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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서울엔 외계인이 침공했다
게시물ID : freeboard_11250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책덕후
추천 : 1
조회수 : 29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10/25 03: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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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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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과 도로는 파괴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다. 서울 시민들은 좀 더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도시를 빠져나가는 중이다. "외계인과 싸울 영웅이 곧 천조국에서 도착할 예정입니다. 국민 여러분들은 안심하시고..." 라디오에선 정부의 긴급 담화문이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시민들은 귀담아 듣지 않는다. 대통령마저 국민을 버리고 떠난 마당에 정부를 믿을 바보같은 국민은 없다. 

"국민들에게 가만있으라 하세요. 그것이 잘 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기운이 느껴집니다" 대통령은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이 같은 지령을 내렸다. 고위 공직자들이 모두 서울을 떠난 뒤였다. 혼란한 시민을 안심시켜야 하는 임무는 남아있는 7급이하 공무원들이 완수해야 했다. 그들은 우선 천조국에서 급파된다는 영웅의 모습을 도로 옆 입간판에 세우기로 했다. 어쩐지 멧데이먼처럼 생긴 이 영웅의 얼굴을 보면 절로 희망을 품으리라.

도심을 빠져나가려는 자동차의 행렬을 잠시 바라보다가 공무원들은 갓길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다 기둥을 박으면 되겠네" 그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무거운 입간판을 세웠다. 일을 마치고 나니 어느새 세기말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석양이 지고 있었다.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저마다의 얼굴에 뿌듯한 미소가 지어졌다. "그래.. 이것이 공노비의 삶이지" 한 공무원이 이같이 중얼거렸다. 이에 다른 공무원이 말을 받는다. "밥이나 먹으러 가세나" 
그들은 근처 식당으로 향했다. 노동을 마친 그들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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