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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나는 마음 안에 빗장을 걸었다
게시물ID : humorbest_11176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37
조회수 : 3466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09/07 20:21:00
원본글 작성시간 : 2015/08/30 18:29:33
출처 : http://blog.naver.com/leeminhee647/120176433779
사진 출처 : http://hipsterxteenager.tumblr.com/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keVQI



1.jpg

천양희, 사람의 일



고독 때문에 뼈아프게 살더라도
사랑하는 일은 사람의 일입니다
고통 때문에 속이 아프게 살더라도
이별하는 일은 사람의 일입니다
사람의 일이 사람을 다칩니다

사람과 헤어지면 우린 늘 허기지고
사람과 만나면 우린 또 허기집니다
언제까지 우린 사람의 일과
싸워야 하는 것일까요

사람 때문에 하루는 살 만하고
사람 때문에 하루는 막막합니다
하루를 사는 일이 사람의 일이라서
우린 또 사람을 기다립니다

사람과 만나는 일 그것 또한
사람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2.jpg

석여공, 어쩌자는 것인가



내 안에 소리 없이 켜켜이 쌓이는 
저 꿈 같은 것들
그대는 문 밖에서 문풍지 바람으로 덜컹거리고
나는 마음 안에 빗장을 걸었다
쌓여서 어쩌자는 것인가
갈 길 막고 올 길도 막고
마음 안의 빗장
마음 밖의 빗장
봄 오면 길 뚫릴 것을
그렇게 쌓여서 어쩌자는 것인가






3.jpg

김송연, 살아간다는 것은



살아간다는 것은
살아간다는 것은
길을 걸어가는 것이지요
골목길에서 시작해서
들길 산길로
신작로에서 고속도로까지
소중한 저마다의 의미를 안고
걷고 달려가지요
언제인가 한번쯤
길을가다
사정없이 넘어져 본 적이 있겠지요
아픔보다 창피함이 앞서던
무릎이 깨지고 손바닥이 얼얼하게 아파 오던
그래도 가던 길 멈출 수는 없지요
절뚝거리며 가는 길이 우리의 삶입니다
매번 걷는 이길이 그 길인 듯 보여도
어제의 길이 오늘의 새 길이지요
사랑이 있고 행복이 있고
때로는 아픔과 눈물이 있지만
희망이 있어 아름답고 소중한
살아간다는 것은
끝이 없는 길을 걸어가는 것이지요






4.jpg

문정희, 미친 약속



창밖 감나무에게 변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풋열매가 붉고 물렁한 살덩이가 되더니
오늘은 야생조의 부리에 송두리째 내주고 있다
아낌없이 흔들리고 아낌없이 내던진다

그런데 나는 너무 무리한 약속을 하고 온 것 같다
그때 사랑에 빠져
절대 변하지 않겠다는 미친 약속을 해버렸다

감나무는 나의 시계
감나무는 제자리에서
시시각각 춤추며 시시각각 폐허에 이른다

어차피 완성이란 살아 있는 시계의 자서전이 아니다
감나무에게 변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5.jpg

나호열, 겨울 숲의 은유



살아남기 위하여
단 하나 남은
잎마저 떨구어 내는
나무들이 무섭다

저 혼신의 몸짓을 감싸는 차디찬 허공
슬픔을 잊기 위해서
더 큰 슬픔을 안아 들이는
눈물 없이는
봄을 기다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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