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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휴전중인 나라에서 태어나서 들.......
게시물ID : bestofbest_1123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언애고요함
추천 : 293
조회수 : 34613회
댓글수 : 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3/05/30 14:52:45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5/27 05:03:52

내가 밀게에 글을 쓰게 될줄이야....

 

 

 

 

얼마전 베오베에 간 '남자들은 모르는 아픔(?)' 이었던가 하여간

여자분 뒷꿈치 까진 사진의 댓글에 갑자기 만신창이 된 군인의 발 사진 한장으로

난데없이 댓글 분위기가 패게→밀게로 넘어가버린...ㅎㅎ

사실 평소에도 늘 가지고 있던 생각이었는데 그 글 보면서 새삼스레 다시 떠올라서요...

(그 글에 뭐 반박... 이런게 아니구요, 그냥 그 글에 올라온 댓글 사진 보다가 그냥 생각이 났다구요...

혹시나 제가 그 게시물을 까거나 하는걸로 오해하실까봐.... 지금 제 글은 그 게시물과 아무런 상관이 음슴요...)

 

 

 

 

뭐 별다른건 아니구요...

가끔 인터넷에 보면 일부 개념없는 여자들이 군인들 보기를 아주 뭐같이 보고

그 2년 뭐 별거냐며 무시하고, 심지어 판같은데 글보면 아주 가관도 아니게 피하고 난리인 경우도 있던데

(신발벗는 식당에서 일어난 에피소드였는데 입에 올리기도 싫어 아주....ㅡㅡ;;)

 

 

하필 휴전중인 나라에 태어난 죄로

그 좋은 나이에... 그 좋은 세월에... 2년씩이나 생고생하는 군인들 보면

너무 아깝고... 짠하고....

한편으로는 고맙고 든든하기도 하고 그래요...

 

저 윗동네 정은이가 철모르고 전쟁드립 칠 때도

'지금 때가 어느땐데 설마 전쟁이야 나겠어?......' 하면서도 내심 불안해하니까 남편 하는 말이,

(용어들이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여기 아파트 한동만 털어도, 평소에는 그냥 동네 아저씨들같아 보이는 사람들이 무슨병, 무슨병...,

전쟁나면 순식간에 한 중대(?)는 만들어지니까 걱정말라고...

 

그리고 오유에서도 보면,

혹여 전쟁나면 평소엔 손넣고(어디에?) 벅벅 긁으면서(어딜???) 게임하던 남자들이

내 가족, 내 친구들 지키러 총들고 목숨걸고 뛰어나갈거라고......

 

그런 말들이 얼마나 얼마나 마음속깊이 든든했는지 몰라요..

 

 

어디서든 군대얘기 나오면 꼭 콜로세움 열리는게 참 볼때마다 답답한데요...

남자들의 한창 좋은 시절의 2년.. 어마어마합니다...

여자들 평생.. 마법에 걸리고, 그 마법으로 말미암은 모든 고통들.. (통증, 찝찝함, 호르몬, 비용 등등.....)

그리고 궁극적으로 출산... 이 또한 어마어마 굉장굉장 합니다...

 

하지만 두 가지는 사실 비교대상이 될 수 없는 성격의 문제니까요...

둘 다 너무나 대단하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니까 비교를 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

그냥 서로의 굉장함을 서로서로 존중해주면 가장 쉽고 이상적일텐데.

 

대부분 콜로세움의 시작은 남자들의 "여자들도 군대가야 한다!!!" 로 시작하는데

조금 더 가까이 생각해보면 그런 말이 나오는데는 군인들을 무시하는 일부 여성분들이 시발점이에요.

안그래도 한창 좋을 나이에 2년이나 군대에 끌려(?)갔다 오는데

것도 모자라 군대환경은 말할 수 없이 열악하고,

그런 환경으로 인해 다치고, 아프고, 몸도 마음도 상하고,

나라를 위해 훈련받는데 인정은 커녕 사람대접도 못받고,

여자친구는 떠나가고,

선임한테 이유없이 까일때도 다반사에..

그럴 때 어디 짱박혀 마음 다스릴 곳도 없는 완전 고립된 공간...

엄청난 기회비용을 가진 시간과 능력을 쏟아부어 받는 월급은 고작 오르고 올라봐야 10만원 남짓...

극단적으로는 자살충동까지 겪어내며 견디는 군대라는 곳.

 

현역이건 전역을 했건간에 억울하지 않은게 이상할 이런 상황에

인정마저 받질 못하니.. 인정은 커녕 그게 뭐 별거냐~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당연히 "너도 군대가봐라!" 소리가 안나오겠어요...

 

제 말은요... 그런 여자분들 까자고 하는 얘기는 아니구요...

힘들게 고생하는 군인들... 인정 좀 해주자구요.

박수도 쳐주고! 고생많다고, 고맙다고, 든든하다고... 등도 쓸어주고!

아니, 사실 마음속으로는 이미 다들 그러고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사실 마음속으로는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서요...^^

 

 

솔직히 마음으로는 어디 길가다나 아님 식당, 대중교통, 공공장소 같은데서나

군인들 보이면 미국처럼 박수쳐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지만...

그럴 용기는 없으니까...

이미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돌아온, 그리고 그 의무를 다하러 갈 사람들이 많은 이곳에 얘기해요...^^

 

 

고마워요.

당신들이 있어서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요.

해줄 수 있는게 없어서 미안하지만...

우리나라, 2년만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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