'이라고 지칭했습니다.
여기에서 '나무를 자르는' 느낌의 단어인 핵이 부정적인 울림을 품었기에, 대중적으로 '해커 = 보안을 뚫고 여하튼 안 좋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 각인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왜 해커 크래커 논쟁이 나왔나 하시는데,
80년대였나 90년대였나 미국에서 FBI 데이터베이스를 어떤 사람이 해킹해서 잡힌 사건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이 사람을 기소하는 데 해킹이란 단어가 등장했고,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해커"의 이미지는 여기에서 왔습니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사건은 이 때가 처음입니다.
그리고 "해커"란 단어가 저렇게 덧칠되자 커뮤니티가 반발해서 해커 크래커 논의를 시작한 겁니다.
2000년대가 지나자 해커는 대중적인 이미지와 개발자 커뮤니티가 쓰는 이미지가 살짝 다르게 굳어집니다.
개발자 사이에선 꽤 유명한 커뮤니티 이름이 해커뉴스인데, 거기에 올라오는 건 보안 취약점 따위가 아니라 스타트업 정보, 기술 뉴스 등인 것도 한 예입니다.
결론은, 해커 크래커 그냥 옛날 이야기일 뿐이고,
남들이 뭐라 하던 별로 상관없는 이야기란 말이죠.
이렇게 시시콜콜 풀어내는 것도 재미없고요.
아, 그래도 (원글은 지워졌지만) 저렇게 대놓고 '해커가 되고 싶어요'하는 사람은 정말 오랜만이네요.
뽀송뽀송하고 귀여워요. 참.
미래는 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