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양자얽힘 실험에 관한 뉴스를 보고 만들어 봤습니다.
저는 전자예요
저에게는 일란성 쌍둥이 오빠가 있답니다.
평소에 우리 남매는 집, 학교, 카페, 극장 등등 여기저기에서 지내요
집 아니면 학교, 카페 혹은 극장에 있는 게 아니라
집에 있으면서 동시에 카페에 있으면서 극장에도 있어요.
누가 우리를 찾을 때에만
비로소 집 아니면 카페 등등에 모습을 드러내죠.
이 외에도 사람들이 우리를 보면 몇 가지 기이한 특성이 있대요.
누가 우리를 바라보면 몸이 부르르 떨리는 거예요.
특이한 거는 만약 오빠가 상반신을 떨면 나는 하반신이 떨리고요
내가 하반신을 떨면 오빠는 상반신이 떨려요
이 현상은 오빠랑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즉시 반응이 온다는 거죠.
조금 쉽게 설명하자면, 우리 남매는 눈에는 안 보이지만 뉴런으로 서로 연결되어있어요.
아마 우주 끝까지 서로 떨어져있어도 떨림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답답한 점은 이런 얘기를 들려주면 다들 말도 안 된다고 해요.
다행히 천재 물리학자인 보아가 코펜하겐에서 우리의 상태를 사람들에게 해석을 해줬어요.
“그게 ‘양자얽힘’이라는 건데,
당신들이 이해하는 것과 상관없이 전자의 여러 특성 중 하나다“라고요.
그 이야기를 들은 아임슈타인이 보아에게 화를 낸 적도 있어요.
짙은 안개가 끼면 사물이 뿌옇게 보일 때처럼
시력이 나빠서 전자의 위치나 움직임이 불확실하게 보이는 것이지
성능이 훨씬 더 좋은 안경을 쓰고 전자를 보면 기이하게 보이는 특성 같은 것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전자의 위치를 확률로밖에 진술할 수밖에 없다고 해도
그건 전자의 특성 때문이 아니라 아직 우리가 밝히지 못한 숨은 변수가 있어서 그런 것이니
더 이상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하지마라고요.
지금 우리 집 똥개를 보면서 슈타인이 한 말을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지금 내 눈에 보이는 똥개는 내 의식하고는 상관없이 지금 내 앞에 실재하고 있어요.
그건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하나의 객체로서 똥개는 시공간의 한 지점에 위치하는 것이지
내가 똥개를 보기 전에는 여러 장소에 ‘동시에’ 중첩하여 존재하다가
관측을 하는 순간 즉각 하나의 상태로 존재한다는 거는 내가 생각해도 말도 안 되죠.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똥개가 내 시야에서 사라져서 자기 집으로 들어가는 순간
현재 똥개의 존재는 확률로만 진술할 수밖에 없다는 건데 그 말을 누가 믿겠어요?
바꿔 말하면 내가 똥개를 보기 전까지는 똥개는 영원히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렇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실체란 결국 환영에 불과하다는,, 말도 안 되는 말이 되는 거지요.
광자만 너무 예뻐해서 그렇지, 소문대로 슈타인은 불세출의 천재인가 봐요.
내가 지금 달을 안 본다고 달이 사라지는 거는 아니잖아요?
그런데 보아 생각은 달랐어요.
그건 시력의 문제가 아니래요. 우리가 전자를 어떻게 이해를 하든,
아무리 좋은 안경을 써도 해결할 수 없는,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전자의 특성이래요.
보아 말을 들으면 또 그 말도 맞는 거 같아요.
사람들이 실재나 존재에 대해 어떻게 정의를 내리든
관측하기 전까지 나는 동시에 집에도 있고 학교에도 있고 카페에도 있어요.
“물질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것은 오직 지각된 것뿐이다.”라고 한
버클리 아저씨의 말이 나한테는 더 와 닿네요.
게다가 관측자가 들여다보기 전에도 입자들은 고유의 특성을 확실하게 갖고 있다는
슈타인의 관점도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하나의 가정이지 그걸 증명할 수는 없잖아요.
다른 관점에서 보면 우리 주위에는 여분의 숨은 차원들이 있고
그 차원들은 아주 작은 영역 안에 돌돌 말려 있기 때문에 우리 눈에는 안 보여요.
똥개는 여러 다양한 상태로 중첩되어 있다가 내가 관측을 하는 순간 분리되면서
다른 상태에 있던 똥개는 수많은 평행우주에 편입되고
그 중 하나가 내가 지금 보고 있는 똥개라는 생각도 해봐요.
우주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는 아주, 아주, 아주....... 작은 세계예요.
티끌보다도 작은 세계를 경험한 것으로,
마치 우주 만물 그 모든 것을 다 아는 척하거나 예단하는 것은 부끄러운 거예요.
말을 하다보니까 조금 길어졌는데요.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최근에 보아와 슈타인이 양자얽힘에 대해서 논쟁했나 봐요.
전자의 특성은 안경문제도 아니고 슈타인이 말하는 숨은 변수도 없으며
전자의 상태는 관측하기 전에는 오직 확률로만 진술할 수밖에 없고,
관측하는 순간에야 비로소 즉각 전자의 상태가 결정된다.
즉 어느 전자를 먼저 관측을 하든 관측하기 전까지는 상체가 떨릴지 하체가 떨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관측하는 순간 50% 확률로 상체든 하체든 떨림이 결정이 되고
그 신호는 즉각적으로 다른 전자에게 전해져서 반대의 떨림이 결정된다는 게 보아 주장이죠.
하루는 슈타인이 저에게 찾아와서 양자얽힘에 대해서 묻는 거예요.
우리가 일란성 쌍둥이라서 떨림 현상이 얽혀있다는 건 이해가 간다.
그러나 우리가 떨어지는 순간부터 오빠가 상체를 부르르 떨면 나는 하체가 부르르 등
떨림 현상은 이미 결정된 사실이고 관측행위는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서로 반대인지를
알려줄 뿐이라는 것이죠.
처음에는 슈타인의 말을 이해를 못했어요.
자기가 발견한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세상에서 광자가 제일 빠르대요. 그래서 광자는 절대속도인데
너희 남매가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누군가 너를 쳐다보는 순간
떨림이 상체든 하체든 하나로 결정되고
그 신호가 광자보다 빨리 즉각적으로 오빠에게 전해져서 부르르 떨 수는 없다는 거죠.
게다가 물리적 실체는 국소적이어야 하는데
원거리에서도 떨림 현상이 있다는 건 인과법칙에도 어긋난다는 것이고요.
결국 슈타인은 우리의 떨림 현상으로 보아의 주장이 엉터리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죠.
슈타인이 가고 나서 오빠와 상의했어요.
우리가 직접 실험을 해보자고요.
그런데 여러분도 알다시피 절대적이라는 말은 비교불가잖아요.
절대자를 앞에 두고 내가 더 전능하다거나 우리 둘은 거의 같은 완전체다
등등 시 건방을 떨면, 하나님이 나를 지옥에 끌고 갈 거라는 걸 잘 알거든요.
그래서 광자에게는 구체적인 내용은 비밀로 하고 데이트 약속을 잡았어요.
그런 다음에 시계 두 개를 사서 오빠랑 시간을 맞추고
서로 반대방향으로 광자 속도로 정확히 1시간거리만큼 이동을 했어요.
당연히 광자가 초속 30만km로 달리는 거로 계산해서요.
지금 오빠랑 같은 속도로 이동했으므로 시계는 둘 다 정확히 같은 시간을 가리키겠죠?
그리고는 광자에게 전화를 했어요.
내일 정확히 열두시에 보자고요.
떠날 때 먼저 오빠를 보고 바로 출발하라고요.
내 계획은 이래요
광자가 평소에 자기가 엄청나게 빠르다고 자랑하고 다녔으므로
광자는 오빠를 보자마자 바로 출발하여 나한테 달려올 것이고
광자가 오빠를 보는 순간,
오빠는 위든 아래든 몸이 부르르 떨림과 동시에 난 광자가 떠난 사실을 알게 되겠죠?
그리고 광자가 엉뚱한 말을 하면 오빠 만나서 정확히 광자가 출발한 시간을 확인하려고요.
지금 날이 밝아서 오전 10시인데요.
갑자기 막 결과가 궁금해지네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1. 광자는 1시간 거리를 감안해서 11시(오빠시계)에 출발, 12시(내 시계)에 도착한다.
- 내 몸의 떨림은 광자보다 빠르게 전해지므로
나는 11시에 출발한 광자가 열심히 달려오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2. 광자는 1시간 거리를 감안해서 11시(오빠시계)에 출발, 12시(내 시계)에 도착한다.
- 이 경우 광자속도로 달리면 시간이 정지하므로
나는 광자가 달려오는 모습은 볼 수가 없고 단지 12시에 도착한 광자만 볼 수 있다.
3. 광자는 정확히 12시(오빠시계)에 출발해서 12시(내 시계)에 도착한다.
- 광자속도로 달리면 시간이 정지하는 걸 광자 자신이 잘 알고 있으며
나는 광자가 달려오는 모습은 볼 수가 없고 단지 12시에 도착한 광자만 볼 수 있다.
4. 광자는 정확히 12시(오빠시계)에 출발해서 1시(내 시계)에 도착하지만
광자는 자기가 찬 시계(특수 제작된 질량이 0인 시계)를 보여주면서
12시에 도착했다고 우긴다.
* 덧붙여서, 오빠가 광자(오빠시계 12시 출발)를 쫒아서 달려왔을 때,
5. 오빠는 광자보다 빠른 떨림 현상으로 달릴 것으로 예상해 보면
시간에 상관없이 광자보다 빨리 도착할 것이다.
6. 내 시계가 오후 5시를 가리키고 있다면
오빠시계는 오후 12시에서 5시 사이를 가리키고 있을 것이다.
7. 내 시계가 오후 5시를 가리키고 있다면
오빠시계는 오후 1시에서 5시 사이를 가리키고 있을 것이다.
8. 우리 남매는 서로를 향해 등속운동을 하고 있으므로
내 시계가 오후 5시를 가리키고 있다면 오빠 시계도 5시를 가리키고 있을 것이다.
9. 벨과 아스페 등 일련의 실험에 따르면 내가 오빠한테서 받은 신호는
광자보다 빠르게 전달되므로 나는 광자한테서 과거로 가는 여행티켓을 받는다.
10. 내가 광자보다 빨리 오빠한테 신호를 받았어도 그것은 유의미한 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특수상대성원리에 어긋나지도 않으며 따라서 시간여행은 할 수가 없다.
단 최근의 실험에서 파동이 같거나 거의 비슷한 수십억 개의 입자들이 관련된
양자적 중첩 실험이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온 것을 볼 때 미래에는 가능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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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배려심 많은 광자라면 1번, 이기적인 광자라면 4번
그리고 7번과 10번이 맞다고 생각되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보세요?
그리고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 학교를 다녀서 수학은 까막눈입니다.
주인을 배려해서인지 수식이 들어간 문장은 뇌가 알아서 추상화로 해석을 해요^^.
아랍어 들여다 볼 때의 기분 잘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