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의 보수우파 성향 유력지인 르피가로(Le Figaro)의 칼럼니스트가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외교에서는 때로는 큰 위험도 감수할 줄을 알아야 하는데 문 대통령이 바로 그렇게 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일간 르피가로의 르노 지라르 논설위원은 17일(현지시간) 기명칼럼 '한국 대통령의 용기'에서 "드골 장군이 보여준 것처럼 외교에서 때로는 큰 위험을 감수할 줄 알아야 한다"면서 "이는 바로 문 대통령이 한 일이다. 이런 점에서 문 대통령은 이미 역사의 반열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지라르 위원이 말한 드골 장군은 2차대전 당시 '자유 프랑스'를 이끌며 나치 독일에 대항하고서 해방 뒤 제5공화국을 수립한 샤를 드골 대통령을 뜻한다.
드골은 전후 프랑스를 재건하면서 핵을 보유하고 유럽의 통합을 주도하면서 프랑스를 유럽의 초강대국 반열로 다시 올려놓은 인물로 평가된다.
프랑스에서는 대체로 좌·우·중도 진영을 막론하고 국부로 추앙받으며, 그를 보통 '장군'을 뜻하는 '제네랄'로 통칭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지라르 위원은 칼럼에서 "카다피의 몰락을 지켜본 김정은이 확실한 보증도 없이 핵무기를 하루아침에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실용주의자인 문 대통령은 김정은을 이해해 서방도 북한에 상응하는 제스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칼럼은 "문 대통령은 북한 독재자 김정은이 내민 손을 잡아주는 탁월한 재능을 보여줬다"면서 "문 대통령이 옳다.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북한도 무엇인가를 얻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라르 위원은 또 "문 대통령이 평화를 사랑하고 이를 추구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평화 만능론자이거나 순진한 건 아니다"라며 "김정은에게 기회를 주고 그가 진정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단순히 인정하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칼럼에서 "문 대통령에게는 대북 화해전략에 지금까지 회의적 입장을 취해온 마크롱을 직접 만나 대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마크롱은 지난 유엔총회에서 안보리가 대북제재를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 칼럼은 이날 지면에 게재됐지만, 시점상 문재인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는 15일 오후(현지시간) 이전에 집필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은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평화 프로세스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도 대북제재는 북한이 비핵화의 구체적 조처에 나설 때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도우파 성향의 르피가로는 중도좌파 성향의 르몽드(Le Monde)와 함께 프랑스 종합 중앙일간지의 양대산맥으로, 칼럼을 쓴 지라르는 주로 국제문제에 관해 글을 써오고 있다.
출처 | https://news.v.daum.net/v/20181016211056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