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야... 학교생활은 잘하고 있니? 학기초라서 많이 바쁘겠네. 술마실 일도 많을테고....재밌게 보내라. 술은 자제할 수 있을 만큼만....적당히 마시고...맘에 드는 남자 생기면 사귀기도 하고 해라...다른 남자 만나지 말라고는 말 안한다....아니 이제 말 못하지....남자도 많이 만나보고 힘들면 오빠도 찾아주라...오빠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기다리는 거밖에 없네...학원 다닐때 생각난다...그동안 많이 차였어도 견딜만 했는데...지나 안으면 한없이 포근했는데... 지나몸에 체취만 맡아도 맘이 편안해지곤 했는데...... 아나? 지나한테 사랑한다는 말 할때마다 늘 가슴 한구석이 아팠던거...그래서 더 자주 사랑한다고 말한 거 같다... 오늘은 혹시나 지나입에서 사랑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도 하고...지난 잘자란 말도 거의 안 했었는데... 간혹 오빠도 잘자~할 때면 그날은 신기하게도 편하게 잠이 잘왔었지..ㅋㅋ 같이 있을 때 늘 웃는 모습 보였어도...내가 지날 사랑한 만큼...그만큼은 지나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거 느껴졌었다. 그래도 지나가 곁에 있단 것만으로도 오빤 무지 행복했었다... 오늘도 방 청소하다가 지나 머리카락이 눈에 보이더라...왔다간지 벌써 꽤 됐는데...휴지통에 버려야 할 머리카락을 나도 모르게 서랍속에 넣었다..어느새 10개가 넘었더라...글 읽고 또 바보같다고 하겠네... 쓰다보니 주절주절 말이 많아졌네...지나도 힘들텐데....미안 오빤 언제까지고 이렇게 있을테니까 언제가 되든 연락해줘...가끔 미치도록 보고싶고 목소리라도 듣고 싶을땐...참을께.. 그러다 정말 죽을거같으면 그때 전화할께...받아달라고는 안한다...그냥 전화만 해도 꽤 진정은 될테지... 오빠한텐 지나를 잊는 거보다 기다리는 게 훨씬 더 쉬운 일이라 기다릴 수밖에 없네....이런 오빠 이해 좀 해주라...미안하다.
여기까지가 제가 쓴 메일입니다. 답장이 오더군요..
오빠한테 비교도 안 되겠지만 나도 힘들더라
그래도 솔직히 요즘은 바쁘게 지내서 그런지 처음보단 훨씬 낫다
이러다보면 나중에는 정말 괜찮아질거 같다
그래서 오빠한테 미안하기도 하지만...
나는 그렇다고 오빠한테 얘기해주고 싶다
그게 오빠가 날 잊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하는 기대도 가지면서...
오빠한테 문자도 전화도 나는 할 수가 없다
이렇게 메일 쓰는것도 많이 망설였거든
그렇게 되면 오빠는 나랑 이어진 끈을 절대 놓지 못할거 같아서...
어떻게든 연결된 느낌을 가질테니까...
솔직히 오빠 마음까지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순 없는거지만 난 그래도 그거 싫다
늘 마음 한구석이 아플거 같다
오빠가 그냥 좋은 동생으로 친구로 지내자고 했을때 썩 믿겨지진 않았지만
정말로 그랬으면 하는 바람으로 오빠말 믿고 싶었던거다
그러기로 하고서는 오빠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난 훨씬 마음이 편했는데...
진짜 그렇게 지낼수 있을거 같아서 정말 좋았었는데... 결국은 이렇게 돼버렸네
오빠가 보낸 메일 읽고 또 맘이 넘 아프더라
오빠는 늘 내가 생각하는것보다 더 날 사랑하고 있다는게 한번더 느껴져서...
다시한번 말하지만 절대로 내가 돌아오길 기다리지마라 그런일은 없을테니까...
그리고 오빠가 나에 대한 마음 정리하기 전에는 오빠 볼 생각도 없다
평생 날 잊지 못 한다면 평생 안 볼꺼고...
언젠가... 오빠한테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날 봐도 아무렇지도 않을때 그때쯤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