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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글 보고 양성애자로서 갖고있던 생각 써봅니다.
게시물ID : gomin_11153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WlqY
추천 : 10
조회수 : 284회
댓글수 : 106개
등록시간 : 2014/06/09 13:16:33

일단 저는 양성애자인 여자구요.
다른 사람들처럼 딱히 성정체성에 혼란을 가진 시기도 없이 꽤 어릴적부터 자연스럽게 스스로 양성애자라고 생각하고 자랐습니다.

혼란을 가진 건 오히려 머리가 다 크고,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기 시작할때 였던 것 같네요.
저한테는 너무 자연스러웠던 거라 다른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한다는 것 자체에 대해 좀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 같아요.

뭐 그거야 성소수자들이라면 누구나 있는 면이라고 치고,
아니 오히려 저는 이성애자들로에게 받은 상처나 그런 건 별로 없는 편이지만..
저에게 가장 충격적이었던건 베오베글에 올라왔던 것처럼 같은 성소수자인 동성애자들로부터의 차별이었습니다.




'박쥐같다'라면서 싫어하는데
볼때마다 어떻게 저게 같은 성소수자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설마, 했는데 실제로 그런 말을 내뱉는 사람을 몇번이나 봤고
심지어 모 방송에서 허지웅이란 기자가 "게이친구들이 많이 있는데, 그들사이에서도 양성애자들은 박쥐같다며 싫어하더라"라고
얘기하는 것 까지 들으니 얼마나 그런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은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더군요ㅎㅎ..

동성애를 이성애자들에게 설명할때 많이들 그러지않습니까.
똑같이 '사람'을 사랑하는 건데 뭐가 다르고 어떤 성별을 사랑하던 그게 무슨 상관이냐.
그런점에서 양성애자가 진짜 여자든 남자든 상관하지않고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들인데...

솔직히 양성애자인 제 입장에서는 (모든 양성애자들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어떻게 사람을 남자만 좋아하고, 여자는 아무리 사랑스러워도 좋아하지않고 그렇게 감정에 구분이 생기는건지 이해할 순 없지만
그건 저와 그들이 다르기때문에 알 수 없는 것일뿐, 저는 그들을 배척하거나 혐오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좀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결혼적령기가 돼면 양성애자들은 다 이성애자랑 결혼하더라, 라는 일반화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런 일반화로 인해 양성애자들을 배척하는거라면
이성애자들이 동성애자들은 섹스파트너를 50명쯤갖고있대, 라며 말도 안돼는 일반화하며 말하는것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네요.

자신의 양성애자 연인에 대해 -대부분 주위에서 부추기는-그러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면 충분히 이해할 순 있습니다.
그건 그 양성애자가 자신의 연인을 더 배려하고 안심시켜줄 일이라지만..
내가 자기 애인도 아닌데 바이포비아라는듯이 구는 사람들은 그저 황당할따름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결혼적령기의 결혼이라던가 하는 것은 양성애자에게만 국한된게 아니라, 성소수자라면 모두 그런 벽에 부딪히지 않나요?
웹툰 305호가 성소수자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건 그게 '백합'이라기보단 '퀴어'물인...그러니까 현실에서도 그다지 멀지않기 때문이지요.
베오베 글의 어떤 분이 말하셨듯이 그건 그들이 가해자라기보다 이성애자사회에서의 피해자인거라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물론 애초에 결혼은 이성과 할 생각으로 젊은 시절에만 무슨 놀이하듯 동성애인을 만든 사람이라면 저도 혐오하겠지만
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가지고 구지 성소수자의 길을 택하는 사람이 많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양성애자인걸 행복하게 받아들이며 사는 편이지만,
성소수자인것으로 인해 상처받고 무너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봐왔으니까요.
정말 그렇게 가벼운 마음이었다면 그런 시선이나 불편함을 참으면서 이 길을 구지 선택할까?에 대한 의문이 큽니다.
그래서 저는 마지막에 결국은 그런 선택을 하게 되는 그들조차 비난하기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어쩌다보니 글이 좀...특히 동성애자들을 향해 날카롭게 써진 것 같지만...
홍석천님이 어느 프로그램에서 이성애자들이 나에 대해 뭐라고 말하든 상관없어도,
같은 동성애자들이 나를 욕할 땐 정말 죽고 싶었다고...그런 말을 했었는데
양성애자도 성소수자이기에 같은 성소수자인 동성애자들에게 좀 더 친밀감을 느끼고, 더 많은 애정을 느끼고 있는데
내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마저 배척받는 느낌은 절대다수인 이성애자들에게 배척받는 기분보다 더 많이 슬프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양성애자든
사실 어디서든 다들 치이고 차별받고 아픈데 구지구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가며 특정 그룹을 매도하고 미워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요.
물론 나쁜마음을 가진사람들이 이세상에는 참 많지만, 그래도 그렇지 않은사람들도 많기에
못된사람들로인해 그렇지 않은사람들이 배척당하고 상처받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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