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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언죄) 이쇼야님 망상에 탑승해봅니다.
게시물ID : mabinogi_1344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냥파스!
추천 : 6
조회수 : 56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11/02 10: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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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아무래도 메달 구하는 임무는 나중으로 미루는 게 나을까? 상태를 보아하니 지금으로선 무리인 것 같네. 기대는 안했지만.. ”


임무에서 실패해 치료소에 누워있는 나를 보며 조장님은 중얼거렸다. 처음부터 어려운 임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정작 조장님 본인의 입으로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왠지 모를 부아가 치밀었다. 임무에 실패한 것은 자신의 능력이 부족한 탓이고, 조장님의 말씀대로 이번 임무가 나에게 있어 무리인 것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조장의 말은 유독 나의 가슴을 후벼 팠다. 적어도 그가 나에게 난이도 높은 임무를 지시한 건 나를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스스로가 비참해지는 순간이었다.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마지막 말 한 마디의 여운이 오래도록 남았다. 나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켜 세우고 조장님께 돌아가시라 말씀드렸다.


그저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를 향해 버릇처럼 지어보이는 미소가 어색해보이지 않도록 시선은 살짝 비켜둔 채였다. 그러나 그는 나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는지 서랍에서 붕대와 약들을 꺼내 나의 곁에 걸터앉았다. 그의 체온이 바로 눈앞에서 어른거렸다. 강하고, 굳건한 당신을 지금은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또 한 번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당신과 나를 저울질 할 것 같았다. 에린을 구한 영웅과 기사단에 갓 발을 들인 견습 기사단원. 하늘과 땅만큼이나 벌어진 격차에 좌절하고 싶지 않았다.


겁쟁이인 나는 당신의 곁에 있어도 괜찮은가? 같은 질문을, 그 아픈 말들을 자신에게 돌팔매질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아주 잠깐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뿐이다.

그러나 나의 부탁은 그에게 닿지 않았다.

 

말씀드렸잖습니까, 혼자서 할 수 있다고. ”

고집부리지마. 팔 한 쪽이 부러졌는데 붕대를 어떻게 혼자 감는다고 그래? ”

 

나는 성한 손으로 붕대를 끄르는 그의 손을 붙잡고 다시 한 번 말려보았으나 소용이 없었다. 그는 너무나 쉽게도 나의 손을 물리쳤다. 눈앞의 소년은 미간을 찌푸리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 눈이 뭐가 불만이냐고 묻는 듯 했다. 곧은 시선. 거침없이 나를 투과하는 눈동자. 순간 그 눈이 허물어지며 웃는 것처럼 보였다. 얼굴이 달아올랐다. 당신이 나의 모든 생각을 읽고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열등감과 질투, 시기 같은 감정을 끌어안은 채 당신에 한해서는 한없이 나약해지는 내 속의 어린 아이를 당신이 꿰뚫어보고 있는 것 같아서 나는 질끈 눈을 감았다.


당신은 나의 손을 잡아 당겨 붕대를 감아주었다. 나의 팔에 닿는 그의 손끝이 차가웠다. 아니, 어쩌면 나의 살이 뜨거웠는지도 모르겠다. 눈을 감아도 당신은 어둠을 가르고 나에게 당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손과 손이 닿는 감촉, 당신의 숨소리, 바람 빠지듯 웃는 당신의 나직한 웃음소리와 나의 귓가에 속살거린 당신의 말들까지.


자세, 똑바로 해. 로간. ”

“ ... .


그리고 그 뒤에 부끄러워하는 로간을 밀레가 놀리면 좋겠다. 괜히 오기부리는 로간한테 사실 이렇게 보이지만 나이는 329살이야, 라고 말해준다거나 그런 식으로. ...'ㅁa' 사실 기대했지만 기대 안했다고 솔직하게 말해주는 밀레시안에게 또 금방 헤벌레하는 로간이면 좋겠다. 등등. 이쇼야님 망상 덕분에 즐거웠어요. 감사합니다. 금손은 아니지만. 뀨뀨. 

출처 로간 키는 훤칠훤칠하면서 14살 정도의 밀레한테는 근력으로 밀려서 당연하지만
당황하는 로간을 밀레가 짖궃게 괴롭히는거 보고싶어요

저도 보고 싶어서 짤막하게나마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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