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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팬픽 발견했어요ㅋㅋㅋ
게시물ID : animation_3613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카시세이쨩
추천 : 4
조회수 : 45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1/05 18:33:56
컴이 슬슬 맛이 가서 포맷하기 전에 백업해둘 파일들을 모으고 있었는데,
예전에 썼던 팬픽들이 (.....)
지금 보니까 부끄러운데 그땐 이렇게 좋아했구나 싶어서 감회가 새롭네요.
한권 한권 나올 때마다 저도 같이 나이를 먹어가고, 책을 읽는 관점도 계속 바뀌어갔어요.
그 중에 특히 인상깊었던 점은, 해리의 '영웅담'은 사실 아주 작은 용기를 가지고 행한, 하나하나보면 그리 대단치 않은 과정들의 집합체였다는 것....이라고 해야할까요. 글을 쓴 지가 오래되서 말이 복잡해졌는데,  그냥 해리가 또다른 볼드모트가 될 수 있었다는 게 저는 특히 마음에 들었어요.
만약 해리가 아주 조금 다른 태도와 시각을 가지고 다른 결정을 내렸더라면?
조금 나이가 먹고 든 생각은, 분명 '평범한 소년'에 가까운 해리이지만 그 유년시절에서만큼은 용기있고 대담했다는 겁니다.
나라면 그 생활을 이렇게 받아들였겠지...하는 중2중2스러운 마음이 가득한 팬픽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 그래도 다시 읽어보니까 재밌네요.

그냥 다 날려버리긴 할건데, 뭔가 추억(?)으로 남겨두고 싶어서 여기에 첫페이지만 남겨두고 갑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쾅, 쾅, 쾅.

 소리는 언제나 어디서 들려오는지 모를 금속소리와 함께한다. 사촌의 둔중한 움직임마다 천장에서 부슬거리는 시멘트가루는 가끔, 그대로 들이키면 이대로 죽지 않을까하는 기묘한 상상을 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이미 자신의 폐는 이미 먼지 덩어리가 되어있을 지도 모른다. 가끔씩 숨쉬는 게 버거운 걸로 봐서는 그럴 듯한 이야기였다. 그는 학교에서 어렴풋이 보았던 검고 끔찍한 폐의 사진을 기억하고 있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 두들리가 시체를 발견해주면 좋을텐데. 하지만 그 애의 뚱뚱한 몸으로는 이 문을 넘지도 못할테지. 장례식은 열리지 않을 것이다. 학교에서는 아마 짤막한 공지가 나갈 지도 모른다. 포터가 죽었다. 어쩌면 엄숙하게 선언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마치 그것이 중요하기라도 한 것처럼. 해리는 교장실에 끌려갔을 때 분노로 퍼렇고 발갛게 변했던 그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 고함을 칠 때마다 유난히 툭 불거진, 벗겨진 머리의 혈관 하나가 유난히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아 조마조마했다.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해리는 자신이 하루의 대부분을-즉 인생의 대부분을-일어나지 않을 일들에 대해 두려워하거나 비밀스럽게 기대하는 데에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있었다. 그것들은 당연하게도 그의 ‘멍청함'이나 ‘둔함'에 일조했지만, 그렇지 않았더라도 자신의 두껍고 커다란 안경과 덥수룩한 머리, 그리고 자신이 함께사는 이 ‘가족'이 있는 한 자신의 죽음은 결국 ‘포터? 그게 누군데?’로 시작하는 잠깐의 소문거리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꽤나 그럴듯한 가설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어차피 그런 공상들이 아니라면 자신은 너무 심심해서, 또는 끔찍한 현실의 고문에 서서히 죽어버릴 테니 결국 결론은 같은 셈이다.

 “포터!”

 차라리 하루종일 칠판 긁는 소리를 듣는게 나을텐데. 경멸과 혐오는 지겹지만 익숙해지지 않는 것들이었다. 그리고 해리는 자신이 또래 남자 아이들 중에서도 유난히 예민하다는 사실을 서서히 자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천성은 평생 눈치를 보고 살았던 그의 인생으로 인해 무럭무럭 자라났다. 누군가 자신을 보고 키득거리면,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그는 누구보다 잘 이해했다. 또다른 불행이지. 내가 타고 난 것 중에 좋은 게 하나라도 있었던가.

 “포터!!”

 그는 다른 포터를 만난 기억조차 없었다. 한때는 자신이 더들리의 동생이 아닐까하는 부질없는 공상을 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그저 그와 자신이 공유하고 있는 약간의 피마저 징그러워서 온몸이 간지러워 질때가 있을 뿐이지만.

 안경을 쓰고 해리는, 나아진 시력으로도 여전히 뿌연 거울을 향해 인사했다. 아침이에요. 이 얼굴 어딘가에 숨어있을 부모님을 생각하려 애쓰며 그는 최대한 밝게 웃으려 노력했다. 어색하게 뒤틀린 입꼬리와 경련하는 눈가가 불쌍해서 메스꺼웠다.

 여느 때와 다를 것 없는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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