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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111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메시in맨유
추천 : 0
조회수 : 234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1/01/24 18:57:33
요즘에 전 곱등이를 마니 못보는데,
옛날만 해도 곱등이가 방구석을 텨다니고는 했죠
그 당시만 해도 곱등이가 귀뚜라미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맨손으로 잡아서 데리고 놀고 그랬죠.
아마 유치원때였던 것 같습니다.
당시 전 감기에 걸려 골골대고 있었죠.
그때였습니다.
곱등이 한마리가 툭툭 튀어오르더군요.
전 보다가 너무 신기한 맘에 곱등이를 손으로 잡았습니다.
근데 잘못잡아서 그런지 다리 한짝이 떨어지더군요.
전 너무 불쌍해서 치료라는 명목으로,
손바닥만한, 그 90년대 까지만해도 500원에 팔던
조립식 장난감 상자에 휴지를 깔고
곱등이를 집어넣어줬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뚜껑을 닫아줬죠.
그리고 매일매일 뚜껑을 열어 멀쩡한가 확인을 해줬습니다.
그리고 이틀정도 지났을 때 곱등이 한마리가 또 나타나더군요.
전 너무도 곱등이를 사랑했던 나머지 그 놈 역시 잡아서 그 상자에 넣어줬습니다.
너무 뿌듯했죠.
애완동물 비슷할까요.
저만의 친구를 갖게 된 기분이란 너무 뿌듯했습니다.
그렇게 그 해 겨울에만 그 상자에 모은 곱등이 수만 합쳐도
열 서넛은 될 듯 합니다.
생각해보면 저야말로 진정한 악의 전도사였죠.
어쨌든 그렇게 그해 겨울이 지나고 상자를 보니,
곱등이가 한마리도 남아있지 않더군요..
전 너무 슬퍼서 엉엉 울었습니다.
그렇게 저와 곱등이들의 우애는 사라져버리고 만 것입니다.
그해 겨울은 그렇게 따뜻하고 씁쓸하게 지나가버렸습니다.
요즘 곱등이 혐오글이 올라오는데,
놈들을 손바닥에 올려두고 자세히 살펴보신 적 있나요.
동글동글한 몸집에
까만 줄무니, 반투명한 껍질,
큰 뒷다리, 긴 더듬이.
생각만해도 귀엽지 않나요.
곱등이는 그렇게 험악한 생물이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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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봤는데요.
말은 저렇게 했어도, 전 지금 곱등이가 무서워요.
다행히 이 집에는 곱등이가 없죠.
근데, 예전 살던집도 곱등이 밭이었는데,
어느날부터 없던데요??
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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