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매스컴에서 일본인(극우)들의 독도침탈 야욕이나 재일동포들에 대한 차별주의를 접하며
일본시민들의 침략역사에 대한 몰지각함이나 반성없는 태도들에 격분하곤 하지만
우리도 어떤면에선 그들과 다를바가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일제가 우리민족에게 씻을 수 없는 만행을 저질러
깊은 상처를 남겼으나,
우리가 베트남에 가서 저질렀던 일들도 그와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들 대부분은 월↘남↗에서 돌아~온 새까만 김상사♪ 들이
베트남에서 무슨짓을 하고 돌아왔는지 잘 모르지만
베트콩(공산세력병력)의 은신처로 낙인찍은 마을은
애어른 할것없이 잔인하게 학살하고 젊은 여성들을
강간하고 살해하는등 아주 흉악한 짓을 했던것 또한 엄연한 사실입니다.
당시 그들에게 무차별 학살을 자행하는 한국군의 태극기는 공포와 혐오의 대상이었을겁니다. 우리가 욱일승천기와 일장기를 보면서 일제의 만행을 상기하듯이요
전쟁이란 원래 그런것이다
매너 따져가며 하는 전쟁이 어디있냐라고 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은 없다만,
최소한 우리 교과서에도 이러한 한국군의 흑역사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봅니다.
그것은 자학이 아닌 반성입니다. 그것을 할 수 없으면
우리는 일제의 악행에 대해서 일본인들더러 사과하라고 요구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로인해 피해보상을 요구하면 니가 대신 내줄거냐는 엉뚱한 소리는 닥치시고
우리의 과거 정권이 잘못해 피해를 본 이들이 있으면 국경과 시대를 가리지 않고 보상하는게 당연합니다.
물론 한국의 월남전 참전은 박정희가 미국에 참전하고싶다고 졸라서 수차례의 거부 끝에
수락을 얻어내어 그로인해 무기를 지원받고 경제적 이득을 취했음으로 일개 국민들까지 모두
그 책임을 물어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것은 일본인들도 마찬가지로 하는 말입니다.
조선침략은 군부와 일왕의 명에 따라 했던 것이지 우리들의 의사는 아니었다고 말이죠.
월남에 파병한 한국은 남베트남의 지원요청에 의한 것이었고
미군과 동맹군의 군사시설 사수가 주된 목적이었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는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으며 그 증거는 아직도 현지에 그리고 기록문서로 많이 남아있습니다.
이것은 본필자의 개인적인 경험담입니다만
제가 어릴적 같은반 친구의 집에 놀러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엄마가 없는 아이였습니다. 집은 청소가 잘 되어있지 않아
먼지가 쌓여있고 여기저기 찌든때가 눌러붙어있고 집 곳곳에
치우지 않은 소주병이 널부러져 있었는데 퀭한 눈에 뼈가 드러날 정도로 앙상한
그 친구의 아버지는 우리 아들이 집에 친구들 데려왔다고
와주어서 고맙다면서 눈물흘리던 상황이 벌어졌던 기억이 남아있는데
그땐 너무 어려서 그게 무슨 의미였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참고사진입니다)
하지만 이제와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친구의 아버지는 월남참전(파병) 용사였고, 전쟁의 후유증과 트라우마로
심신이 피폐해져서 하루하루를 죽지못해 살아가는 아주 위태로운 상황이었던 겁니다.
그리고 장롱 옆에 반납되지 않고 세워져 남아있는 연갈색 칼빈총은 전선을 이탈했던 탈영병일지도 모름을 암시했던 것이고
그 친구의 다소 이국적인 외모는 베트남 여성 사이에서 낳아서 데려온 혼혈아일 가능성이 높은것이겠죠.
아이에 대한 부족한 환경이나 보살핌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는지
용돈이라도 많이 주어서 보상해주려 했는데 그 대부분은 군것질 오락실 장난감같은데 쓰였고
저는 그게 마냥 부럽기만 했으니 부끄러운 일이죠.
그후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가족이 다른곳으로 이사를 하며 그 친구와는 자연히 관계가 끊어졌고
그 부자는 지금 어떻게 사는지 모릅니다. 어쩌면 그 후의 긴 시간동안 어딘가에서 한번쯤은
스쳐지나 갔을지도 모르나 서로 너무 달라진 모습에 몰라봤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나저나...
요즘에도 중고등학생들 한 학생 잘못하면 반전체로 기합주거나 때리는진 모르겠습니다.
그거 진짜 일제가 심어놓은 악습인데..
.
아무래도 과거와 다르게 외동이나 두세자녀만 낳는 추세고 사람들 인식도 달라져서
과거보단 덜하리라 예상되긴 하지만, 저때만해도 때리고 맞고 인신모독당하고 했던게
만연했던 세대고 제 또래의 사람들이 어느덧 선생이고 어른이 된 사회다보니
아직도 어딘가에선 저러한 악습이 벌어지고 있음을 직감하게 되는데, 책임을 통감합니다.
강남대에서 조교에게 인분을 먹이고 폭행한 사건.
가해자 장호현 교수와 과장 정에스더
그런 교육이 아닌 길들이기가 이어지는 한
왕따와 관심사병 문제는 끊이지 않을거라고 봅니다.
폭력을 당하거나 목도한 이들은 폭력을 학습하고
언젠가 폭력을 휘두르게 되기 마련이죠.
이렇게 굴려지고 얻어맞으면서 체벌에 대한 공포와 부당함에 대한 저항은
점차 무감각해지고, 어느샌가 자신도 약자들에게 똑같이 그 권리를 행사하게 되는 현실은
어릴적 봤던 전쟁 후유증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둔 친구를 떠올릴때와 같은 심경에 빠지곤 합니다.
우리의 부끄러운 역사에 대한 통렬한 반성은 커녕 알지도 못하거나 외면한다면
누구를 욕할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