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성애는 정신병이며 범죄라는게 설명할 가치도 없을 정도로 당연하다는 글이 베오베 간 걸 보고 말도 안 되는 논리가 판치며 아이유 비난이 도를 넘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이유의 이번 컨셉을 자유롭게 비판하는 건 좋습니다. 그리고 그 컨셉이 소아성애 컨셉이라는 점도 동의합니다. 또한 소아성애의 '일부 측면'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고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도 맞습니다. 따라서 아이유의 소아성애 컨셉에 비판적 견해를 드러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미성년자에 대한 성적 이끌림' 자체가 부끄럽고 죄악시되어야 한다고 매도하는 자세는, 개인의 신념으로 가지고 있을 순 있지만 아이유에 대한 비난을 정당화하는 논거로 사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객관적 논리를 가장하여 아이유 비난을 확대시키려는 선동으로밖에 보이지 않는군요.
소아성애 아니 성 문제 자체에 대한 접근은 사회적, 문화적으로 섬세한 분석을 필요로 합니다. 칼로 자르듯 절대적으로 선악을 구별할 수는 없고, 그래서도 안 됩니다. 시간과 장소에 따라 성의 선악은 상대적입니다.
조선시대엔 15세 전후에 결혼하는 것이 당연했는데, 미성년자를 성적 결합의 대상으로 보았으니 선조들은 모두 정신병자에 범죄자일까요? 평균 결혼나이가 20세를 넘어간 것은 우리나라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백년도 안되는 전통의 짧고 예외적인 문화유행일 뿐입니다.
미성년자와의 모든 성적 결합이 범죄일까요? 우리나라 기준으로, 13세 미만의 소아와의 성교는 이유불문 처벌대상이 맞지만, 그 이상의 청소년에 대해서는 속임수 혹은 위력으로 성교한 것이 아니면 처벌되지 않습니다(많은 분들이 착각하는 부분이죠). 외국의 입법례도 대체로 비슷하여, 2차성징 이후의 청소년에 대해 성적 욕망을 품거나 그와 성행위를 하는 것 자체를 처벌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심지어 대부분의 국가에서 평균 첫경험 나이는 20세 미만인데, 전세계인의 절반이상이 정신병자 혹은 범죄자라고 생각하는건 아니겠죠.
미성년자에 대해 성적 욕구를 느끼는 것 자체를 죄악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던데, 그럼 또래에게 성욕을 느끼는 대부분의 우리 청소년들은 항상 죄의식에 살아야겠군요. 어른이 청소년에게 성욕을 느끼는것만 잘못이라구요? 서로 사랑하던 17세와 18세 청소년은 내년부턴 서로 범죄의식 속에 속죄하며 살아야 하는 건가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청소년 대상 성범죄가 문제되는 건 맞지만, 그건 진짜 성범죄에 대한 치안 및 사법제도가 문제라는 거지 청소년과의 성애 자체가 문제라고 보는 것은 지나친 논리적 비약이네요.
아이유를 비롯한 아이돌가수 시장에서 미성년자의 성상품화가 만연해지는 점에 대해 건전한 성윤리적 측면에서 문제제기하는 건 바람직하지만, 그렇다고 그 정도나 사회적 영향을 생각하지도 않고 모두 없어져야 한다는 주장은 어디서 많이 들어봤군요. 게임중독이 문제니까 게임을 규제하고, 세월호 참사가 문제니까 수학여행을 없애야 하는 겁니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아이유 비판은 자유지만 소아성애 비판은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성적인 문제에 나치처럼 총칼들고 흑백을 가리는 모습을 보면 ㅁ커뮤니티에서 다시 오유에 조직질하러 온 것 같네요. 미성년자와의 모든 성애를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개인의 사상의 자유일뿐 아이유 비판의 논리적 근거로 삼는건 건전한 성문화를 위한 토론자세와 거리가 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