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제가 일본 이름을 가졌다고 해서 섣불리 판단하지 마세요 교수님
게시물ID : gomin_11193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bGxrZ
추천 : 10
조회수 : 487회
댓글수 : 102개
등록시간 : 2014/06/12 22:28:53


오늘아파서 오전에 끙끙대다가 좀 나아진거같아서
그래도 좀 힘들었던 몸, 간신히 이끌고 학교와서 한국사 듣고있는데
오늘 주제는 독도라고 하더라
좀 흠칫했어
아... 그래도 뭐, 그런 일은 없겠지,
수업잘듣자. 독도에대해서 잘 알지도못하면서 독도는 우리나라땅 하고있는 내가 좀 부끄럽다. 잘 들어야지 정말로.
이러고 앉아있었는데

출석부르고 (초중고때완달리 난 내 본명..즉 일본이름으로 불린다 물론 출석부에서만이지만..)
피피티 키시고 다짜고짜 하는 질문.
여러분, 독도가 어느나라 땅이죠?
여기저기서 들리는 '우리나라땅!' '우리나라 땅이죠!' 목소리들.
물론 나도 '우리나라땅이요'하고 대답했다. 교수님한텐 안들렸겠지만...

그리고 그다음 30분동안은 괜찮았다. 교수님은 왜 일본이 그렇게 다케시마가 지네 영토라고 주장하는지,
그럼 그 주장이 맞는건지 틀린건지 자세히 설명해주셨고, 설명 중간중간에 계속 '독도는 어느나라땅이죠?'라고 물으셨다
결론은 훈훈하게 우리나라 영토라는 것이었다. 나도 충분히 이해를 하고 아하 그렇구나 이제 확실히 알았어! 하며 앉아있었다

근데 그때
ㅋㅋㅋ

교수님이 갑자기 나 앉아있는쪽으로 오시더니..(난 왼쪽편 맨앞줄에 친한 친구들과 앉아있었다)
'독도는 어느나라 땅이라고 생각하시죠?'
나는 당황했다. 당황해서 1.5초동안 말이없었지만
'우리나라 땅이요'하고 대답했다
거기까진 좋았다.
그런데 이어지는 말.

'그래요?ㅎㅎㅎ 아하..흠....' (하고 다시 제자리로 가시려다가 다시 나를 보며)
'우리나라..가 어디를 뜻하는거죠? 한국을 말씀하시는건가요?ㅎㅎ(미소)'



.......?
난 너무 터져버릴것같았지만 애써 고개를끄덕였다
참고로 교수님은 마이크를쓰시고 나랑 대화할때도 계속 마이크로 대화했다
그리고 교수님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서 수업을 진행하시고
난 끝끝내 눈물을흘리고야말았다 너무괴로웠다
이게 몇년만의 수치심(?)이냐..
수치심이아니라..뭐라야해야하지....ㅏ암튼 ㅇ매우싫어죽겟ㄷ다어쩜그런질문을할수가있는건지
나에대해서잘알지도못하면서
내가 이름ㅇ이 나까무라어쩌구니까 응?!그래 물어보고싶었겠지 일본인이 자기 수업떄 앉아있는데 응?! 
그래 거기까진이해하는데 두번째 질문은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서러워서 수업끝나고 친구들이랑 이동하는데
친구들은 아무말없이 평소처럼지내고있길래 내가 먼저 말을꺼냈다..교수님이 그런말할줄몰랐다며..
그랬더니 친구들이 일제히 화를내는거다
맞다, 그 교수님ㅇ 진짜 또라이같다, 그 질문 듣자마자 우리 뒤에앉아있는데 애들이 다 헐헐, 뭐야, 거렸다
등등
역시 친구들은 좋다 교수님은 바보똥구녕멍청이개똘아이다

이름이 일본식이라고해서 그런말을하다니 
정말 이런식으로 의심받으니까 ㅇ넘 괴로웠다
한마디 하려다 말았다
지금까지 너무나도 일상적인것들이었으니까..어쩔수없다고 생각한달까
그리고 독도나.. 이상하게 스포츠...월드컵 볼때 난 한국만을 응원해왔다 한국편이었다
하지만 또 가장 깊은 곳에서는 일본인 같은 그런것?
혼혈은 힘들다 혼혈아 라고 하기에 좀 웃기지만 (난 내자신을 혼혈이라고 말하는데 그러면 사람들중 반은 피식 한다..서양쪽도 아니면서 혼혈이라고 하면서..근데 혼혈은 일단 동양서양 의 뜻이아닌걸로 아는데 왜그러는걸까 그럼 뭐라해야하나 다문화가족이라고말할까? 엉?! )

아 정리안된다



---------------------------------------------------


저는 한국 일본 혼혈아입니다
일본에서 태어나 국적은 일본입니다. 이중국적 아닙니다.
아빠가 일본인이고 엄마가 우리나라 사람인데요, 제가 아주 어렸을때 두분은 이혼하시고 
전 초등학생 고학년때 한국에 왔고 잘 적응해가며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참....많은 상처를 받았죠
한국에 와서 처음 초등학교를 다닐때, 수업시간에 일본 얘기만 나오면, 역사적인 얘기만나오면
모두가 뒤를 돌아서 절 쳐다봤습니다. 하필 제가 맨뒷자리에앉아있어서...
그 왜, 어리니까 잘 모르잖아요.. 나쁘면 나쁜거다! 하는 어린아이의 단순한 사고방식?이라해야하나
아무튼 일본은 역사적으로 나쁘니까, 쟤..맞아 쟤 일본인이야! 하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일제히 쳐다보는데...

그게 트라우마로 남아서 그런진 몰라도 전 점점 소심해져갔고, 고등학교때까지만해도 낯선 사람과 대화할때 눈을 잘 못마주치는 나쁜 버릇이 있었어요
한국에 온 뒤부터 계속 한국이름(가명이죠)을 사용하며 살아왔는데도
제가 일본인이라는건 항상 저도모르게 들통이나있었거든요..
제가 모르는 애들(ex 다른반애들)도 절 보면 수근거리기 일쑤였고,
물론 신기하니까, 친해지고싶으니까, 다가와서 도와준 친구들도있었지만요

중학교 가서도 똑같았습니다.
뭐, 애들은 애들이니까, 철이없으니까..이런이유로 애써 넘길순있었어요. 오히려 좋은 친구들이 더 많았기 때문에 그런거였던거같아요.
그런데 교사가....아니, 저의 가정사나 국적이나 그런거에 대해서 더 잘알고있는 담임선생님이나 타 과목 선생님들중
몇몇분이 꼭 일본얘기를 꺼낼때 저를 흘깃 쳐다본다거나, 아니 쳐다보는것까진이해를하지만
절 보고나서 더 일본을 비꼬아서 얘기하거나..그런분들이있는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일본이 싫고 아니꼬울수있겠지만말이죠 하지만 제가 있고 제 친구들이 앉아있고 그런 교실에서 대놓고 그런얘기를 계속하는걸보면..
역사시간도아닌데.. 그냥 평범한 얘기를 하고있을때도 그러는걸 보면 참
많이 상처받았었죠

고등학교때도 차별아닌 차별은 계속됐습니다
가장 기억에남는건, 친구의 친구와 서로 처음인사해보고 친해지고 그랬던 때에,
그아이는 처음에 제가 일본인인줄 몰랐다가 나중에 제가 먼저 얘기해줘서 알게됐는데요
제 얘기를듣자마자 하는말이
'아~ 어쩐지 인상이 엄청 차갑더라 ㅋㅋㅋ'이러고가는거예요;;;;;;
그다음부터 걔 봐도 못본척했습니다..물론 착한 제 친구도 그아이가 그런앤줄 몰랐다며 다음부턴 그렇게 가까이서 안지내더라구요

선생님 중에서도 뭐..괜히 저만 보면 일본 운운하는 눈치없고 싸가지없는 사람들이 있긴했습니다만
초중학교때보단 아니었습니다. 


제 정체성에 대해서 말하자면,
일단 한국이 좋아 일본이 좋아 이질문받으면(제일듣기싫ㅎ은질문이지만 젤많이받는질문이다 ㅓㅇ정말짜증ㄴ나죽겟ㄷ담 ㄴㅇㄹㄴㅁㅇㄹ)
일본은 살기 좋은 나라인것같지만 한국은 이미 내가 여기에 오래살아서 그런지 정이 많이 들었고, 그냥..좋은 곳인거같다
이런식으로 대답합니다
딱 어느쪽 한곳만 꼽지않아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한국인 엄마와 단둘이 계속 살아와서그런지,
한국에 오자마자 일본인이란 이유로 차별받는게 너무 싫어서 그랬는지,
이유는 잘모르겠지만...피?에서 전해지는 감정이라해야하나..피는못속이죠 (참고로 아빠란 사람은 폭력성 짙은..한마디로 쓰레기같은사람이었음)

2000년쯤 한국에 왔는데 2002년 월드컵때 전 일본이 지길 바랬어요 한국이 계속 이기고 잘하니까 얼마나 기분좋았는지몰라요
물론 제가 한국에 있었기 때문에 그런진몰라두요
김연아도..아 김연아 너무좋아요
김치도너무좋고 한국음식다좋고 여기서 사귄 친구들 다 좋아요
청소년기를 여기서 쭉 보냈으니 뭐 말 다했죠

하지만 일본도 좋아요 고향으로 돌아가고싶단 생각 참 많이했죠 지금도 하구요
한국에서 산지 너무 오래돼서 다시 일본 돌아가는 일은 상상도 못하겠지만..ㄷㄷ 일어도 듣는것만 다 알아듣고 읽는건 어려운한자빼고읽고
그게끝이지, 쓰고 말하는건 반정도 까먹어버렸으니 ㅠㅠ
그리고 무엇보다 가치관..이라고해야하나 시민의식? 
일본 특유의 예절교육? 그런게 몸에베었고 에너지절약...같은것...그런것들은 다 일본의 것을 가지고있는거예요

그래서 가끔 한국사람들 보면 답답하고...아 일본에선 안저러는데 왜저러는거지 이해가안간다
이런생각많이하구요..울엄마도 백퍼 한국인이시긴한데 일본이란 나라가 얼마나 살기좋고 이런저런 것들이 좋은지,
한국은 그에비해 너무 떨어져있다느니 하는 비판적인 의식을 맣ㄴ이 갖고계세요

하지만 엄만 한국인이긴 한국인이더라구요
저번에 일본 대지진 났을때, 전 하루종일 뉴스 보면서 울고, 기억도 희미해진 고향 생각에 울고, 얼굴 마지막으로 본게 10년도 더 된
친구들 얼굴이 생각나 울고, 그냥 고향땅이, 모국이 저렇게 됐다는 것에 대해 울고 ,우울했는데
그와중에 엄마가 집에 들어오시더니 뉴스화면 보고 하는말이
'ㅋㅋㅋㅋㅋ헉~! ㅋㅋㅋ어이구 어쩌냐 저나라는 ㅋㅋㅋㅋ' 하면서 웃는거예요
그거보고 너무 상처받았어요 하지만 엄만 한국인이니까..그래..나랑은 느끼는게 다른게 맞겟지 하고 애써 생각했어요

한국/일본 이니까 좋은거아니냐, 부럽다, 일본어잘하겠네, 두 나라 문화를 다 잘알겠네, 어쩌니저쩌니 하는 얘기들들어왔지만
그래요 좋은점도있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한국/일본 모두에 속한다는 기분보다는
한국,일본..어느쪽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훨씬더 많이 받아서 그런지
좋은걸 딱히 모르겠달까..ㅎㅎ 괴롭기만하네요
둘 다 잘 안다는것이 얼마나 괴로운것인지..차라리 한쪽만 알았음좋겠어요 어느 한쪽 편만 죽어라 들어보고싶어요

근데 나라라는것이..좋은점도 있고 나쁜점도 다 갖고있는데
비교한다는것도 참 어렵고..ㅠㅠ난 두나라 모두 살아봤는데..소중한사람들이 저기에도있고 여기에도있는데 어째야하나..
참 정체성이란게 너무 어려워요


국적..한국으로 바꾸기싫었는데 엄마가 자꾸 바꿔라바꿔라
외국인인채로 여기있으면 너만 힘들다 이런말하셔서
첨엔 싫어서 계속 뻐기고있다가 대학 와서야 귀화신청을했는데..
귀화 면접 보러갔을때 갑자기
'근데 넌 왜 국적바꾸냐 일본국적이얼마나좋은데' 하시는거에요 미친 엄ㅁ마 왜그래ㅐ 시발 (그때 심정
그래서 결국 거기서 울음터뜨리고..면접은 보고..면점..붙고..ㅠㅠㅠ

아니, 이미 한국인 다됐는데 무슨 미련이 있다고 그깟 국적 바꿨다고 그리 슬프나
하실수도있지만
그래도 제 가장 깊은 곳엔 모국에서 받은 이런 저런 것들이 남아있는데 그게 다 없어지는것만같고,
내 본명도...싫은이름이었지만 그래도 내 원래 이름인데...이젠 그걸 떠나보내고..버리는것만같고
이래저래 참 씁쓸해가지고..

아뭐래 길이 너무 글다
아니 길이
ㅇ아니아니 글이 너무 길다


독도는 우리땅 물론 대한민국땅
일본은 제발 좀 사과해라 빨리 나쁜 윗대가리놈들아 다케시마주장도 고만좀해 미친놈들아
아오 아오오오오 아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