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사이에 숨어 경계하듯 쳐다보던 너
가방에 있던 고양이 밥을 조금 떼어주자
물마시듯 들이키고는 더 달라며 애옹거렸다.
가방에 고양이 밥이 남았다.
궃은 비 피하려 숨어있는 곳에
우산들고 찾아가 남은 고양이 밥을 주었다.
그래도 가까이 오는 건 싫어 하악거렸다.
가방에 고양이 밥이 남았다.
노랗게 물든 은행잎 위로 야옹소리가 늘었다.
해맑은 노랑둥이, 용감한 삼색이, 겁많은 얼룩이.
볕 아래 장난치다 몸단장, 이내 꾸벅꾸벅...
찬 바람이 불자
노랑둥이는 추운게 싫었는지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삼색이는 노랑둥이를 지키려는지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먼저 간 자식들 걱정됐는지 어미도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간밤에 눈이 내렸다.
많이 추웠었는지
얼룩이가 눈을 덮고 잠들었다.
아직 가방에 고양이 밥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