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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논란은 너무 복합적인 문제같습니다.
게시물ID : star_3292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adcafe26
추천 : 1
조회수 : 33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11/07 12:44:07
1. 
이번 논란의 가장 바탕에 깔린 건 자유 vs 윤리라는 문제인 것 같네요.
해석의 자유냐, 보편적 윤리냐. 물론 둘 다 좋은 건데, 이 둘이 충돌할 때 어느 것을 우선시해야하느냐가 깔려있어 논쟁이 끝나질 않는 것 같습니다.
허지웅이나 진중권은 자유를 중시해서 그런 발언을 했겠죠. (물론 진중권씨의 트위터 표현이 적합했느냐는 논외로 두겠습니다.) 
이 문제는 누가 옳고 그르다가 아니라 가치관의 문제니까요.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완전히 한 쪽 손만을 들어줄 수는 없으니, 그 사이에서 적절한 선을 잡아야 하는데
이 선을 완벽히 설정한다는 게 불가능한 일이라서 이렇게 논쟁이 뜨겁다고 봅니다.

2. 
이 논란에 대해 판단을 내릴 때 핵심적인 문제는 
'롤리타' 컨셉이 해석/표현의 자유로 인정받아야 하는가  
'롤리타' 컨셉이 도덕적으로 수용 가능한 것인가.

이 두 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저도 이 부분을 완벽히 정의내리지는 못했습니다. 
표현의 자유는 제한되거나 억압받아서는 안되지만, 아무리 그래도 도덕적으로 용인 가능한 선이 있는 것 아니냐. 
결국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이게 이중잣대가 되기 쉽죠. 

개인적으로는 아이유 논란은 두 입장이 충돌할 수 밖에 없는데
여기서 소모적으로 누가 옳네 하는 싸움보다는
그 바탕이 되는 '성 상품화' 자체에 대한 논쟁으로 발전적으로 이어졌으면 하네요.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듯, 아이유 자체가 그런 성상품화 문화의 수혜자이자, 아이유 개인으로는(본인이 인지하지 못한다 해도) 피해자이기도 하니까요.
이 논란도 그런 문화가 계속해서 커져오다 이 일을 계기로 뻥 터진 게 아닐까 싶어요.

저는 성상품화 문제가 이번 논란의 핵심과 크게 떨어져 있지 않다고 봅니다.
아동이 섹스어필을 해서야 되겠느냐.
발육이 좋아서 성인처럼 보이면 섹스어필 해도 되느냐?
19살까지는 그러면 안되고, 스무살은 해도 되느냐? 
그런 문제가 아니죠. 자신의 성을 자극적, 말초적으로 상품화하는 것 자체가 문제인 거죠. 
그리고 주체가 어려질수록 문제는 더 심각해지는 것이고요.
(아직 정체성이나 생각이 형성되어가는 시기이고, 보호받아야 하는 시기니까요)

저는 자유나 도덕이냐의 문제는 판단 내리지 못했지만,
이 부분까지 생각이 진전되니까 대충 판단이 내려지더군요.

이 논쟁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기저에 깔린 성 상품화 문제가 터져나온 것 뿐이라는 것이라고.
물론 아이유는 아무리 좋게 봐줘도 이 모든 것을 간과했거나, 뮤비/가사에서 의도한 것들에 대해서는 너무 가볍게 생각한 것이겠죠.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는 것이야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그 중에서 특정 성적 이미지만을 극대화해 '상품화'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라고는 보여지지 않습니다. 

스스로가 원해서 그런 어필을 한다고 볼 수 있지만
어떤 개인의 행동은 그 개인만이 아니라 여태까지 자라온 환경, 사회의 문화, 주변에서 보여지는 이미지 등이 쌓여있는 것이죠.
그런 영향에서 완벽히 자유로울 수 있는 개인은 없을 겁니다. 

3. 
이런 컨셉이 좋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면 다음 문제로 넘어가야죠.
특정 컨셉의 상품들이 많으면 특정 문화가 많아지는가?. 
결국 수용자의 해석능력을 어디까지로 보느냐의 문제입니다.
이것도 굉장한 논쟁거리죠;

'특정 텍스트의 효과는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지만 
어떤 문화적 경향에 장기적으로 많이 노출되었을 경우 생각에 영향을 미친다'는 정도가 일반적 생각인데
아직 뚜렷한 결론은 없습니다.

4. 
이번 논란은 결국 
(1) 자유 vs 도덕 무엇을 중시하느냐
(2) 롤리타 컨셉은 자유/도덕 어느 쪽으로 판단해야 하는가
(3) 수용자들의 해석능력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라는 문제들이 결합되어 이리 튀고 저리 튀면서 뜨겁게 확대되는 것이겠죠. 

제 개인적 결론은 아이유는 최소한 롤리타 컨셉이 문제가 될 수 있고, 안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너무 간과하거나 가볍게 여겼고, 그 기저에는 만연한 성상품화가 깔려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유 논란도 논란이지만 성상품화에 대한 논쟁으로 발전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유 문제는 그게 터져나온 계기일 뿐이고, 그 바탕에는 더 큰 성상품화가 전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아이유가 잘못했느냐 아니냐의 문제에서 그치지 않고
위에서 말씀드렸던 자유와 도덕 사이의 선. 자유와 도덕의 기준에 대해 논쟁하며 설정해나가는 것. 
그게 앞으로 필요한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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