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여성이 사회적 약자인 것은 사실입니다. OECD, ILO, WEF 등등 어디에서 발표되는 임금격차지수나 성차별지수를 봐도 한국은 최하위권입니다. 성폭력범죄율도 마찬가지고요. 

 오늘 하루 게시물들을 쭉 보니까 기성세대들이 죄책감 때문에 2030세대들에게 부채를 떠넘긴다는 말이 많던데 이건 사실이 아니죠. 이미 시스템적으로 여성이 불리한 판이 깔려 있는데 그나마 민주정부가 들어서서 이걸 조금씩이라도 바꿔가는 과정에 있는 겁니다. 지금 20대 남성들은 이런 개혁 과정이 없다면 그냥 이미 깔려져있는 남성 우위적 시스템에 편입되겠죠. 부채를 떠넘기지말라는 표현이 우리도 꿀 좀 빨아보고 싶다는 뜻이 아니라면 적절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아울러 20대 여성들이 뭘 그렇게 손해보고 있느냐라고 궁금하시다면 현 사회 시스템을 보세요. 성폭력에 일상적으로 노출돼 있고 경력단절 등으로 인해 나이가 들수록 수입은 감소하고 사회적으로도 더 나아가지 못하는 환경에 처해있는 20대 여성들의 현실은 어떤가요.  

여러 성차별적인 요인 중에서 특히 임금격차문제는 한국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영국에서는 paymetoo 운동이 일어날 정도죠. 정부에서도 젠더 페이 갭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250인 이상의 회사에게는 남녀 임금 격차가 얼마나 나는지 신고하도록 해놓고 이를 웹에 공표할 정도입니다. 미투 운동은 아직 기억하실거라 생각하니 넘어가고 일반적인 여성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요. 최근 미쉘 오바마가 결혼 제도 자체가 불평등하다, 여성에게 가정과 일 모두를 양립시키라는 압력은 말도 안된다고 한 일이 있었죠. 누가 말했다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에 많은 이들이 공감할 정도로 불평등함이 내재된 사회라는 겁니다. 집안일과 사회생활 다 하라고?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도 그런 선입견이 여성들에게 있다는 겁니다. 어느나라 못지않게 내로라하는 가부장 사회인 대한민국이 20대 분들 세대에 들어서선 성평등 국가가 됐을리 만무하죠. 시스템은 그대로 입니다. 이걸 개선하고자 하는 게 현 정부이고요.  

그럼 어떻게 사회적 약자를 돕는가. 그냥 간단하게 야, 오늘부터 우리 모두 평등하다, 이래봤자 아무것도 안 바뀝니다. 모든 어퍼머티브 액션이란 것이 그렇죠. 좀 더 유리한 쪽의 것을 잘라내서 불리한 사람에게 줘야합니다. 농어촌에 사는 학생들에겐 좀 다 쉽게 대학에 가게 해준다든가 집안이 넉넉하지 않은 학생에게 좀더 세금을 지원해준다든가 말이죠. 고착화된 시스템은 단순한 선언 따위론 바뀌지 않아요. 농어촌 학생들이 성적은 더 좋은 누군가의 자리를 차지해야 바뀝니다. 백인 학생 들어갈 자리에 흑인이 들어가고 비례 상위에 여성을 우선 할당하고 돈 없는 노인분들에겐 조금 더 지원해 드리고 장애인들에게도 마찬가지고요. 

그런 점에서 정부의 정책 기조 자체는 맞다고 봅니다. 성폭력 범죄율 대상이 대부분 여성이라면 그에맞는 법률을 통과시키고 제도를 만듭니다. 왜 이 분야엔 여성이 이렇게 없는가 살피고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여성 우대를 해줍니다. 제도화 돼있던 남성 특권을 나눕니다. 이게 왜 이렇게까지 욕먹을 일인지 모르겠네요.  

물론 저도 다 마음에 드는 건 아닙니다. 메갈 노마드를 페미니즘과 함께 묶어서 오냐오냐 하는 정부 고위층도 현실인식이 너무 안이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노땅들의 부채의식이 드러나는 건 오히려 이쪽이겠죠.  

20대 남성들의 불만 역시 이해됩니다. 부모세대보다 가난한 최초의 세대라는 얘기도 나오고 지난 어떤 세대보다 가혹한 경쟁에 몰려있는 세대죠. 하지만 적을 잘못 파악한 것 같아요. 정부가 미숙하고 세련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지언정 지금 젊은 세대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 즉 좋은 일자리, 안정된 수입 등을 경제민주화로 어떻게든 개선하려는 정부인데 너무 지엽적인 문제로 정권탓 하지는 않으셨음 좋겠네요. 자한당이 다시 들어서면 젊은 세대는 투표 쪽수도 안된다고 그냥 무시당할 겁니다. 지금이야 들어주는 척 할지 몰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