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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백일장] "뭐? 소설? 야이 병신같은 놈아"
게시물ID : readers_111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블루♪레이븐
추천 : 2
조회수 : 65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1/20 15:46:47

 
 
"리드, 레드, 리드."
우리 학원 대표스타강사 병신쌤이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하자, 나 포함 좌중 폭소.
"자 봐봐, 이것도 Read, 저것도 Read인데 왜 병신같이 다르게 읽힐까?"
나 포함 좌중 기대.
 
병신쌤이 분필을 거칠게 칠판에 집어던진다
"병신이라 그래 병신! 겉보기엔 멀쩡한데 생각하는게 병신이니까 병신같이 읽히지!
그래서 이걸 읽을땐 '벼엉신'이라고 읽으면 되!"
좌중 폭소.
하지만 이번엔 나는 제외.
 

"뭐? 소설? 야이 병신같은 놈아, 겉은 멀쩡하게 생겨서 소설을 쓰겠다고?"
아빠의 입에서 튄 밥풀이 비수가 되어 가슴에 박힌다
"에휴.."
엄마의 한숨소리
"비싼 밥먹이고 비싼 등록금 들여서 대학 보내놨더니 뭐? 소설 나부랭이나 쓰는 병신이 되겠다고?"
거대한 산울림같은 노호성
어젯밤 새벽 달빛에게 받은 용기가 순식간에 찌그러진다.

"요즘같은 세상에…, 취업이…, 아빠가 어렸을땐…, 옆집 아들놈은…, 이게 다 너를 위해서…,
꿈이 밥 먹여 주는줄 아느냐…응? 이 병신같은놈아!"
의기소침
"……."
겨우 입밖으로 내민 우물쭈물한 병신같은 변명 몇개를 놔두고 황급히 도망친다. 병신같다.
 
 

"자자 병신같이 그만 웃고, 다음 병신같은 지문을 보자"
책 넘기는 소리
"우와, 병신같은 지문이다 그쵸? 우선 핵심어를 찾아서 병신같은 밑줄을 쳐봅시다"
병신쌤을 따라 관심도 없는 글자에 밑줄을 친다
'dream' 'dream' 'dreamt'
"이 지문은 병신이에요, 왜냐? 꿈을 쫒는 병신이야기거든요. 정말 병신같죠? 요즘 세상에 꿈이라니."
좌중침묵.
그런데 그 침묵 사이로 잔뜩 잠긴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네요. 정말 병신같네요."
나다.
병신쌤이 이쪽을 본다. 입고리가 올라가며 웃는다. 마치 비웃듯이.
"왜 그렇게 생각해?"
나에게 쏠리는 주변의 눈초리를 느낄 세도 없이 알지도 못하는 말을 내뱉는다
"...병신이니까요. 꿈이요? 요즘세상에…, 취업이…, 아는 사람들은…, 다들…, 안정적인…,
돈이…, 꿈을 쫒을 시간에 토익토플 대학유학 봉사 스팩 좀더 도움이 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니까 꿈이라 불리는거죠."
병신같은 말이 필터도 없이 매연처럼 뿜어나온다.
고개를 푹 숙인다. 병신같다. 좌중 침묵
 
"으하하하하하!"
갑자기 병신쌤이 크게 웃어재꼈다.
쾅쾅
책상을 내려치며 미친듯이 웃었다.
"와핫핫핫핫핫핫!"
순간 큰소리로 외쳤다.
"여러분!"
모두가 놀라 병신쌤을 쳐다보았다.
그의 눈은 밝게, 아주 밝게 빛나고 있었다.

"여러분의 꿈은 뭐지? 대체 무슨 꿈들이 있길레 여기 앉아서 토익공부를 하고있지?"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다. 나도 아무런 대답을 할수 없었다. 이유가 없으니까.
"왜 대답을 못해? 그저 남들이 토익은 만점받아야된다, 취업 최저토익은 따야된다 해서 온거에요?
남들이 다 하니까?"
다들 병신같이 뻐끔거리기만 한다
"병신같은! 남들은 취업하고, 돈벌고, 토익 만점받고, 대학가고 여-얼심히 살고 있는데 나는
꿈따우나 쫒고 있으니 내 자신이 병신같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병신같지 않기 위해 여기 앉아있는거다?"
병신쌤이 가운뎃손가락을 치켜올린다
"내가 한 마디 해주지, 병!신!"
 
나도 모르게 일어났다.
"그럼 어쩌라구요! 제 꿈은 소설가인데 요즘 세상에 소설로 먹고살수 있을꺼 같아요? 꿈대로 하면 병신이 될게 뻔한데,
현실을 위해서 포기한건데 어쩌란말이에요! 병신이 되기 싫은데 어쩌라구요!"
병신쌤이 커다란 미소를 지었다.
"어떡하긴! 병신이 되버려! 자 주위를 둘러봐, 네 눈을 들여다봐. 썩은 눈깔, 죽어버린 썩은 눈깔,
이 죽어버린 썩은 눈깔에 미래가 있을까? 꿈이 있을까? 너의 꿈을 병신이라 부르는 이들의 눈이 이렇게 썩었는데 그들을 따라갈껀가?
저런 눈을 가지고 정상으로 살바엔 난 병신이 되겠어. 꿈도 없는 병신들이 널 병신이라 비웃는다면 한껏 웃어줘 병신들이 너를 병신이라고 부른다면
너는 지극히 정상이란 뜻이니까."
그는 단상을 발로 밀어버렸다.
와장창.
책과 볼펜따위가 난잡하게 흩어진다. 아무렇게나 펼처진 책 페이지에 붉은 선이 눈에띈다.
Dream
"현실? 암 중요하지. 하지만 꿈이 없다면 가치가 있나? 잘먹고 잘살아서 잘죽고, 참 기쁜가? 좋은가? 행복한가? 병신이 되는게 무서워서 병신들의 말을 따른다? 그런 병신같은 짓이 또 어디있겠어"
Dreamt
"오늘 수업은 여기서 끝낼테니, 부디 나가서 병신짓을 해줘, 그것이 병신들 사이에서 너를 정상으로 만들어줄테니까."
Dream, meet.
"네 꿈을 만나도록 해."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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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등급 오글거림이 감지되네요ㅋ
실..화가 아닌 소설입니다 소설! 토익이 나쁘다는게 아니라 주변에서 하도 토익토익 거려서 차용했습니다 토익에 악감정 없어요 :S
병신백일장 한다길레 예전에 써봤던 소설(네 맞아요 학생때 썼어요..ㅜㅜ) 주제에 맞게 각색해서 가져왔습니다
그래도 글쓰는 사람으로써 백일장같은걸 놓칠수야 없죠!
띄어쓰기 안맞고(여기 피방엔 내사랑 자동맞춤법이 깔린 워드프로세서가 없네요.. 집에서 소설쓰면 혼나니까 피방옴ㅋ)
맞춤법 안맞는 긴글 억지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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