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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오유가 조금 무섭다.
게시물ID : freeboard_11522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찌질이
추천 : 8
조회수 : 31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11/10 17:42:50
가입한지는 그렇게 오래되지않았고
방문횟수도 막 오래되지 않았지만
다른사람들처럼 매일 같이 눈팅하던 유저로써
이제 오유가 조금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내년이면 30. 빠른나이라 이미 30이 된 친구들
나는 대학생도 되기전에 누나를 통해 오유를 알았던거 같다.
물론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다만 FM05와 함께 같이 즐겼던 기억이 있을뿐이니깐.

그 때의 오유와 지금의 오유. 디자인의 큰틀은 바뀌지 않았다.
지금처럼 매우 심플한 인터페이스와 접근성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다만 오유도 시대에 맞게 조금씩 조금씩 개선되어서 
아이콘도 많이 생겼으며 여러 게시판도 생겨났고 시스템도 바뀌었으며 도메인도 바뀌었고 사람들도 분위기도 바뀌었다
다만 바뀌지 않은건 오늘의 유머라는 사이트명과 단숨에 오유임을 알려주는 푸르스름한 배경색.

처음만났던 오유는 예의바른 사람들의 유머 사이트였다.
여기저기서 퍼오고 재생산되며 창작된 자료들이 유머게시판에 계속 올라왔고 수많은 중복을 낳았었다.
그 수많은 중복 중 타이밍이 맞은 선택받은 게시글 만이 베스트를 가고 베오베를 갔었다.
물론 게시판도 잘 지켜지지 않아 좋은글이든 단순 유머글이든 유머자료든 시사글이든 다 유머게시판에 올라왔었다.
댓글은 서로서로 예의를 갖추며 욕설도 거의 없이 존댓말을 쓰며 예의바르게 달렸으며, 어느정도의 섹드립은 용납되었고 
그냥 하하호호 하는 분위기였던거 같다.
몇몇 어그로가 나타나 콜로세움이 세워지는 일은 그 당시에도 있긴 했었지만.

그러다가 스마트폰이 보편화 되면서 사람들이 더욱 많아지고 오유내에서 점점 규칙이 생기기 시작한 것 같다.
물론 좋은 규칙들이 대부분이었기에 좋은 점들이 많았다. 
친목방지로 친목이 줄어서 누구나 편하게 어느 게시판에 들어갈 수 있었고, 선정적인 게시글이나 댓글이 줄어들었으며, 역시나 예의를 지켰으며,
게시글들도 자기의 자리를 찾아 들어갔다. 최근에는 저작권 개념의 확립으로 펌글의 출처도 철저하게 달리는 좋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부작용으로 오유는 점점 선비이미지가 씌워지기 시작한 것 같다.
초반 선비 이미지는 크게 나쁜 이미지는 아니였다.
그냥 다른 사이트들에서도 탈춤 추는 선비 사진으로 오유를 표현하는 정도였으니깐.

하지만 '알 수 없고 말할 수도 없는' 어떤 조직이 인터넷을 통해 사회적 혼란을 주기 위해 시작된 것이라 추측되어지는
수많은 어그로들의 출현과 디씨의 쓰레기 갤러리들에서 마저 품지 못하고 쫓겨져 나온 쓰레기들의 집합소(일베)의 지속적인 어그로로
오유를 포함한 수많은 커뮤니티들은 홍역을 앓았고 그 중, 예의가 가장 바른 커뮤니티였고, 
접근성 또한 매우 뛰어났던 완전 오픈된 오늘의 유머가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되었다.
오늘의 유머의 유저들은 큰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때부터 점점 공격적으로 변한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제 오유가 조금 무섭다.

예전 오유는 예의바른 사람들이 정의를 바로 잡기 위해 이야기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행동하던 사이트였다
또한 지금의 오유 또한 그렇다.
하지만 이제 '순수한 흰색' 즉 완전한 정의 또는 정확한 기준을 넘어서기 시작하면 엄청난 공격성을 띄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이제 오유를 표현하는 말로 '선비'보다는 
'순백주의'
라고 표현하고 싶다.

'순백색'이 아니면 서로를 '벌레,일베,메갈' 등 입에 담지 못할 말로 매도하고
자기 자신의 기준, 정의 만이 순수한 흰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제제 논란이라던지 그 외 수많은 서로를 비판하던 논란들을 보아하니
서로가 잡아먹으려 드는 것처럼 서로를 헐뜯고 순백만을 강요하고 있다.
서로 싸우는것을 보니

너무나 유연했었던 물과 같은 오유가 맹렬한 어그로로 인해 차갑게 식어 차가운 냉기만을 내뿜으며 깨져버릴 것 같은 얇은 얼음장으로 변한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제 오유가 조금 무섭다.

내가 좋아하던 오유가 깨져버릴까 무섭다.

이 글이 자유게시판에 올려져 넘쳐나는 글로 인해 많은 사람이 못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 글이 내가 한번도 가보지 못한 베오베에 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 글을 많은 오유의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많이 생각들을 해봤으면 좋겠다. 우리가 왔었던 오유를 그리고 오유를 오는 이유를.

커뮤니티는 작은 사회와 같다.
우리가 원하는 사회가 순백색이길 강요하는 사회인지
서로가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회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사회적 분위기상 오유가 완벽한 예전처럼 돌아가지는 못할테지만
그래도 나는 아직도 오유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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