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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들은 자기들이 "내 제제"를 망쳤다는걸 알까?
게시물ID : star_3308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린애플
추천 : 13
조회수 : 702회
댓글수 : 26개
등록시간 : 2015/11/09 13:04:43
몇년전에 읽었던 책이라 주요 내용만 기억나지만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제제는  "5살짜리 아동폭행 피해자" 가 아니었음 

 우선 나이설정으로 치면  제제 동생 루이스가 딱 저정도 나이처럼 행동함  

마냥 착하고 순수하고 천사같고 형만 쫄레쫄레 쫒아다니면서 삶의 고민이 딱히 없는 캐릭터  

제제는 알게 모르게  루이스처럼 될 수 없는 자신의 악마성을 싫어해서  더더욱 동생을 예뻐하고, 지켜주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싶어함 

 5살이라는 나이를 유독 강조하는  사람들의 맘 속에 있는 제제는 아마 루이스의 모습일거임  (김선진이 저사람들 책 안 읽었을거다 라고 한것도 이런 맥락이고) 

 근데 제제는 그렇지가 않았거든  맘 속에 새가 노래를 불러준다고 믿고, 나무랑 상상으로 대화하고,  싫어하던 아저씨가 자기 얘기를 들어주고  알아주면 기뻐하는 모습도 있지만, 

 스타킹 뱀을 만들어서 사람들을 놀래킬  생각에 심장이 쿵쾅거리고  야한 노래를 뜻도 모르면서 불러재끼고  작은 악마라고 불리는게 슬프면서도  그런 행동을 멈추지 못하는 자기가 싫고,  가난한 아빠가 싫다고 외치다가도  그 얘기를 아빠가 들은걸 발견하고 심장이 무너지는 

 복합적이고 살아있는 캐릭터였음 

 제제가 가지고 있는 성질과 성장과 경험들을   모두 "아동폭행의 결과"로 함축시키는건 제제와 소위 "이 땅의 모든 제제"에게는 폭력이라고 생각함 

 아이러니하게도 제제에게 허리띠를 휘둘렀던  '아동폭행 범죄자' 제제 아빠랑  '제제맘'들은 닮은 면이 있음 

 제제는 단지 아빠에게 위로를 하고 싶어서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를 불렀지만  아빠에겐 제제의 그 마음이  "제제가 외설적인 노래를 불렀다" 로만 받아들여짐  

사실 제제가 맞는 대부분의 이유는  착하고 순수한 아이처럼 굴지 않아서임   내 기억에 쟤 동생이 맞는 장면은 책에 없거든?  

근데 제제맘들이 제제를 "아이답게 표현하지 않아서" 아이유한테 허리띠를 휘두르고 있으니 아이러니하지  애초에 제제는 아이다운 아이가 아니었는데 

 제제맘들은 내가 느낀 원작의 제제만이 아니라 노래 제제도 망쳐놨음 

 나에게 제제 가사는 제제의 양면성과 불완전함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걸 받아들이고 그 모습 그대로를 너무나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밍기뉴의 관계로 들렸다  

몸을 움직일 수 없어서  나에게 오기를 마냥 기다릴 수 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제제에게 뭐든 주고 싶어하고  교감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애틋했다 

 "나만 음란마귀? ㅋㅋㅋ" 
 "그래도 제제는 어린앤데 좀 불편해" 
"내가 느낀 제제는 이런게 아닌데"  

이런식으로 다양한 해석을 하기 보다는  "나는 소비자로서 가수인 너보다 우위에 있다"는 권위의식으로  어린 제제한테 '야한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로  허리띠를 휘둘렀던 제제 아빠처럼 굴면서부터  해석의 다양성은 사라지고 
노래를 들을 때마다 "이 부분이 문제가 되는 가사구나"  라는 인식이 생겨 순수하게 노래를 감상할 수 있는 권리를 빼앗아갔다 

 창작자가 가진 표현의 자유는 천박하지만 본인 표현의 자유는 고귀하고,  본인이 다양하게 해석하는 건 정당화하면서, 아이유의 해석은 금서로 지정하고 불태우는  자기 논리의 모순조차 설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문학 작품을 감상하고 노래 가사를 해석해보겠답시고 우르르 몰려들면 이 사단이 난다는 것만 알게 됐다
출처 http://m.dcinside.com/view.php?id=iu_new&no=1491375&page=1&recommen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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