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군대내 성폭력 실태'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육군현역 및 제대사병의 15.4%는 성폭력 피해 경 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런 사실은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가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간 한국성 폭력상담소와 함께 육군 현역 및 제대사병 671명을 상대로 한 군대내 남성간 성폭력 현황에 관한 설문조사에 이어 군교도소에 수감중인 성폭력 가해자와 피해자 11명과 군법무관, 의무관 등을 대상으로 한 면접조사 결과 등에서 드러났다.
조사결과 응답자 671명 중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103명으로 15.4%에 달했으며, 166명(24.7%)은 성폭력의 발생을 듣거나 본 경우가 있다고 대답 했고, 성폭력 가해자 48명(7.2%) 중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사람이 39명(81.7%)에 달해 군대내 성폭력이 악순환의 고리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성폭력 피해를 당한 103명 중 `수시로 당했다'가 30.1%, 5~6회가 12.6%, 2~4회가 40.8%으로 피해자의 80%이상이 지속.반복적으로 성폭력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해자 43명도 `수시로 행한다'가 46.5%, 5~10회가 11.6%, 2~4회가 25.
6%로 대부분이 반복적으로 성폭력을 가했다고 답했다.
가해자 계급을 답한 응답사례 128건중 71.7%는 가해자가 선임병이라고 답했으며 7.0%는 부사관, 3.1%는 장교로 모두 81.2%의 성폭력이 상급자에 의해 강제적으로 저 질러 지고 있었으며, 성폭력이 가장 자주 발생하는 곳으로는 피해응답 151건 중 71.
6%가 내무반, 화장실, 샤워실 등 기본 생활공간을, 19.8%가 행정사무실, 훈련장, 연 병장과 같은 업무수행장소를 꼽았다.
성폭력 피해유형은 피해사례 170건 중 포옹이 70건, 41.2%로 가장 많았으며, 가 슴 및 엉덩이 등 신체만지기가 57건(33.5%), 성기 만지기가 22건(12.9%), 키스가 16 건(9.4%)로 뒤를 이었고, 성기삽입과 신체애무강요가 각 2건, 자위행위 강요도 1건 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667명 중 성경험을 이야기하도록 강요받은 적이 있는 사람이 218명(32.7 %)에 달했으며, 이 중 25.2%가 성경험이 없거나 말하지 않아 불이익을 당했다고 답 했고, 135명(20.2%)는 자신의 신체에 대해 비하당하거나 놀림을 받아본 적이 있다고 응답해 군대내 성희롱적 언어문화가 일상화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접 피해를 당한 경우 신고 사례는 87건 중 4건(4.4%)에 그쳤으며, 신고를 하 지 않은 이유로는 `으레 있는 일이라 문제가 되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48건(64.0%), 상관에게 보고해도 소용이 없어서가 12건(16%), 가해자와의 관계 때문에가 7건(9.3%) 로 조사돼 성폭력 피해자들이 공식처리절차를 불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폭력 피해후 나타난 증상에 대해 응답자 114명 중 14.9%는 모욕감, 14.9%는 수치심, 14%는 분노를 느낀 것으로 나타났으며, 성폭력 피해후 피해자들은 동성애자 혐오, 남자답게 보이려고 노력, 남성적 정체성에 대한 회의, 여성이나 후임병에게 강제적 성적 접촉을 시도하는 등의 태도변화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