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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늘 거짓말을 했습니다
게시물ID : gomin_15452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삼장이
추천 : 1
조회수 : 30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11/06 22: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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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6일 남은 오늘 학교에서는 소등식을 했습니다. 소등식은 마지막 야자를 하면서 3년간 했던 노력들을 생각하고 수능 잘치자는 ??그런 다짐을 하는 행사라 할 수 있죠. 매년 소등식 날에는 반 친구들을 서로 부둥켜 안고 엉엉 울고는 합니다. 고3은 여러모로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힘들거든요..

저는 반에서 울지는 않았지만 지금 글을 쓰면서 우는 중이에요. 좀 다른 이유로요..

 

정말 단순한 사건의 시작은 졸업앨범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능이 다가오는 만큼 졸업도 다가오니까 사진을 찍어야했거든요. 개인 사진은 상관없지만 반 단체 사진은 컨셉을 정해서 찍어야 했어요.

 

컨셉정하는 문제로 1주일 동안 반장이 의견을 모아보려했지만 인원이 40명이나 되기도 하고 다른반에 비해 특히 기가쎈 애들이 많기도 해서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사진 찍기 하루전 급하게 의견을 내서 다수결로 정하기로 했었어요.

 

나온 의견은 두 개. 힙합 포즈로 모자를 거꾸로 쓰고 허세??비슷하게 찍는 것과 머리에 화관을 쓰고 이쁘게 찍는 것 이었죠. 어찌됐건 저희는 다수결에서 힙합이 표를 많이 받아 힙합 컨셉으로 하기로 했답니다. 저도 힙합이었어요.

 

이렇게 정한 뒤 점심시간. 화관을 선택한 애들이 불만을 가지고 밥먹으면서 짜증을 냈다고 해요. 화관을 하고싶었던 애들 중에는 기가 쎈애들이 대부분이어서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었죠. 

 

반장은 선생님이 컨셉정했냐는 질문에 힙합을 하기로 했다고 말을 합니다.하지만 화관을 선택한 애들이 많아서 표가 쫌 갈렸다는 말도 함께요..선생님은 그 말을 듣고 " 그냥 애들 하고싶은대로 다 하게 해라 "라고 말하셨죠. 그리고 그 화관파 아이들에게 가서 각자 하고 싶은 컨셉으로 사진을 찍어라 라고 이야기 까지 합니다.

 

저와 대다수의 반 아이들은 이때까지만 해도 아무것도 몰랐어요. 선생님이 저런 말을 한것도.

 

어찌됐든 화관파 아이들은 옳다구나 하고 7교시 자습시간에 (반장 부반장이 전교 회의에 갔던 시간) 앞에나와서 말을 합니다.

 

 "반장도 된다하고 선생님도 허락했는데 화관해도 된대. 화관할 사람??" 

 

아무것도 모르던 반 아이들은 뭐지??힙합으로 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만약 반 앨범에서 누구는 화관쓰고 누구는 힙합하면 힙합컨셉을 한 아이들이 엽기적으로 나올 거는 뻔한 일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아이들은 하나 둘씩 화관으로 바꾸기 시작합니다. 저는 그때 짝지랑 "컨셉 두개하면 통일성 없지않아? " 라는 말을 하고있었죠.

 

그리고 쉬는 시간 반장과 부반장이 돌아왔습니다. 반애들은 물었죠. 힙합하기로 한거 아니였어??우리 컨셉 두 개 하는 거야??라고.

 

이야기를 들은 반장은 울기 시작합니다. 안그래도 반 의견 통합이 안돼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데 그 설움이 폭발한거죠. 그러곤 말합니다.

 

"아 나는 진짜.. 걔들이 너무 화관하고 싶어하니까.. 선생님이 시키기도 하고..원래라면 저런 애들 무시할건데 이번에는 너무 많으니까 무시를 못하겠다..난 그냥 쟤들만 소수로 모아서 조용히 시키려했는데 왜 앞에서 애들을 끌어모으냐.."

 

반장이 앞에서 울고 있기에 옆에있던 우리들은 반장을 달래줘야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시끄럽기도 시끄럽고 성격도 보통이 아니기 때문에 자동으로 그 아이들 욕이 나오게 됐습니다. 

 

왜 한번 결정된 일을 갑자기 뒤엎냐. 그런 일이 있으면 반 단체한테 물어보고 의견을 모으는게 당연한거 아니냐. 왜 우리한테 그런걸 강요하느냐. 등등 말을 했죠.

 

저희는 몰랐지만 그때 반에서 듣고 있었던 한명이 있었습니다. 그리곤 그 아이가 화관파에 가서 모든 이야기를 다 전하죠. 걔가 니네 뒷담깐다. 라고요

틀린말은 아니죠 확실히 ㅋㅋ

 

그리고 그 화관파중 한명이 문을 박차고 들어와서 " 아Xx XX 짜증나네" 이러고 나갑니다. 그걸 들은 반장은 "지들이 어이없으면 어쩔건데??" 라고 이야기하고 또 욕을 합니다. 어쩌다보니 우리들은 벽하나를 놔두고 반과 복도에서 서로 욕을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일이 있고 야자시간. 갈등이 있는지 모르고 선생님은 뜬금없이 피자를 시켰다고 애들한테는 비밀로 하고 나중에 부르면 반으로 모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전혀 피자를 먹을 상황이 아닌데 말이죠..

 

우리는 이상황에 어떻게 피자를 먹지? 라고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합니다. 

 

야자 2교시. 저는 여느때와 같이 정독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두명이 와서 반으로 가야할 거같다고. 풀어야할거 같다고 이야기를 하죠

 

영문도 모르는 저는 반으로 갑니다.

 

반으로 갔더니 완전 난장판이 따로 없었어요. 화관파든 힙합파든 애들은 다 울고있고.. 특히 화관파애들에게 이야기를 해준 A라는 아이는 분에 못이겨서 있는 욕 없는 욕을 다 하고 있었거든요.

 

가라해서 갔더니 상상을 초월하는 상황에 저는 당황했습니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할거 같아서 말했죠. " 나는 왜이렇게 사소한 일로 일이 크게 번진지 잘 모르겠다" 라고요.

 

그말을 듣는 순간 A라는 아이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쌍욕을 내뱉습니다.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죠. 옆에 같이 욕했던 아이는 저한테 " 닌 일단 아무것도 말하지마라"라고 했죠.

 

그리고 갑자기 선생님이 들어오시는데 선생님은 부장 선생님에게 "왜 갑자기 정독실 애들이 야자 중간에 산만하게 이동하냐 " 라고 욕을 먹으셨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피자 때문인줄 알고 부르면 오라했는데 왜 벌써 말해서 이런일을 만드냐 라고 반장을 다그치셨습니다.

 

반장은 일을 무마해야겠다는 생각에 " 아 비밀인지 모르구요.."라며 얼버무립니다.

 

어찌됐든 피자가 와서 선생님은 나가시고 우리들은 남아서 피자를 앞에 두고 제사를 지내고 있었습니다. 먹기는 먹어야하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넘어가지가 않았어요.

 

그런데 A란 아이는 계속 입에서 쌍욕을 내뱉고 있었고 그 아이가 욕하는 사람이 저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쟤네 나때문에 저러나?" 라고 옆에 애에게 물어봅니다.

 

반장은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 A야 니가 화난 건 알겠지만 일단 얘들은 아무것도 모르잖아 그러니까 너희가 이해를 해줘야해"라고 말합니다.

 

A는 아 XX 빡치네 됐다 그냥 내가 참을게 그냥 이렇게 넘어가자 아무말도 하지마라

 

라고 했죠. 그말을 듣는 저는 이게 무슨 일인지?? 아무것도몰랐죠

 

반장은 이야기를해줍니다. 그때 얘들이 앞에 나와서 화관할 애들 물어본거는 원래 하려던 애들이 있었는데 그애가 누군지 몰라서 그 애 찾으려고 물어본거래. 애들을 끌어모으려고 한게 아니라. 

 

저는 그말을 들어도 이해가 안갔습니다. 그렇다면 처음 말을 할때 그말을 했어야한게 아닌가? 제대로 상황설명도 안해준 상태로 그렇게 말하면 오해가 생기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애초에 그런걸 정하려면 단체의 의견을 물어보는게 맞는게 아닌가 라고요.

 

정말 하고싶은 말은 진짜 많았지만 전교생이 조용하고 선생님들 분위기도 안좋은 상황에서 싸움을 일으키기 싫었습니다. 그래서 전 말했죠

 

"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몰랐다. 오해로 이런 이야기가 나온거다 " 라고 말하는 순간 울던 화관파아이가 " 내가 분명나와서 상황설명다했잖아!! 반장도 허락하고 선생님도 허락해서 하기로 한거라고" 

 

그게 설명인지 참...

 

그래서 저는 거듭 " 잘 모르고 그이야기가 나온거다 기분나빴으면 미안하다 "라고 했죠.

 

A는 그말을 듣더니 저한테 삿대질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 솔직히 니네는 잘 모르니까 그런말 한거 이해한다고 아까 이야기했었다 그때 애들이 나보고 진짜 성인군자라고 했는데 ㅋ진짜 니는 못참겠다. 사소한거?? 뭔 사소한건데"

 

이렇게 말했죠

저는 당황해서 "아 내가 말한 사소한거는 졸업앨범으로 일이 이렇게 커진걸 말한거였다. 진짜 미안하다"라고 했죠.

 

옆에 있던 아이는 " 그럼 말을 왜 그딴 식으로해?" 라 했었죠. 졸지에 저는 20명정도 되는 아이들앞에서 있는욕 없는욕 쌍욕을 다 들어먹고 있었습니다.

 

웃긴게 같이 욕했던 열댓명중 아무도 반박한 아이들이 없었습니다. 나 몰라라 하고 있었죠. 

이상하게도 저와 어떤 C라는 아이 두명이서 모든 욕을 다 먹고 있었습니다.  

 

저는 상황을 진정시키기위해 미안하다고 몇번이나 이야기하고 상황설명을 했습니다. 분명 처음은 반장이 울면서 달래주려고 한 욕이었는데.. 반장도 자기는 이런일에 아무런 관계없다~라는 자세로 있었습니다..

 

저는 미안하다고 말하면서도 솔직히 절대로 미안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을 만든건 그 아이들 책임도 있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같이 욕먹었던 C라는 아이는 정말로 미안하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미안하다고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였어요.

 

A는 계속 나만 참으면 되는줄 알았지... 나만 참으면 되는 줄 알았지..라고 외쳤죠.  

 

그게 참는 건가요? 오해가 있으면 차라리 그때 쌍욕하고 박차고 나가는게 아니라 이야기를 했었어야했어요

 굳이 야자시간까지 이야기를 끌고와서 난리를 피우고. 

참다참다 너무 화가나서 저는 "그게 참는거야? 이런 분위기는 너네가 조장한거 아냐?"라고 딱 한마디했죠.

 

화가난 A는 우리반 빼고 모두가 야자로 조용한 시간에 "XX!!!!!!!!!"이라고 외쳤습니다.

 

그소리를 들은 담임 선생님께서 문을 열고 들어오셨고 애들이 울고 있고 난리가 나있는 상황을 보셧죠.

 

이제야 상황파악이 된 선생님은 "고3인 중요한 시기에 서로를 감싸주기는 못할망정 이렇게 싸울수가 있냐 니네 다 짐싸서 집가!!" 라고 했고

 

우리는 다른반보다 한시간 일찍 집에 왔습니다. 

 

당연히 다른반애들도 소란이 일어난걸 눈치채고 한시간 빨리간걸 보기도 했으니 궁금했겠죠. 뭐때문에 싸웠는지..

 

그리고 저는 전교생에게 앨범때문에 뒷담까서 싸움을 일으킨 애라고 낙인이 찍혔습니다.

 

 

A나 저를 욕했던 그 아이들은 워낙 이미지가 안좋기도 하고 제가 싫어한 애들이라서 그 아이들로 상처를 많이 받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저와 같이 그 아이들을 욕했던 반아이들이 그 애들머리에 꽃을 꼽아주며 "이렇게 아니 이쁘다~"라고 하고있는걸 본뒤

 

저는 진짜 크나큰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그 뒤에 그 아이들과 다른 싸움이나 접촉은 없었지만 저는 그 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조용히 일년을 보냈죠.

 

반아이들과의 배신감과 억울함이 뒤죽박죽되어 저는 어느 순간 반에 이물질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반 친구들 대부분이 싫었어요. 그냥 우리반이 싫어서 항상 옆반가서 지내고 심지어 3번은 5반에가서 야자를 하기까지 했죠.

 

저는 아직도 그일이 너무 큰 상처가 되어 가슴에 박혀있었는데 반장과 다른 친구들은 아무렇지않게 그아이들과 지냈어요.그게 너무 싫었죠....

 

 

 

다시 돌아와서 오늘 소등식. 불이 꺼지면서 선생님께서 애들에게 각자 한마디씩하라고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안좋은 일도 많았지만 다 잊어버리자~같은 거요.

 

A는 4번이었습니다. A는 저번에 못된말 해서 미안하고 수능잘치자~라고 했죠.

 

저와같이 욕먹었지만 정말로 미안해했던 C는 말합니다. "그 사건의 주동자중 한명으로서 그때도 미안했지만 정말 미안해. 근데도 니네가 다시 다가와줘서 너무 고마워"

 

또 다른 화관파도 미안하다고 고마웠다는 말을 합니다. 

 

저는 그냥 상투적인 말 몇번하고 끝내려고 했는데... 이렇게 되니 저도 그 사건에 대해 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웃기게도 저는 40번으로 제일 마지막이라서 마지막까지 가슴 졸이고 있어야했어요.

 

제 차례에서 저는 " 우리는 일년간 서로 좋은일도 많았지만 안좋은일도 겪었을꺼야. 분명 나도 안좋은 일을 겪었고. 하지만 그 일이 어떤일이든 나는 나중에 고3을 되돌아보면 단순한 해프닝으로 남을거고 좋은 추억을 만든거같아..주저리주저리" 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반아이들이 모두 울면서 감동에 젖어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저는 오늘 거짓말을 했습니다. 사실은 이렇게 말하고 싶었는데..

 

"나는 19년인생에서 이번 년같은 끔찍한 해는 다시 보내고 싶지않아. 여러명한테 그렇게 쌍욕을 들어먹은 경험은 정말 잊고 싶어도 잊을수가 없어. 난 정말 엄청난 스트레스와 상처를 받았고 대학가서도 이번일은 계속 생각이날꺼야. 그리고 너희의 이중적인 태도는 정말 끔찍했어 난 너희가 정말 싫어. 평생 보지말자"

 

정말 우울한건 이 생각을 하면서도 내 자신이 이상하다고 느낀거였습니다. 계속 머릿속에는 이말이 떠돌았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아무렇지 않게 지내는데 왜 나만 이렇게 신경쓰는거지? C는 정말 미안해하는데 난 정말 그아이들에게 잘못한건가? 나 혼자 그 아이들이 못됐고 난 억울하다고 합리화하는 건가? 

저는 이 질문에 확실히 No라고 대답할 수 없었습니다..

 

 

수능이 다가올수록 예민해져가는 걸까요.. 너무 우울해서 말하고 싶은데 말할 사람이 없어서 여기에 긴 글올립니다. 우울한 글 보게해드려서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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