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에 들어간 아들과 오랜만에 맥주를 앞에 두고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러다 페미니즘에 대한 요즘 젊은 친구들의 생각이 궁금해 슬쩍 말을 붙여 봤습니다. 다소 어색하고 두리뭉실한 얘기가 오고가다가 조금씩 논쟁이 되면서 근 3시간에 가까운 열띤 논쟁의 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ㅎㅎ대화를 통해 몇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첫째 요즘 젊은 세대들의 여혐, 남혐에 대한 생각과 태도가 생각보다 깊고 심각하다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나름 이성적이고 진보적이라 보았던 녀석까지도 이 문제에 관해서는 매우 단호한 반대의 생각을 갖고 있더군요.
둘째 문재인정부의 여성 정책에 대해 매우 부당하고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다라는 사실입니다 여기 토론에서도 등장하는 논리 그대로 폭력은 남자든 여자든 똑같이 처벌해야지 여자에게 가한 폭력이라고 더 가혹하게 처벌한다는게 말이 되느냐는 논리더군요. 특히 성매매를 폭력으로 보는 시각에 매우 어이없어 하더군요. (일면 수긍이 되었습니다.)
세째 메갈이나 워마드 등 소위 극단적 페미니즘(레디칼페미라고 하던가?)이 발호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그들에게 사회성을 부여해 주었기 때문에 그들이 자신들만의 우리에서 벗어나 사회로 나와서도 극단적 혐오언어를 마구 배설하는 것으로 이는 전적으로 우리 사회 그 중 특히 진보언론과 진보정치세력에게 큰 책임이 있다라는 인식이었습니다.
오랜 대화를 통해 서로 이해하게 된 부분은
첫째 우리나라의 인구 감소가 나라의 존립마저 위태로울 만큼 심각한 문제이다라는 인식에 동의하게 되었습니다.
둘째 이 출산율 저하 문제는 페미니스트냐 아니냐의 관점이 아니고 생존을 위해서도 꼭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사실에 대한 공감입니다.
세째 여성 폭력 문제의 불평등성에 관해서는 이를 여성-남성의 성대결 구조로 보지 말고 가령 어른이 아이에게 가한 폭력, 젊은이가 노인에게 가한 폭력 등 강자에 의한 약자의 폭력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는가? 이런 경우 가중처벌은 문제가 되지 않는 것 아닌가? 하는 저의 주장에 동의하기는 쉽지 않으나 한번 다시 깊게 고민해 보겠다는 타협점에 이르렀다는 사실입니다. ㅎㅎㅎ
결론은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페미니즘에 관한 반감은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이고(이는 여성의 입장도 마찬가지) 기성세대와 정치권은 이 문제에 대해 별거 아닌 일로 치부해 버릴 것이 아니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극단적으로 갈린 우리 젊은 세대들의 여혐,남혐 문화를 해소시키기 위해 정말 특단의 대책들을 제시해야 한다라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