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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이야기
게시물ID : wedlock_111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매일행복한나
추천 : 27
조회수 : 2146회
댓글수 : 16개
등록시간 : 2017/11/12 01: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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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게에도 그렇고 자주가는 맘까페에도 시어른들 때문에 속상한 이야기들이 하루에도 수십개씩 올라오는데 반대 이야기는 보기가 쉽지 않아서 제 시어머니 이야기를 한번 써볼게요.

저희는 연애를 8년가까이 했어요.
대학교 c.c였는데 제가 1층 남친(현 신랑)이 2층 원룸에서 자취를 했어요. 하루는 남친 집에서 밥을먹고 발이아파 신고갔던 제 운동화 대신 남친 슬리퍼를 신고 제 집으로 내려왔어요.
남친 어머니(현 시어머니)가 남친 자취방에 종종 오셔서 반찬도 채워넣어주시고 방청소나 빨래도 해주고 가시는데 다음날 오셔서 아들 신발빨래를 하시면서 제 운동화를 보시고는 제것까지 깨끗하게 빨아서 건조까지 완벽하게 해주시고 가셨더라고요...
그때 참 좋으신 분이다라고 어렴풋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결혼하면서 단 한차례의 소란없이 결혼식을 치르고 몇해가 지나 어머니가 크게 아프셨어요. 외아들이고 시아버지는 오래전 좋은곳으로 가셨기때문에 저희가 케어해드리는건 너무 당연한 일이었어요. 엄청 큰 수술을 하셨는데 수술마치고 마취가 채 깨지도 않은 상태로 어머니 겨우 정신 잡으시면서 하신 말씀이 아가 고생했다 어서가서 쉬어라. 마음고생 시켜서 미안하다였어요. 그리고는 바로 간병인 쓰시고 저에게 넌 병원 절대 왔다갔다 하지말고 올라가라고 하셨어요. 그리고는 퇴원하시자마자 마음고생시켜서 미안하다고 예쁜옷사입으라며 절대 신랑 주지말고 니가 다 쓰라고 통크게 백만원을 주셨어요^^

이제 1월이 되면 결혼 4년차에 접어드는데 지금까지 매달 밑반찬부터 각종 국, 찌개,볶음 소분해서 얼려서 보내주시고 몸에 좋다는 것들은 전부해서 보내세요. 신랑이 직업 특성상 삼시세끼를 외부에서 해결해서 집에 밥먹을 사람이 저 하나뿐인데 혼자 밥먹으려면 쓸쓸하겠다고 걱정하시면서 보내주셔요. 항상 신랑한테 전화해서 와이프 혼자 외로우니 전화 자주해줘라,식사 챙겨라 당부하신대요. 

저희 친정어머니가 자기사업을 크게 시작하셔서 집안일을 할 시간이 잘 안나시고 항상 바쁘세요. 친정과 시댁은 한동네인데 지금껏 친정 김장부터 된장, 고추장, 밑반찬, 친정엄마 좋아하는 음식까지 끊이지않고 챙겨서 보내주세요.

결혼하고 2년차에 제 직장을 자차로 다녀야하는 거리로 옮기게 되었는데 신랑만 차가있고 저는 차가 없는 상태였어요. 결혼초이기도 하고 제가 초보운전이기도 해서 경차 중고로 알아봐서 몇년타다가 바꾸자고 신랑하고 이야기하고 중고차를 알아보고있었는데 저희 시어머니 전화와서 경차는 위험해서 안되고 중고차 역시 주변에 물어보니 속아사는 경우가 많아서 안된다고 하시면서 중형suv 신차를 뽑아주셨어요. 너무 죄송해서 그냥 받을수없고 제가 매달 30만원씩 어머니께 보내드리겠다고 하고 보내드리기 시작했는데 그걸 따로 통장을 만드셔서 일원한장 안쓰시고 제게 돌려주시더라고요. 

시댁 제사나 명절에 가면 어머니는 저희가 내려오기전에 꼭 음식을 다 해놓으세요. 전부터 나물, 떡, 각종 요리들까지 미리 해두세요. 뭐하러 며느리 올때까지 기다리냐, 심심한데 쉬엄쉬엄 미리 해두면 와서 이렇게 잘먹을텐데 그게 서로 좋은거 아니냐고 하세요. 항상 내가 좀 손해본다고 생각하고 살면 결국 내가 더  많이 받고 있더라고 말씀하세요. 어머니가 요리하고 계시면 신랑이 저한테 가서 배우라고 말할때가 있어요. 어머니가 요리를 잘하시니까 저도 그러고싶은 맘에 옆에서 기웃거리면 벌써부터 이런거 배울필요없다. 너는 영리해서 나중에 한번만 봐도 금방한다. 지금은 자신이 해서 보내줄테니 벌써부터 음식한다고 고생하지말아라고 하세요. 

말하자면 밤을새도 부족할만큼 항상 한번 더 생각하셔서 말씀하시고 행동하시는 분이세요...

근데 지금까지 쭉 생각해보면 저는 어머니가 제게 그렇게 잘해주시고 제 마음을 편하게 해주시니까 그 마음이 자연히 신랑한테 가게되더라고요. 고마운 마음을 신랑한테 쓰게되고 그러니 어머니 입장에선 아들이 사랑받고 살면 좋으실테고요. 또 시댁가는게 스트레스가 전혀없고 오히려 맛있는거 먹고 칭찬받으러 가는거니까 한번이라도 더 가고싶어지더라고요. 저희 친정엄마 역시 그 고마움이 사위한테가서 사위라면 딸보다 먼저고요. 그렇게 아들이 처가가서도 대접받으니 어머니는 또 마음 편하실테고요. 가만 생각해보니 참 현명하신분 이시구나 생각해요. 아무리 우리아들 아침챙겨줘라. 시어른한테 잘해라. 전화좀해라. 얼굴좀자주보여줘라 말해봐야 스트레스고 며느리입장에선 일하는것 처럼 느껴질 것 같아요. 그래서 나도 나중에 시어머니가 되든 장모님이 되든 하면 꼭 우리 시어머니처럼 현명하게 행동하자고 되새겨요. 

매번 시월드 힘든 이야기만 올라오니까 결혼에 대해서 두려워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런 시월드만 있는게 절대 아니라고 이야기해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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