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적응하느라 막막하고 고단한 마음에 여행이 더 그리워지네요
여행과 영화를 좋아해서 지난 달 파리에 갔을 때 혼자서 산책하고 극장에 들러 영화를 봤었는데
그 순간을 원동력 삼아 열심히 살고있습니다^^
저는 13구에 있는 한인민박에 숙소를 잡아두어서 마침 극장이 있는 12구 베르시까지는 걸어서 십오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가는 길에 운이 좋게도 작은 시장이 열려있었어요.
파리에서 처음 본 납작 복숭아. 꿀맛!!
베르시 다리를 건너서 조금 더 걸으면 베르시 공원이 나옵니다.
꽤 큰 규모의 공원인데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인 자체가 별로 없었어요.
아침 열시 쯤 갔는데 무척 한가로웠습니다.. 오후가 되면 가족단위로 산책을 많이 나와서 아이들 뛰어노는 소리로 공원이 가득 찹니다.
친구랑 관광지를 위주로 돌아다니다가 혼자서 이 곳에 오니 진짜 파리 여행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이 날따라 햇빛이 참 따뜻해서 걷기에 좋았습니다.
공원 중심 연못에 새를 위한 의자와
작은 에펠탑이..
주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낯익은 축구공이 베르시 공원에도 있네요.
따뜻한 햇빛과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너무 일찍 간 바람에 극장이 아직 문을 열지 않아
근처 카페에 들러 아침을 먹었습니다.
가게에는 라디오 소리와 직원 아저씨가 흥얼거리는 휘파람 소리가 흥겹게 가득 차 있었습니다.
새로 일을 시작하면 나도 저렇게 휘파람 불며 일하면 좋겠다, 했는데
일 시작한지 한달째, 벌써부터 마지못해 출근하는 것이 참 슬프네요.
극장 옆의 회전목마.. 파리에는 회전목마가 참 많았습니다.
드디어 왔다, 파리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었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이 날엔 마침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상영되어서 일본어의 영화를 프랑스어 자막으로 보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ㅋㅋ
이 날 가슴이 벅차도록 행복해서 다음 날 또 가서 '작은 푸가'라는 스위스, 프랑스 합작영화를 보았어요.
역시나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지만 행복했어요.
파리는 별거없이 더럽고 불친절한 도시라는 악평도 있었지만
저에게 파리는 또 다른 여행을 꿈꾸게 하는, 힘든 나날들을 견디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고 있네요.
지금 여기보다 다른 어딘가에 있는 무언가가 간절한 분들
다들 힘내셨으면 합니다!
고단한 하루 하루지만 다들 기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