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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의 남자인 친구때문에 생이별할 위기에요.
게시물ID : bestofbest_1116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mppa
추천 : 472
조회수 : 71195회
댓글수 : 18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3/05/26 10:13:28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5/26 07:39:52

1. 저와 여자친구


저희는 나이가 대여섯살 차이나는 30대커플이에요.

커플이지만 그 사실이 문제의 핵심이니 무턱대고 증오하진 말아주세요ㅠ


저랑 여친은 단 한가지 문제만을 제외하면 정말 잘맞아요.

아니, 잘맞는것도 있겠지만 참 좋은 사람입니다. 이해심있고, 배려할줄아는,,

그리고 믿을만한 사람입니다. 바람같은거 안필거라는거 압니다. 제 손모가ㅈ..


그리고 저는 상남자에요.

다른게 아니고, 뭐 의처증류의 그런 면 있잖아요. 그런게 전혀 없어요.

뭘 남자애 만난다고 나한테 허락을 받냐. 난 믿으니까 편하게 하라는 주의거든요.

오히려 그러다 '오빠는 날 좋아하긴하는거야?'는 식의 섭섭함을 느끼게 한적이 많죠.

 

2. 문제의 소재


지금의 여친은 오랫동안 알고지낸 남자인 친구가 있습니다. 10년이상된 친구에요.

여친집은 지방이고 그 친구남자는 아직 그곳에 살고 있답니다. 여친과 저는 서울에 있구요.


여친 성격이,,, 무슨 일이든 누군가와 공유해야 하고,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안정감을 느끼나봐요.

그렇게 연락하는 절친이 몇 있는데 그 중에서도 그 친구남자랑 제일 친한것 같더라구요.

잘들어주고 같이 걱정해주고 일생기면 발벗고 나서주는..

거기다 여친 부모님도 그 친구남자를 잘 아십니다.

그런만큼, 첨엔 신경안썼습니다. 담에 서울오면 같이 한번보자고 할만큼요.

 

3. 갈등의 시작


어느날 좀 찜찜한 소리를 들었어요.

그 친구남자가 서울을 오면 여친집에서 잔다는거에요. 원룸인데요.

둘이 당일치기가 아닌 여행을 간적도 있답니다.

그래서 안좋은 소리를 좀 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남녀잖냐고. 절대 아무일없으리라는 보장있냐고.

그랬더니 '뭔 짐승도 아니고, 그렇게 밖에 생각못하냐고' 하더군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서른이 넘었는데 사람들 보기 떳떳하지 못한건 안하는게 낫지않냐고

대충 그렇게 넘어갔습니다.


몇달전 그 친구남자가 서울에 결혼식이 있어서 왔어요.

제가 그랬습니다. 정 너희집에서 술마시다 잘거면 언니하나 끼워서 셋이 놀다 자라고요.

그건 괜찮은거냐며 화색을 띠더군요.

전 그날 다른일이 있었고, 솔직히 그 친구남자를 보고싶은 생각도 없었어요.

그런데 그 언니가 하필 그날 급한일로 약속을 취소했고, 결국 둘이 여친방에서 술마시게 됐어요.

친구남자는 먼저 취해서 뻗어자고, 여친은 밖에 나가서 다른 친구랑 밤새 술을 마셨답니다.

만약 같이 취했다면 또 한방에 둘이 자게 되는 사건이 일어났겠죠.

그날부터 이 친구남자만 생각하면 괜히 열받고 짜증이 나더군요.


근데 뭐라 딱 꼬집어 말하기가 애매합니다.

원론적으로 '친구'잖아요. 그것도 저보다 훨씬 더 오래 알고 지냈고 부모님도 알고 계시는..

그리고 절 배신하거나 하지도 않을거라는건 분명해요.

하지만 제 관점에서는 그런 각도의 문제가 아니라 '적절하지가 않다'는 겁니다.

문제는 그 부적절이라는 게 지극히 주관적일수 있어서 애매한거죠.

 

4. 지방 집에 내려간 여친


여친은 지금 무슨 일이 있어서 몇주를 지방에 있는 집에 가 있습니다.

딱히 일때문에 간건 아니기 때문에 그냥 쉬거나 도서관가거나 하면서 지내는데,,

다른 친구 만나는 날을 빼고는 거의 매일 그 친구남자를 만나더군요.

저녁에 통화할때마다 '그 친구랑 오늘 뭐했고 뭐했고'

하루는 그 친구남자가 출근하면서 밥해놓고 나갈테니 자기집와서 밥먹고 가라고 했다네요.

듣다보니 짜증이 솟구쳐 버럭 화를 냈습니다.

앞으로 나한테 그 친구 이야기 말라고.


예전에 들었던 내 상식밖의 이야기로 그 친구가 각인이 돼서 그런지 정말 듣기 싫다.

이제는 그 사람 자체가 싫어졌다.

친구든 뭐든 지금 만나는 상대방이 어느 정도 이해가능한 범위에서 뭔가를 싫어한다면

그건 자제해줘야 하는거 아니냐.


이해할수 있다고 하더군요.

합의사항은 서로 집에 드나들지 않는것.

밀폐된 공간에 둘만 있지 않는것.

그 친구에 관한건 앞으로 나한테 이야기하지 않는것.


자괴감 들더라구요.

사귀는 사람한테 피곤하게 구는, 집착하고 구속하는 그런 사람이 된 것 같아서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그 친구 이름이 등장하고 저는 또 참아가며 그렇게 지내왔습니다.

그럴수밖에 없는게 대부분 만나는게 그 친구고, 저랑 통화로 서로 일상이야기 하면 어쩔수가 없더군요.


한번은 여친이 그 친구남자에게 이유없이 짜증을 부려서 싸웠답니다.

남자들은 편드는 것보단 잘잘못을 가려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이번만큼은 여친 편들어서 그 친구 귀에서 피가 철철 나도록 같이 욕해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른이니까, 모양빠지는거 싫어서, 여친한테 그러는거 아니라고 기분상하지 않게 타일렀죠.

속은 썩어 문드러질라 그러는데.

 

5. 이번에 벌어진 사태


그저께 금요일, 파국이 될지도 모르는 사건이 터졌습니다.


둘이 이통사가 다르다보니 할인카드를 서로 바꿔 갖고, 본인건 어플을 통해서 쓰고 있어요.

근데 저한테 말도 없이 그 친구남자한테 제 카드번호를 알려줬다는 겁니다.

미리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건 문제가 아니지만 '그 친구에게 줬다는 게' 참을 수가 없더군요.

제가 폭발해버렸습니다.

 



카톡캡처를 올리자니 그림판다루는것도 능숙하지 못하고 해서 타이핑해서 올려요.

개인정보 등의 문제로 단어 몇개 각색했습니다.


나 : 슬슬 짐챙겨서 가볼까

여친 : 아! 친구한테 오빠 통신사카드번호 알려줬어
 괜찮지? 잘다녀와

나 : 그친구?

여친 : 친구

나 : 친구누구?

여친 : 재밌게 놀다와^^

나 : 대답안해?

여친 : 냉큼챙겨서 룰루랄라 잘다녀오세욤♡

나 : 아 짜증나네

여친 : 짜증내지마

나 : 서울오면 카드 교환하자

여친 : 그러지마

나 : 그냥 너걔랑 사겨라

여친 : 헤어지잔 얘기야?
 전화받아

나 : 지금은 통화 못하겠다 서울오면 연락하자

여친 : 일주일간 연락 안하겠다고?
 이게 지금 그럴정도의 일이야?
 별것도 아닌일인데 넘 감정적으로 반응하는것 같아
 답답해!!!!!!!!!!
 뭐라고 말좀해봐

나 : 지금까지 몇번을 말해줘도 알아먹질 못하는데 너 그만만나든가 생각해봐야겠다
 서울오면 연락하자

여친 : 우리는 오빠가 그만 만나자면 헤어지고 계속 만나자면 유지되는거네? 그럼 난 뭔데
 내가 오빠를 아무리 아끼고 좋아한들 아무 소용이 없네
 빨리 결정해서 알려줘 사람 속태우지말고

나 : '난 니가 아무리 싫어하든 말든 얘랑 계속 이렇게 지낼테니까
 참든가 헤어지든가 알아서 하라'는게 네 태도였고
 그렇게 싫어하는거 알면서 거기있는동안 요만큼도 만나는 횟수를 줄인다거나 그런거 없었고
 둘이 싸웠다고 나한테 징징대질않나

여친 : 고친다고 노력한다고 했잖아
 사람이 하루아침에 쉽게 바뀌냐고

나 : 카드같은거 아무리 사소해도
 상대방한테 미리 양해구하는게 '예의'라고 알고있는데
 하물며 카드주인이 그렇게 싫어하는 상대한테 그걸 맘대로 넘겨줬고
 
 뭐? 그게 그렇게 화낼만한 일이냐고?
 
 그래 도저히 대화 안통할거 같고 내 맘대로 선택하는게 맘에 안들면
 이렇게 해줄게
 걔랑 연락안할 생각이 들면 나한테 연락해
 
 이번 주말까지 연락없으면
 나랑 헤어지고 싶다는걸로 알게

여친 : 친구들끼리 통신사 카드번호 알려주는거 흔하디 흔한일이라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오빠 양해없이 막알려준건 내가 정말정말 잘못했어
 더군다나 다른사람도 아닌 그 친구에게 알려준건 너무 생각도 배려도 없는 짓이었어
 
 근데 애인과 친구 중에 하날 택하라니...
 평소의 오빠처럼 이성적으로 생각해봐...

 이게 지금 뭐하자는거야..

 혹시 지금 헤어지고 싶다는 말을 내가 잘못 알아듣고 있는거야?

 



이게 최근 카톡이었습니다.
첨에는 그냥 화풀릴때까지는 연락못하겠다는 정도의 생각이었는데

대뜸 헤어지자는거냐고 물어보니 그것도 방법인가 싶더군요.

또 이게 반복된다는 생각을 하니(사실 이제 치가 떨립니다)

이대로 계속 만나는것도 할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조금씩 커지기 시작하더군요.


거기다 치졸하게 '그 친구야, 나야? 선택해'라는 결과가 돼서 미칠지경입니다.

 

6. 오유님들께 드리는 부탁

 

어떻게 할지 결정해달라고 한게 오늘까지 입니다. 안절부절하고 미치겠네요...

구석으로 몰아넣고 내가 원하는 대로 하라고 윽박지르는거 같기도 하고...

지금이라도 연락해서 없던 일로 하자고 해야할지, 아니면 꾹 참고 이문제는 끝장을 봐야할지..

정말 미칠것 같습니다.


뭐, 나이먹을만큼 먹은 남자가 이런글을 쓰냐고 욕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전 제가 잘못한게 없지 않냐는 호소같은걸 하고 싶은게 아니에요.


이 연애,,, 도저히 안될게 아니면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구요,

이문제에서 저는 감정적일수밖에 없다보니 뭘잘못한건지, 어떻게 했어야 하는건지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즉흥적인 조언 한마디라도 구해보고 싶습니다.

친구에게 말하기도 부끄러운 문제라..

길고 매끄럽지 않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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