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저 술 한잔 했어요. 근데 너무 화가나네요. 어쩌다 보니까 국정 교과서 얘기가 나오게 됐습니다.
난 국정 교과서를 반대한다 라는 입장을 내보였다가 먼지가 되도록 까였네요.
그 친구들 입장에선 국정교과서가 정말 좋은 취지 아니냐라고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최고의 역사학자들이 모여 최고의 역사교과서를 만드는게 뭐가 나쁘냐.. 아직 결과도 안나왔는데 그네들이 역사를 왜곡할지 너가 어떻게 아느냐. 역사는 승자의 입장에서 써내려간다. 만에 하나 그 역사가 왜곡된 것이라면 후대의 똑똑한 사람들이 밝혀주지 않겠냐. 우리나라는 민주주의국가다 왜 너의 의견을 우리한테 관철 시키려 하느냐.
네. 저도 국정교과서에 대해서 많이 알지 못 합니다. 그 친구들 입장도 이해가 갑니다. 아직 나오지 않은 걸로 내가 호들갑 떤다고요. 근데 전 제 나름대로 세가지 이유를 들어가면서 얘기를 했습니다.
너네가 말하는 입장이라면 환단고기라는 판타지 소설을 역사서로 인정할거냐. 개소리 하지 말라합니다.
그러면 인류 역사상 최고로 오래된 '역사서'인 성서는 어떻게 설명할꺼냐. 기독교나 천주교 알라를 모시는 교(이슬람인지 힌두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모두가 똑같은 신을 상대로 있던 일들을 기록한건데 그 것 조차 획일화되지 않았다. 그런데 하물며 자그마한 나라에서 역사를 획일화한다는게 말이 되냐. 그건 종교에서 말하는 성서일 뿐이랍니다.. 역사가 아니라고. 좀 현실적인 얘기를 하라고.
그럼 너네가 말하는 국정 교과서의 유토피아는 뭐냐라고 했더니 이럽니다. 공산주의가 실로 대단한 이념이다. 하나의 이념으로 모두가 행복하면 되는거 아니냐 라고요. 네. 저도 인정합니다. 근데 그게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건 '사람'을 생각 안 하고 이념을 주장했기 때문 아니냐.. 너네 말 대로 실로 대단한 가치와 이념도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에 또한 그 것을 확립해 나가는 것도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이라는 예측할 수 없는 크나큰 변수 때문에 실패하지 않았냐 라고 되물었는데 넌 우리 얘기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고 욕만 먹었네요..
마지막으로 물어 봤습니다. 국정화라는 뜻이 뭔지 아느냐고. 너네가 말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정화라는 개념이 왜 나와야 되느냐고.
맥 빠지게도 내가 그 단어에 대한 뜻을 알아야 되느냐고 하네요..
한 두명이 아니라 그 자리에 모두가 그렇게 까니까 내가 병신인가 싶더군요. 내 주위엔 이런 친구들은 없을 줄 알았는데..
오랜만에 그리운 얼굴들을 봤는데 너무 가슴 아프고 화가 나네요... 생각의 자유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대한민국 국민이면 이러면 안 되는거 아닌가요... 제가 유별 난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