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솔로였던 저에게 호감을 표하며 다가온 사람이 있었습니다.
같은 공부를 하기에 학원에서 만나게 된 사람입니다.
학원 끝나고 고시원으로 가는 방향이 비슷해서 친해졌고,
두 달 동안 점점 더 가까워지면서 많은 얘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전에 만났던 사람과의 힘들었던 점-주로 연락문제였어요-을 얘기하면
마치 제 마음에 들어왔다 나가기라도 한듯이 많이 공감해주고 이해해주었어요.
그래서 더 끌렸었던 것 같습니다.
5년 전의 헤어짐 이후로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지 못했는데
저를 이해해주는 이 사람에게 조금씩 다가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만남을 시작한지 한달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 연락이 잘 안돼요.
물론 이 사람도 저도 공부를 하고 있기에
평범한 연인들만큼 연락을 할 수 없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아침에 한 번 문자 하고 휴대폰을 꺼 둬요.
아침에 문자하는 것도,
제가 '하루의 시작과 끝은 알고 싶다. 언제 일어나고 언제 잠드는지 공유하고 싶다.'
이렇게 몇 번 이야기를 하고 나서야 겨우 보내준 거예요.
제가 답장을 보내도 연락이 없어요. 당연하죠.
본인이 아침에 문자 보내고 꺼두니까요.
제 문자를 언제 보는지- 아니, 보기는 하는건지-
못봐서 답장이 없는건지, 봤는데도 답장이 없는 건지 알 수가 없어요.
거기다 요즘에는 학원에 같이 가지도 않고 학원이 끝나도 따로 각자 고시원에 가요.
그래서 대화할 시간도 없어요.
시간은 없을 수도 있죠. 문제는 시간을 낼 노력을 안하는 것 같다는 거예요.
학원 끝나고 고시원에 가도 잘 들어갔는지 먼저 연락하지도 않아요.
결국 이 사람은 저에게 아침에 문자 보내고 휴대폰 꺼 두고,
학원에서 얼굴 보고(그냥 같은 강의라 마주치는 정도예요),
고시원에 가서도 연락이 없고, 이게 다입니다.
주말에 학원 안가는 날은 더 해요.
그나마 마주치면서 보던 얼굴도 못봐요.
쉬는 날에는 방에서 공부하다 자가다 인터넷 하고 못 본 TV 프로그램 챙겨보고 싶대요.
원래 자기는 휴대폰을 잘 보는 성격도 아니고 공부하면서부터는 자주 꺼두고 지냈대요.
만나는 한달 동안 저에게 전화한 건 열 손가락 안에 꼽아요.
연락이 이렇게 안되는 것이 너무 힘들어요.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연락 안되는 것이 이 사람의 마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일까봐 겁이 나요.
공부하느라 바쁘면 연락이 안 될 수도 있고 시간이 없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공부만 하는 것도 아니고 그 시간에 다른 것들은 하는데 저를 만날 시간만 아까워 보여요.
제가 우리 요즘 너무 대화도 없고 연락도 없어서 마음이 섭섭하다고 하면
지금부터 이러면 나중에는 가관이겠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요.
제가 너무 많이 바라는 것일까요...
일방적으로 제 편을 들어서 이 사람을 욕해달라고 올리는 글 절대 아니에요.
5년 만에 하는 연애라 제가 뭘 잘못하고 있는 것인지,
한 번쯤 이 사람에게 진지하게 말해봐도 될만한 것인지,
다른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고 싶었어요.
이 화창한 오후에 저도 행복하고 싶네요.
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 꼭 행복한 사랑하시고 사랑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