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바람둥이의 회고록- 동기생 그녀1
게시물ID : freeboard_4563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ajelis
추천 : 0
조회수 : 32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0/08/10 18:40:27
나보다 무려 5살이 어린 그녀는 나의 입사동기다.
비록 키는 작지만 서글서글한 눈매에 뚜렷한 이목구비,
나름 얕볼 수 없는 뒷태로 우리 입사동기 2 Top 중 하나였다.

나 스스로의 모습에 자신감을 잃은 지금으로서는 
그녀를 꼬시려는 시도는 상상조차 못하겠지만,
1년 전의 나는 당당히 그것을 실현했기 때문에,
지금 생각해도 신박하고 대견하기만 하다.

그녀를 처음 만난 건 입사시험 합격 후, 채용등록일이었다.
그 때 언뜻 든 생각은, 내 기억으로는,
"얘 괜찮다. 이런 여자 사귀어봤으면 좋겠다. 하지만 난 안 되겠지.."

이런 패배자와 같은 의식이었다.

그러나 5년 사귄 여친과 깨진 이후,
나는 마음 속으로 부끄럼과 내숭, 나아가 도덕심까지 모두 벗어제낀  뻔뻔한 남자로 발달해 있었다.
그것은 가까이 지내던 모 선배의 트레이닝 덕분이기도 했지만,
크게 흠 나지 않고 적당히 호감을 주는 외모 덕인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난 입만 다물고 있으면 인기 있을 것 같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으니까.

나이트도 몇 번 다니고,
쉬운 만남을 몇 번 가지면서
나는 여자 앞에서 말조차 잘 꺼내지 못하는 초식동물에서,
말 많은 하이에나로 변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여자를 꼬실 때 중요한 것은 
나는 얘를 꼬실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과 더불어,
여자로 하여금 오직 나만이 세상에서 널 가장 사랑하며 네가 나에게 의지할 수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어필하는 것 같다.

그녀를 꼬시는 과정은 다소 복잡하고 험난했지만,
결국 한 달도 안 되어 나는 성공하고 말았다.
물론 지금 생각하면 뒷맛은 씁쓸하지만..

그녀는 지금 같은 층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다.
이젠 나를 편한, 아니 그다지 편하지는 않은 오빠처럼 생각한다.

다시 한 번 꼬시고 싶다.
하지만 이제는 기운도, 자신도 없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