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며칠 전에 1박 2일 휴가 받았다고 글 썼는데
결국 못 갔네요.
8개월만에 아랫니가 나면서 애 컨디션이 엉망이라
도저히 떨궈놓고 갈 수가 없더라고요.
와이프는 그래봤자 하루니 본인이 책임질 수 있다고 가라는데
그것 때문에 말다툼까지 했네요.
아내는 '왜 가라는 데 안 가고 짜증이냐.' 고 하고
저는 '왜 못 가겠는지를 이해를 못 하는 게 답답해서 짜증을 내는 거다.' 라고....
뭔가 전형적인 남녀 말다툼이긴 한데 역할이 바뀌었더라고요.
아내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아냐.'
본인 '보면 알지 그걸 말을 해야 아냐.'
몇 달째 육아를 하다보니 두뇌 구조가 좀 바뀌는 모양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싸우던 아내도
열나는 애 울고 보채는 데
타이레놀에 얼음 거즈에 별의 별 수단 다 써가면서
하루 밤 꼬박 새우더니
아침엔 안 떠나줘서 고맙다고 하네요.
육아하면서 제일 힘든 건
뭐 하나 계획대로 되는 일이 없는 부분 같습니다.
아무리 평소에 잘 해도
새로 난 이 하나에 풍비박산이 나니
도미노나 카드성 같은 거라도 쌓고 있는 기분이네요.
그래도 어쩌겠나요.
이틀 동안 아빠 고생 죽도록 시킨 아들래미는
오늘 처음 '잼잼'을 하는데.....
세 단 쌓고 두 단이 무너져도
이 맛에 또 한 장씩 쌓아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