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치고 집에 돌아와 많이 절망했습니다. 최상위 레벨은 아니였지만, 나름 공부 좀 한다고 생각했는데..... '인생에 리허설이 어딨어? 인생은 걍 실전이야 짜샤' ..틀린말이 아니더라구요. 한 번의 실수는 그동안의 모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더군요.
복잡하고 어려운 마음은 모두 접어두고 12월 중순부터 한 달간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 손으로, 돈을 벌었습니다.
넉넉치 않은 형편에서 열심히 키운 아들이 수능도 잘 못보고 돌아왔는데 웃으면서 격려해주신 부모님과 할머님.... 월급의 10%씩 구분해서 드렸습니다. 더 많이 드리고 싶었는데..꼭 듣고 싶은 영어강의가 있어서 적은 돈, 큰 마음으로 드렸습니다.. 수능 준비할 때 친구가 보던 영어 강의가 너무 보고 싶었거든요.. 학원이나 과외같은거 한 번도 해본적 없었고, 항상 부모님께는 '그런거 원래 공부 못하는 애들이 하는거야 진짜 잘하는 애들은 다 혼자하더라고' 했지만.. 그게 그렇게 보고 싶었어요.. 그치만 부모님께 죄송해서 손벌릴 수 없었는데.. 제가 스스로 돈 벌어서 강의 신청해놓으니 너무 행복합니다.. (비상에듀 제우스 이충권선생님 시즌패스 끊었습니다 ㅜㅜ 열라 비쌈 ㅜㅜ 이씨) 겨울 날 수 있는 따뜻한 패딩도 하나 샀고.. 티머니도 충전하고.. 아...이게 아닌데...아무튼
휴 월급으로 받은 60만원 중 지금 제 손엔 6만원이 남았습니다.
남은 돈을 가지고 뭘 할까 고민하던 중. 여행을 가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관령 눈꽃축제 전국 맛집탐방 걸어서 해남까지 ...
검색해보니 여행이란게 테마도 많고 목적도 많고 잃는 것보다 얻는 부분이 백만배쯤 많은 참 유익한 활동이더라구요.
자 손에 6만원을 들고 24일 월요일부터 27일 목요일까지 3박 4일의 여행을 다녀오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