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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남편과 사는 이야기 3
게시물ID : humorbest_11131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처럼일만해
추천 : 94
조회수 : 8867회
댓글수 : 1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08/26 19:24:15
원본글 작성시간 : 2015/08/26 11: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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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남편이 눈치가 빨라서 글쓰고있으면 자꾸 쳐다봐요
한글을 읽는지 못읽는지 알아듣는지 못알아듣는지 알수가없어 오늘도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못하는 홍길동에 빙의하여 남편이 안볼때 품앗이하듯 조금씩 글을 쓰다가 올립니다
어제 간만에 한국슈퍼에 갔는데 마른오징어가 눈에 띄어 사왔지만 오징어 알러지가 있는 남편덕분에 아직 개봉은 못했어요
오징어를 사다놓고 쳐다만보고 먹을수 없는 이런 슬픈 감정은 로미오와 줄리엣이 느꼈던 감정이겠죠
라고 썼지만

이게 무슨 개소리인가요




1. 나는 남편과 강제로 방구를 텄음.
연애시작도 전에 남편이 공공장소에서 방구를 부욱 뀌길래 아 이남자 뭐야 하고 질색팔색을 했었음.
물론 자매품으로 트림할때 끄아아악 하며 용이 입으로 방구뀌는 소리를 냄.
더 대박인건 트림하면서 말도함. monkey butt (원숭이 엉덩이) 라던가 누가 잊어먹을까봐 자기 이름을 말하기도 하고 암녕하쎄요~ 라고 인사도 함.
아무튼 결혼 직전이었던가.. 어느날 아침에 눈을 떴는데 남편이 나를 지그시 바라보고있었음. 소오름
나는 자는 네 모습이 아름다워서~ 이딴 멋진말을 기대하며 "자기 왜~" 하고 쳐다봤더니
어젯밤 자는 내내 니가 방구를 하도 껴대서 잠을 설쳤어. 라며 충혈된 눈과 까칠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한숨을 쉼.




2. 우리 남편 성은 발음도 힘든 북유럽쪽의 성임.
구글에 남편성을 치면 듣도보도못한 알파벳 위에 점 찍힌 글씨들이 나오던가 시댁식구들이 쫘라라락 나옴.
우리 친정엄마는 남편 성이 미국스럽지 않은것이 좀 별로였나봄. 자꾸 남편 이름을 까먹으심.
내가 남편 성이 북유럽쪽이라니까 "그럼 그... 저기 뭐야.. 그.. 바이킹이네!!!" 라고하심.
첨 만났을땐 우리 엄마가 나한테 다 들리는 큰소리로 "하도 커서 치켜 올려다보느라 목이 너무 아프다" 라며 귓속말을 하셨음.
우리 어머니는 키가 155라고 우기시는데 내가볼땐 150 초반임.
내가 초딩때 엄마의 키보다 커지자 어머니는 아이고 나는 내 자식들이 나보다 컸으면 했는데 소원성취했구나~ 하시더니
내가 20살 방학때 한국에 갔더니 예전보다 키가 더 큰거같다며 그만좀 크라며 구박을 하셨음
근데 사위가 키가 190이 넘어버리니까 나보고 너네 둘이 너무 꼭 붙어다니면 너무 커서 사람들이 위화감을 느끼니까 적당히 떨어져다니라고 하심 ㅋㅋㅋㅋ
본인 키가 171인가 신발벗고 재면 아무튼 170쯤 되는데 우리 엄만 어쩔때는 좋다고하고 어쩔때는 싫다고 함
그래놓고 남들한테는 우리 딸내미는 슈퍼모델처럼 늘씬하고 키가 크다고 하도 자랑을해서 엄마 지인만나는게 충격과 공포수준으로 꺼려짐.
난 그냥 큰거지 늘씬하지는 않거든요 ㅠㅠ
결혼하고 엄마랑 남편이랑 셋이 수족관에 놀러갔는데 엄마가 보라는 물고기는 안보고 자꾸 우리 남편 손이 까칠하다고 그러는것임.
그래서 엄마는 왜 남편 손만보냐고 그랬더니 "니 남편 손이랑 나랑 눈높이가 맞아서......." 라며 수줍게 말씀하심
사진찍어준다고 했더니 엄마가 손으로 이러케 이러케 부채질을 하면서 "씻다운!!" 이라고 함.
눈치 빠른 남편이 계단 두개 내려가고 무릎도 살짝 굽혀줌.
앞에서는 글케 말하고 주변사람들한테는 우리 사위는 만나고 싶어도 아무나 못만나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하도 자랑을 하시긴함. 전형적인 츤데레 어머니이심.





3. 연애 초반 남편한테 당신 부모님은 어디 사셔? 어떤 분들이셔? 이렇게 물어본적이 있었음
남편은 두분은 은퇴하셔서 어디어디 사시는데.. 사실 난 우리 엄마랑 이틀이상 같이 못지내 라는 말을 하는것임.
음 전형적인 독립적인 아들의 모습이군 싶었는데 며칠있다가 우리 부모님 보러갈래? 하고 물어봄.
그래서 비행기를 타고 시부모님댁에 급하게 가게 됨.
두분이 공항으로 마중을 나오셨는데 우리 시어머니는 남편을 보자마자 반갑게 끌어안으시고
우리 시아버님은 걍 나를 막 끌어안으면서 웰컴투 패밀리~~ 막 이러시는데 남편이 "아버지 수작걸지 마세요" 라면서 시아버지를 저지함 ㅋㅋㅋ
그리고 그렇게 2박 3일을 시부모님댁에서 보냈음.
다음날 아침 나는 평소와 다르게 일찍 일어나 거실로 가서 어머님께 인사를 함
남편은 아직 쳐자고 계셨음.
나는 원숭이가 덕지덕지 그려있는 잠옷바람채로 어정쩡하게 서서 어머님한테 뭐 도와드릴건 없냐 물어봄
그러자 어머님이 도와줄건 없는데 넌 어떻게 쟤랑 사귀니? 이러심
내가 싫으신가?? 설마 설마 하며 맘을 졸이며 네?? 하고 되물으니
"쟤 코고는 소리때문에 내가 잠을 설쳤어" 라며 나의 청력을 의심하심 ㅋㅋㅋㅋㅋ
그 얘기를 나중에 친정엄마한테 해드렸더니 엄마왈 "기골이 장대한 바이킹의 후손이라 코도 우렁차게 고는구나" 라고 하심. ㅋㅋㅋㅋㅋㅋ
하긴 예전에 지진나서 침대 밑 발판같은게 쿵 쓰러지는데도 모르고 나는 그냥 푹 잤다니까...
(그걸 또 안깨우고 걍 자라고 냅둔 어머니도 대단하심)




4. 우리 남편 회사에서 몇년전에 외국어 배우는걸 권장하는 취지로다가 로제*스톤 이라는 프로그램 무료 이용권을 뿌림.
당연히 남편은 한국어를 배우겠다며 나한테 떠벌떠벌 자랑을 함.
그리고 어느날.
내가 냉장고 옆에서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있는데 쪼르르 쫓아와서는 "무-를 마쎠요~~" 라고 하는것임.
나는 이인간이 그래도 한 단어씩 배우는구나 싶어서 잘한다 잘한다 하며 궁디팡팡을 해줬음.
며칠후. 집에오는 길이었는데 깜깜한 저 멀리를 가리키며 "푸릐~~~ 푸릐~~~" 라고 하는것임.
응? 뭐라고??? 하니까 또다시 "프릐~~ 푸릐~~" 라는것임.
무슨말인지 제대로 말해봐 라고 하자 grass (잔듸)가 한국말로 푸릐 라고 배웠다는것임.
그래서 내가 풀!!! 이라고 가르쳐주니까 나는 푸릐 라고 배웠는데 하며 입을 쭉 내미는것임.
뭐라고 배웠는데 앞뒤 문맥을 다시 말해보라하니까 "푸-릐~ 파뤠요~~" 라고 문장으로 말해줌.
그래서 ~이 는 접사니까 어쩌고 저쩌고 하다보니 지침. 그래서 걍 잘했다고했음.
집에 도착해서 남편을 물을 마시며 또 "무-를 마셔요!!" 라며 말함.
물도 무르 라고 말할거 뻔해서 정정해주기 지치니까 걍 잘했다고 궁디팡팡을 해줌.
며칠후, 남편과 좀 고급식당에서 외식을 하게됨.
남편이랑 막 수다떨고 있는데 남편이 갑자기 뭔가를 가르키며 "흐인새끼!!" 라고 함.
응?? 뭐라고??? 라고 하니까 또다시 흰새키! 라고 외침.
남편이 가리킨 곳에는 백인들이 테이블에 앉아서 스테끼를 썰고있는데 흰새끼라니 ㅠㅠㅠㅠ
나는 어디서 욕을 배운줄 알고 막 다그침. 나쁜말이라고 막 뭐라고함.
남편은 또 시무룩해하며 저 테이블보 white라고 중얼거림. 또 뭐라 배운거냐고 하니까 **이 흰색이에요 이문장임. (**이 뭐였는지 갑자기 기억이 안남)
아 놔 진짜
그래서 컬러 화이트는 흰색! 이라고 정정을 해주고 ~새끼라고 발음을 하면 안된다고 설명을 해주고있는데 웨이터가 음식을 들고 나타났음.
남편을 그 웨이터를 가르키며 "거문새키!!" 라고 하며 씨익 웃음.
웨이터가 흑인이었음. ㅠㅠ



(참고로 그 웨이터는 저희랑 무지 친한 친구임 나중에 내가 설명해주니까 친구가 남편한테 마더풔커 크래커라고 욕해서 쌤쌤됨)






5. 내 친구중에 한인 혼혈이 있는데 이름이 킴벌리 임.
킴벌리는 한국말을 99프로 못함.
물론 나도 대놓고 한국말도 영어도 잘 못하기때문에 이해함.
우리 남편이 하루는 킴벌리랑 킴벌리 남친한테 너네 coffee가 한국말로 뭔지 아냐고 물음.
둘이 응? 컾퓌 아니냐고 그러니까 겁나 자랑스럽게 우리남편이 "코피!!" 라고 함.
그리고는 copy도 코피라며 혼자 웃고 난리가 남.
킴벌리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orange juice는 한국말로 뭐게? 라고 되물음
남편은 갑작스런 반격에 할말을 잃음.
킴벌리의 남친과 킴벌리는 "오렝즤 즈우쑤~" 라며 입을 모아 외침.
셋이 뵹신처럼 막 웃고 난리가 남.
하지만 킴벌리는 아무래도 자신의 한국어 실력을 더 뽐내고 싶어나봄.
"난 한글로 내 이름도 쓸줄 안다~" 라고 자랑을 하며 이마에 내천자를 마구 뽐내며 냅킨에 또박또박 자기 이름을 씀.

김 벌 리

킴벌리의 어머니 성이 Kim 씨이심.
난 그저 웃느라 정정해줄 정신따윈 놓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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